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우 이어 KBO리그 역대 2위
[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두산 베어스 베테랑 투수 고효준(42)이 불혹이 넘은 나이에 프로야구 KBO리그 역대 최고령 승리 2위의 주인공이 됐다.
고효준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6-6으로 맞선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해 0.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LG 문성주에게 직구 5개를 던져 땅볼 타구를 만들어내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다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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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출전한 고효준. [사진=두산 베어스] 2025.07.28 thswlgh50@newspim.com |
그 뒤로 행운이 따랐다. 7회말 곧장 1점을 추가해 달아나면서 구원승 요건이 채워졌다. 8회 이영하와 교체됐지만, 8회 2점을 더 추가하는 등 경기 막판까지 팀원들이 집중해 9-6 승리를 완성하면서 그의 KBO리그 통산 48번째 승리를 선물했다.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손에 꼽히는 기록이다. 이날 42세 5개월 19일의 나이에 승리를 따낸 고효준은 송진우(43세 1개월 23일)에 이어 KBO리그 최고령 승리 2위에 이름을 새겼다. 3위는 최향남(전 KIA)이 2013년 8월 28일 롯데전에서 세운 42세 5개월이다. 아울러 구단 레전드 박철순이 1996년 9월 4일 한화전에서 세운 베어스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40세 5개월 23일)도 넘어섰다.
단 한 명의 타자만 상대했지만 고효준에게는 의미가 깊은 승리였다. 지난해 SSG 랜더스에서 방출돼 헤매던 중 두산이 손을 내밀어 테스트를 보게 됐고, 결국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고효준이 두산 합류 후 첫 승을 따내기까지 30경기가 걸렸다.
베테랑 고효준의 노력은 최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리치 힐(캔자스시티 로열스)이 45세의 나이에 선발 등판해 화제가 된 모습과 비슷하다. 당시 힐은 2012년 49세의 제이미 모이어에 이어 MLB 최고령 선발 등판 2위를 기록했다.
고효준은 경기 후 "어렵게 팀에 들어와서 또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많이 나가고 있다.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마음에 많이 새겨져 더 뜻깊은 승리"라며 "나와 같은 40대들에게도 '당신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꿋꿋이 버텨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