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7 전량 LTPO 패널 채택
AI폰 확산에 전력 효율 기술로 수요↑
韓, 수율·공정력 앞세워 공급망 우위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차세대 저전력 기술인 저온다결정산화물(LTPO)을 앞세워 주도권 지키기에 나섰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공급처인 애플이 올해 출시할 아이폰17 전 모델에 LTPO 패널을 전량 채택하기로 하면서, 기술과 수율에서 우위를 확보한 국내 업체들이 공급망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AI폰 필수 기술로 부상한 LTPO
21일 업계에 따르면 LTPO OLED는 기존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OLED 대비 전력 효율성과 유연한 주사율 제어 기능을 갖춘 기술로, 최근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고성능 스마트폰에서 채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지 화면에서는 주사율을 낮춰 배터리 소모를 줄이고, AI 기반 음성 인식이나 실시간 번역 등 고성능 처리가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120Hz 이상의 고주사율로 전환돼 보다 부드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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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제공] |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LTPO OLED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해당 기술의 점유율이 2031년 52%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OLED 내 세부 기술 전환이 본격화되며, LTPO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주류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LTPO는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수율 확보가 어려워 단가가 높다는 점에서 대량 생산에는 여전히 제한이 따른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처럼 생산 경험과 기술력이 충분한 소수의 업체만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 애플 공급망서 韓 우위 지속…中은 '수율의 벽'
특히 애플이 올해 출시하는 아이폰17 전 모델에 LTPO OLED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해당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BOE는 기존 LTPS 패널만 일부 공급하고 있으며, 기술력 및 수율 문제로 LTPO 양산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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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폰16. [사진=블룸버그통신] |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올해 1분기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54.3%(1억960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BOE·차이나스타(CSOT)·티엔마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합산 점유율은 45.6%(9억2255만 대)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국내 업체의 분기 기준 점유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2021년 4분기 이후 약 3년 반 만이다.
업계는 애플이 오는 2027년부터 한층 진화된 차세대 LTPO 기술(LTPO3)을 적용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내수 성장세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술 장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LTPO 기술 고도화에 나서면서 당분간 격차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