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0의 평균자책점으로 웨이버 공시
"가족들도 한국에 대한 애정이 커"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윌리엄 쿠에바스(35)가 KBO리그를 떠나는 자리에서 한국과 kt 위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는 한화와 kt의 경기에 앞서 쿠에바스를 위한 고별 행사가 열렸다. 2019년부터 올해 전반기까지 kt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쿠에바스는 성적 부진으로 방출됐지만, 팀과 팬들은 그를 따뜻하게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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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kt를 떠나는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 = kt] 2025.06.14 wcn05002@newspim.com |
쿠에바스는 kt 유니폼을 입고 2019년 KBO에 데뷔했다. 데뷔 시즌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듬해에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무엇보다도 2021년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단 이틀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 7이닝 1안타 무실점이라는 완벽투를 펼치며 kt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의 첫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2022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지만, 2023년 복귀 후에는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2024년에도 171이닝을 책임지며 이닝이터 역할을 수행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치솟으며 위기를 맞았다. 결국 2025시즌 들어 구위 저하가 뚜렷해지며 3승 10패 평균자책점 5.40이라는 부진한 성적을 남겼고, 구단은 대체 외국인 선수로 패트릭 머피를 영입하면서 쿠에바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7년 동안 kt 한 팀에서만 뛰며 팀의 역사적 순간들을 함께한 그는 누구보다도 팀과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외국인 선수였다. kt 역시 그를 단순한 방출로 떠나보내지 않고, 작별 인사를 위한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떠나는 자리에서도 쿠에바스는 한국에 대한 미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라며 "미국에서는 방출된 적이 없는데, 한국에서만 두 번 방출됐다. 그래도 이건 프로의 세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은퇴는 아니다. 선수 생활은 계속 이어갈 것이며, KBO에서 다시 기회가 온다면 꼭 돌아오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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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쿠에바스(왼쪽)와 이강철 감독. [사진 = kt] 2025.07.21 wcn05002@newspim.com |
이어 "지금 몸 상태가 아주 좋다.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몸이다. 어떤 팀이든 불러준다면, 그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KBO 복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올 시즌 쿠에바스는 5점대가 넘는 평균자책점으로 구단이 원하는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신체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유연성도, 파워도 최상 상태였다. 결과가 따르지 않아 안타깝다"라며 스스로를 되돌아봤다.
그럼에도 그는 kt와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잊지 않았다. "팬들이 보내준 응원 메시지와 편지 덕분에 큰 힘을 얻었다. 7년 동안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가족들도 한국에 대한 애정이 크다. 특히 아내는 한국을 떠난다는 사실에 2주 동안 우울해했을 정도"라며 진심을 담아 감사를 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2021년 10월 31일 삼성과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 경기를 꼽았다. 당시 쿠에바스는 단 이틀 휴식 후 선발 마운드에 올라 7이닝 무실점 역투로 팀을 한국시리즈 직행으로 이끌었다.
그는 "그 경기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경기일 것이다. 나 역시 매우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 외에도 와일드카드 경기, 가을야구 첫 승리, 한국시리즈 첫 승 등 중요한 경기들이 모두 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현재 쿠에바스는 새로운 팀을 물색 중이다. 대만, 멕시코, 미국 등지에서 제안을 받았으며, 가장 적합한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어디로 갈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가장 좋은 방향이 무엇일지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에바스는 한국 무대에서 수많은 팬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시간을 평생 간직할 것이라며, 다시 KBO로 돌아오고 싶다는 바람을 끝까지 내비쳤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