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 문제 심각…다른 해결책 없어"
상원정보위원장 등 정치권도 압박 나서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중국 기업과 연루 의혹이 제기된 반도체기업 인텔의 립부 탄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탄 CEO의 이해관계 충돌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다른 해결책은 없다"며 즉각적인 사임만이 해답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탄 CEO가 중국군과 연계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내 정치권으로부터 거센 사임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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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연례 제조 기술 컨퍼런스에서 립부 탄 CEO가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톰 코튼(공화, 아칸소) 상원 정보위원장은 6일 프랭크 여리 인텔 이사회 의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탄 CEO가 수백 개의 중국 기술 기업에 투자했으며, 이 중 최소 8개 기업이 중국군과 연관돼 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코튼 위원장은 인텔이 미국 정부의 80억 달러(10조9760억 원) 보조금 수혜 대상자라며 이런 중국과의 연계 의혹으로 인텔의 보안 준수 의무 이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텔 이사회가 탄 CEO에게 중국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처분하도록 요구했는지, 그리고 정부에 중국 연관성을 공개했는지 등을 물었다. 또 탄 CEO가 인텔에 합류하기 전 몸담았던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가 중국 군사대학에 반도체 칩 설계 기술을 판매, 수출 통제 위반 혐의로 지난달 1억4000만 달러(1943억 원)의 벌금을 낸 사건과 관련해 인텔 측이 탄 CEO를 고용하기 전 해당 사안을 알고 있었는지, 만약 알았다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도 물었다.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인 탄 CEO는 반도체 기업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거쳐 지난 3월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의 새 CEO로 선임됐다. 탄 CEO는 인텔이 57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수혈한 CEO로 경영난에 주가가 폭락하고 매각설까지 제기되던 상황에서 몰락하던 '반도체제국'을 회생시킬 '비밀병기'로 주목받았지만 미국 정치권의 거센 사임 압박에 직면해 앞으로 거취가 주목된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