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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②대한민국 보수의 재건과 미래

기사입력 : 2025년07월12일 07:01

최종수정 : 2025년07월12일 07:01

한국 보수의 기원과 탈선

대한민국의 보수정당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국가적 위기 속에서 등장했다. 해방 직후, 혼란한 국제 정세와 남북 분단이라는 격변의 시대에 보수의 정치적 과제는 뚜렷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립, 공산주의의 확산 차단, 법치주의와 사적 재산의 보호, 그리고 경제적 기반 마련이었다.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 전두환의 민주정의당은 각각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국가를 통치했으며, 특히 산업화와 국가안보라는 의제에서 보수정치는 주도적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권위주의, 반민주주의, 지역주의의 폐단도 함께 축적되었다. 이러한 흠집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 구축과 경제성장의 엔진은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의 가장 큰 업적이자 지금 대한민국의 핵심역량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보수는 민정당, 민주자유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형성했다. 특히 김영삼 정부 이후 보수는 자유주의와 세계화의 흐름을 일정 부분 수용하며 '중도 실용적 보수'를 표방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보수는 금융자본에 우호적이고 대기업 중심의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노동계층과의 괴리를 심화시켰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보수정당은 정치적 리더십 부재와 이념적 퇴조로 인해 정체성을 상실해 갔다.

박근혜 정부의 탄핵은 한국 보수정치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시위는 보수가 더 이상 국민과의 신뢰를 유지하지 못하고, 권력 자체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폐쇄적인 정치로 전락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지 개인의 부패 때문이 아니라, 보수가 철학과 미래 비전을 상실한 결과였다. 이를 두고 일부 학자들은 "한국 보수정당은 자유주의가 아니라 반공과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치적 카르텔이었다"고 지적한다(강원택, 『한국 보수주의의 구조와 한계』).

이후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와 당 지도부 교체를 반복하며 외형적인 정비를 시도했으나, 청년세대와 수도권 유권자의 외면은 계속되었다. 이념적 공백과 반공·반페미니즘 정서만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고, 윤리적 위기와 내부 분열 그리고 계엄선포는 '보수'라는 이름의 상징성을 재기불능 상태로 내 몰았다.

보수가 회복해야 할 가치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이 아니라, 시대의 가치와 원칙을 수호하고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철학이다. 보수는 절대로 과거의 반복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보수의 진정한 유산은 그 시대가 요구하는 책임의 형태를 기꺼이 감당하는 자세이다. 『보수주의의 정신(The Conservative Mind)』에서 러셀 커크는 "보수는 실현 가능한 것에 도덕성을 부여하고, 그것을 오랜 공동체의 경험과 결합시키는 정치"라고 했다. 한국 보수정당은 이 철학으로 되돌아가야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재석의원 299명 중 찬성 234 명, 반대 56 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몰락에서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기까지, 캐나다 진보보수당의 사례

보수정당의 몰락과 부활이라는 경험은 캐나다에서도 극적으로 나타난다. 1993년 총선에서 당시 캐나다 진보보수당(Progressive Conservative Party)은 킴 캠벨(Kim Campbell) 총리 하에서 역사상 가장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 선거 전까지 156석을 보유하던 이 정당은 단 2석만을 남기며 사실상 괴멸에 가까운 결과를 맞이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이 비극적 패배의 전조는 당권 교체 과정에서 이미 드러났다. 브라이언 멀로니(Brian Mulroney) 총리는 1984년과 1988년 연속 총선 승리로 장기 집권을 이어왔으나, 1990년대 초에 이르러 그의 정부는 정치적·경제적 위기로 국민적 신뢰를 상실하고 있었다. 멀로니는 자유무역협정 체결, 재정적자 누적, 물품서비스세(GST) 도입, 퀘벡 민족주의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했고, 여론조사 지지율은 한때 15%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93년 2월, 멀로니는 총리직과 당 대표직에서 사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진보보수당은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을 실시했고, 외무장관 출신이자 당시 46세였던 킴 캠벨이 5차 투표 끝에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녀는 캐나다 역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진보보수당 최초의 여성 지도자로 주목을 받았으며, 신선한 이미지와 개혁적 메시지로 초기에는 지지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당 내부의 구조적 피로감, 멀로니 정책 유산과의 단절 실패, 대중과의 소통 미숙, 선거 준비 부족 등으로 인해 리더십 기반은 취약했다. 그녀가 공식적으로 총리직을 맡은 것은 1993년 6월이었으며, 불과 넉 달 뒤인 10월에 총선을 치러야 하는 일정이 결정되면서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데이비드 맥클로린 (David McLaughlin) 의 책『독이 든 성배: 토리당은 어떻게 자멸했는가(Poisoned Chalice: How the Tories Self Destructed)』 (1994)에서 진보보수당은 20세기 중반부터 캐나다 보수주의의 대표 정당으로, 고전적 자유주의, 재정 보수주의, 국가통합, 연방주의, 친기업 정책 등을 핵심 가치로 성장했다고 기술한다. 진보보수당은 상류 중산층, 앵글로-캐나다 유권자, 퀘벡 내 연방주의자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왔으며, 1980년대 브라이언 멀로니(Brian Mulroney) 총리 시절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통해 대외경제 개방과 친미 외교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동시에 캐나다 내 제조업 기반 약화, 실업률 상승, 퀘벡의 민족주의 강화 등 부작용을 낳으며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초래했다.

