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27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가 1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신규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1.625%를 기록하며 200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금리 상승 배경에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관측과 정부의 재정 확대 우려가 자리한다.
리소나자산운용의 후지와라 다카시 수석 펀드매니저는 "재정 확대 우려로 초장기 금리가 오르면서 장기금리에도 파급이 미치고 있다"며 "신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9월 중 1.7%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스와프시장은 BOJ의 금리 인상 확률을 10월까지 50%를 조금 넘는 수준, 연내에는 7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23일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지속적인 임금 상승 압력"을 언급한 점도 시장의 인상 기대를 자극했다.
오는 9월 2일 실시될 10년물 국채 입찰을 앞두고 적극적인 매수세가 위축된 점도 금리를 밀어 올렸다. BOJ의 추가 인상 전망, 초장기채 수급 불안 등이 겹치며 투자자들이 입찰 결과를 지켜보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BOJ는 이날 오전 정례 국채 매입을 공지했으나 매입 규모는 모두 동결했다.
해외 요인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독립성을 둘러싼 우려가 부각되며 장기 국채 매도세가 확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SNS를 통해 과거 주택담보대출 계약과 관련한 불법 의혹이 제기된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하겠다고 밝혔고, 쿡 이사는 퇴임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연준의 정책 신뢰도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미국에서 만기가 긴 국채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됐고, 이 흐름이 일본 시장에도 전이됐다.
![]() |
일본은행(BOJ) 본청 건물 [사진=블룸버그] |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