에이치헤리티지, 2150억원 규모 PF 대출약정 차입...한화, 담보 제공
한화 건설부문, 시행·시공 모두 담당...분양 성과 그룹 내 입지 영향 전망
사업 부지, 학군·생활 인프라 우수...울산 시장 침체 따른 미분양 우려도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한화 건설부문이 한화솔루션 사택 부지 개발사업의 착공과 분양을 본격 개시한다. 한화 건설부문이 업황 침체로 도급사업을 넘어 자체사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그룹의 상징성을 지닌 이번 사업의 성과가 디벨로퍼 역량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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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화솔루션 사택 부지 개발사업' 개요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시행법인 에이치헤리티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약정 차입에 대해 한화가 보유한 에이치헤리티지 주식 전량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대출 약정금액은 2150억원, 담보한도는 2795억원이다. 대주단은 수협, BNK 캐피탈 등으로 구성됐다. 담보기간은 PF 약정의 대출금 인출일로부터 PF 원리금 상환 완료일까지다.
이는 에이치헤리티지가 한화솔루션 사택 부지 개발사업 착공을 앞두고 자금을 끌어온 모습이다. 한화솔루션 사택 부지 개발사업은 옛 한화솔루션 사택이 위치하던 울산 남구 무거동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5층, 8개동, 816가구 아파트 '한화포레나 울산 무거'를 짓는 것이다. 한화와 한화솔루션이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한 에이치헤리티지가 시행을, 한화 건설부문이 시공을 담당한다. 이달 말 착공을 시작해 2028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한다.
이 사업은 최근 디벨로퍼 역량을 강조하는 한화 건설부문이 주도하는 자체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화가 에이치헤리티지 지분 절반을 보유한 만큼 대표이사를 조동성 한화 건설부문 개발사업팀장이 맡고 있다. 이외 사내이사는 한화 건설부문 개발사업팀 소속 1명과 한화솔루션 인사이트부문 자산개발1팀 소속 2명, 한화솔루션 인사이트부문 사업지원파트장 등이다. 대표이사 권한을 한화 건설부문 측이 쥐고 있는 만큼 한화 건설부문의 전략에 분양 성과와 사업 성패가 좌우될 전망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시행 뿐 아니라 시공사로서 해당 사업에 대해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에이치헤리티지는 지난해 11월 1602억원을 들여 한화솔루션으로부터 사택 부지를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실행한 브릿지론 등 총 2000억원 규모 대출에 대해 한화 건설부문은 자금보충 약정을 체결했다. 올해 2분기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829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물론 분양에 난항을 겪더라도 우발부채가 한화 건설부문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한화 자회사가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한화 전반의 현금흐름이 원만하다. 그룹 차원의 사업인 만큼 경우에 따라 그룹 지원을 기대할 수 있기도 하다. 다만 1970년대부터 한화그룹이 소유하던 부지를 개발한다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이번 사업의 성과가 한화 건설부문의 그룹 내 입지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화포레나 울산 무거는 이달 중 견본주택 개관 후 내달 초 청약을 시작한다. 지난해부터 비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되며 지방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이 지역 미분양 주택은 올해 2월 3811가구에서 3월 3726가구→4월 3505가구→5월 3140가구 등으로 변화했다. 일부 물량이 해소되고 있긴 하지만 경기 불확실성과 집값 하락 전망에 따라 여전히 분양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은 한화솔루션 사택 부지가 울산 지역에서 입지가 우수하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단지 주변에 삼호초, 옥현초, 삼호중, 성광여고, 울산제일고 등 10여 개의 학교가 위치한다. 남부순환도로, 삼호로, 문수로 등을 통해 20분 이내에 교육여건이 우수한 신정동과 옥동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울산대공원, 남산근린공원, 울산지방법원, 뉴코아아울렛,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의 상업·근린·행정시설과도 인접하다.
권기영 한화 건설부문 분양소장은 "울산 남부지역 내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무거동 내 들어서는 대규모 브랜드타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며 "특히 한화포레나 울산 무거는 과거 울산 시민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한화케미칼 사택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