선거패배 이후 보수세력은 완전히 해체되지 않고, 점진적 재편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꾀했다. 2003년, 진보보수당과 캐나다 개혁당(Reform Party)이 합당하여 새로운 '캐나다 보수당(Conservative Party of Canada)'을 결성했다. 이 통합은 지역 기반의 분산과 이념적 균열을 극복하고, 대중 정당으로의 정비를 가능케 했다. 2006년 총선에서 스티븐 하퍼(Stephen Harper)가 이끄는 보수당은 자유당의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 부패 스캔들, 세금 문제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기회로 삼아 집권에 성공했다.

하퍼 정권은 재정 균형, 감세, 범죄대응 강화, 군비 증강 등 보수적 의제를 실용주의적 언어로 포장했고, 온건한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정책 조율로 안정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상대적으로 안정된 금융 감독체계를 유지하면서 캐나다 경제를 선진국 중 가장 빠르게 회복시킨 점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하퍼는 보수주의를 단지 이념의 틀로 환원시키지 않고, 정부 운영 능력과 경제 안정성의 근거로 실천함으로써 장기 집권(2006–2015)을 가능케 했다.

이 사례는 보수정당이 단순히 전통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중과의 신뢰 회복, 정당 내부 통합, 실용적 개혁을 통해 얼마든지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패의 경험이 곧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보수는 위기를 통해 체질을 바꾸고,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스웨덴 보수의 재건에서 배울 점

북유럽 보수정당의 사례로서 스웨덴 보수당의 라인펠트 정부는 일자리 중심의 복지 전략을 통해 보수의 실용적 전환을 이끌어냈다. 2006년 스웨덴 보수당(Moderaterna)은 '새로운 보수(The New Moderates)'라는 기치를 내걸고 총선에서 승리하며 12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프레드리크 라인펠트(Fredrik Reinfeldt) 보수당 대표는 총선에서 "좋은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라는 은유적 레토릭을 통해, 전통적 복지국가가 직면한 의존성 문제를 해결하고 복지국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선거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들의 정당이 "진정한 노동자를 위한 보수 정당"임을 강조하며, 좌파정당과는 다른 방식의 연대정치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집권기간 동안 보수당이 이끈 우파연립정부는 'Arbetslinjen(노동의 노선)'이라는 이름으로 실업 수당 확대보다 취업 유인을 강화하고 고용 창출을 국가복지의 핵심으로 삼는 전략을 추진하였다. 정책적으로는 중·저소득층 세제 감면을 통해 실질소득을 높이고, 장기 실업자에게는 훈련과 인턴십을 제공하는 'Phase 3 프로그램'을 도입해 노동시장 재진입을 유도했다. 의료·교육·보육 등 공공서비스에도 민간경쟁을 도입하여 효율성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였고, 소규모 자영업자와 창업자를 위한 세금 혜택과 규제 완화 정책도 함께 추진되었다. 이러한 개혁은 복지국가를 해체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재설계하고자 한 시도였다.

라인펠트 정부는 국가의 개입보다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개혁을 추진했다. 공공의료와 교육서비스에도 경쟁과 선택권을 도입하고, 소규모 창업자와 자영업자를 위한 세제 혜택과 행정 간소화 정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의 다양성을 도모했다. 동시에 실업급여와 사회보장제도를 개편해 근로유인을 강화하였고, 공공 부문의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한 민간위탁 확대를 통해 복지국가를 보다 역동적으로 재조정했다.

그 결과 라인펠트 집권기(2006~2014) 동안 스웨덴의 일자리는 30만 개 이상 증가했고, GDP는 12.6% 성장했으며, 가처분소득은 평균 20% 이상 증가하였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스웨덴은 유럽 국가 중 가장 빠른 경기 회복을 기록했고, 재정흑자와 낮은 국가부채를 유지하며 경제적 안정성과 신뢰를 회복했다. 이러한 성과는 린드홀름(Anders Lindbom)이 『The Swedish Conservative Party and the Welfare State』(2008)에서 평가했듯, 보수정당이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스웨덴 신보수당은 일자리 중심의 실용복지 전략을 통해 청년과 중산층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고, 2010년 총선에서도 재집권에 성공하였다. 이 사례는 한국 보수정당이 단지 이념적 보수에 머무르지 않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생활밀착형 과제에 실용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벤치마킹 모델이다.

③편에 계속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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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협상 쟁점…쌀·쇠고기·구글지도 [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 한미 관세협상이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다. 오는 8일 1일까지 관세 유예기한이 연장되면서 일단 3주간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어 앞으로의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수차례 협상에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은 결국 '비관세장벽' 때문이다. 특히 한국 측이 민감분야로 설정하고 있는 ▲쌀 시장 개방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허용 ▲구글 정밀지도 반출 허용 등 3가지 쟁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제조업 협력' 카드 제시했지만…美, 농축산물 개방까지 요구 미국 정부는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에 대한 품목관세(25%)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전 1시 20분(한국시간) 트루스소셜(Truth Social)을 통해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 및 발효일자 등이 포함된 서한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2일 발표한 국가별 관세와 같은 수준이다. 협상 시한이 3주간 연장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국 정부는 앞서 미국 측에 '제조업 협력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미국 측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이 농축산물 등 민감분야를 사수하면서 '제조업 협력' 카드만으로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결국 한계에 봉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부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짧은 시간동안 국익 최우선 원칙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이슈들에 대해 합의 도출까지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 자동차·철강 품목관세 인하 vs 농·축산물 개방 '저울질' 한미 간 몇 차례 협상에도 진통을 겪고 있는 이유는 결국 미국 정부가 농축산물 시장까지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국의 정밀지도를 구글에 허용해 달라는 요구 역시 한국 정부로서는 민감한 쟁점이어서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 정부의 목표는 이 같은 민감분야를 사수하면서 자동차·철강 품목관세를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6일 협상 결과에 대해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관세 철폐 또는 완화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USTR 대표가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관세협상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2025.07.06 dream@newspim.com 문제는 농업계와 소관부처(농림축산식품부)를 어떻게 설득하느냐다. 과거 정부도 쌀 시장 개방과 쇠고기 수입을 검토했다가 강한 저항에 부딪혀 보류한 바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품목관세를 완전히 철폐하는 조건이라면 농축산물 시장을 개방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산업부는 8일 미국 정부의 발표에 대해 "미국 측의 주된 관심사인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국내 제도 개선, 규제 합리화 등과 함께, 양국 간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통해 핵심산업 도약의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국 측의 요구대로 자동차, 철강 등 품목관세를 원하는 수준으로 인하(철폐)될 경우, 미국 측이 요구하고 있는 비관세장벽 개선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품목관세 철폐와 비관세장벽 개선 두 가지 요소를 놓고 얼마나 균형적이고 합리적이 수준으로 타결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상호호혜적이고 균형적인 협상'을 기본 원칙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부는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상호 호혜적인 협상결과 도출을 위해 협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ream@newspim.com 2025-07-0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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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살' 슈퍼주니어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슈퍼주니어(SUPER JUNIOR,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소속)가 8일 정규 12집 'Super Junior25'(슈퍼주니어 이오)로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슈퍼주니어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다. 총 9곡이 수록되어 있으며, 타이틀 곡은 'Express Mode'(익스프레스 모드)다. 'Express Mode'는 댄서블한 사운드와 중독적인 후렴구가 특징인 업템포 클럽 팝 곡으로, 가사에는 현재에 멈추지 않고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패기 넘치는 태도를 담았다. 어느덧 20년이 된 슈퍼주니어가 컴백을 기념하여 일문일답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1. 드디어 정규 12집,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이 발매되는 소감은?- 이특: 슈퍼주니어가 20년을 함께했다. 저 역시 너무나 놀라운 시간이었는데,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욱 놀라운 시간을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시원: 믿기지 않을 만큼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값진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함께해 준 멤버들, 스태프들, 그리고 무엇보다 변함없이 곁을 지켜준 팬분들 덕분에 이 앨범이 더욱 의미 있게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하다. 2. 앨범명도 특별하다. 'Super Junior05'에서 'Super Junior25'가 됐는데, 슈퍼주니어에게 있어 가장 많이 바뀐 것과 그래도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희철: 가장 많이 바뀐 것은 저의 외모.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다이어트도 하고 식단도 했는데…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은 이특, 은혁의 동안력과 몸무게. 둘을 보며 좋은 자극을 많이 받는다.- 예성: 정신 연령? ㅎㅎ 우리는 아직 20대 같다.- 려욱: 멤버들의 입담과 '티키타카'는 변함없는 것 같다. 대본 없이 우리끼리 카메라 하나 두고도 콘텐츠 백만 개는 나올 것 같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3. '히트곡 부자'로 유명한 만큼 타이틀 곡을 정하면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Express Mode'가 선정된 이유가 있다면?- 예성: 다른 좋은 곡들도 많았지만 이 노래가 가장 '타이틀 곡' 같다고 느껴졌다.- 신동: 저희는 항상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하지 않나, 이번에도 고민 진짜 많이 했다. 그런데 'Express Mode'를 듣자마자 다들 "이거다!" 싶었다. 슈퍼주니어다운 에너지와 재치, 그리고 요즘 감성까지 딱 잘 버무려진 곡이라, 들으면 그냥 바로 타이틀! 하는 느낌이다.- 은혁: 20주년이라는 숫자와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도 한발 한발 더 나아가겠다는 의미도 있고, 음악과 퍼포먼스도 우리를 잘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려욱: 데모 들을 때만 해도 'Haircut'에 한 표를 던졌던 나였지만, 녹음을 하고 보니 'Express Mode'가 우리의 에너지를 잘 담고 있었고 퍼포먼스까지 멋지게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돼서 인정하게 됐다. 4. 최근 일상에서 나를 제일 'Express Mode'로 설레게 혹은 달리게 만드는 것은?- 희철: 반려견 기복이 산책.(웃음) 기복이 활동량이 상당해서 하루에 몇 번씩 산책을 하는데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기복이가 저를 미친 듯이 달리게 만든다.- 예성: E.L.F.들과 어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저를 'Express Mode'로 달리게 만든다. 우리 더 가까워지자!- 려욱: 노래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E.L.F.들에게 멋진 노래를 들려주고 싶고, 하루빨리 콘서트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다.- 규현: 퇴근 후 접속하는 '33 원정대'.(웃음) 오랜만에 빠지게 된 게임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5. 타이틀 곡 'Express Mode' 퍼포먼스, 준비하면서 어렵지는 않았는지?- 예성: 디스크 때문에 조금 고생했지만 안무가 좋아서 더 열심히 했다.- 신동: 솔직히… 좀 힘들었다. 하하! 퍼포먼스가 진짜 'Express Mode'로 달려야 해서, 예전처럼 체력으로만 밀어붙이긴 어렵더라. 대신 디테일한 표현, 팀워크를 더 살리려고 노력했다. 근데 또 무대 올라가면 신기하게 힘이 난다. E.L.F. 앞이라 그런가 보다.- 은혁: 멤버들 모두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심히 잘 준비했다. 그래서 그런지 전혀 어렵지 않았다.(웃음) 6. 앨범 콘셉트인 'SUPER AWARDS'처럼 서로에게 주고 싶은 상 이름을 직접 정해본다면?- 신동: 은혁이한테 '몸이 한 개로 부족했상'을 주고 싶다. 안무 짜랴, 디렉팅 보랴, 촬영 챙기랴… 진짜 슈퍼 히어로다. 그리고 희철이 형한테는 '말은 많았지만 행동도 많았상', 은근히 뒤에서 멤버들 챙기고 조용히 마음 써준 거 다 알고 있다. 나머지 멤버들에겐? '아직도 이렇게 잘생겼상' 드린다. 왜냐면… 정말 아직도 잘생겼으니까.(웃음)- 려욱: '너네가 짱이야 상' 7. 지난 20주년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지?- 시원: 나이가 드는지 데뷔 무대가 갑자기 기억이 난다.- 려욱: 데뷔했던 순간이 제일 마음에 와 닿는다. 무중력 상태에서 우주를 떠다니듯 춤추고 노래했던 기억이 난다. 꺼진 마이크에 크게 목놓아 부른 'Twins'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규현: 'SUPER SHOW' 투어를 다닐 때인 것 같다. 어느새 너무 오랜 시간 공연을 해와서 기억도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역시 남는 건 벅차게 느꼈던 공연 순간의 감동이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데뷔 20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사진= SM엔터테인먼트] 2025.07.08 oks34@newspim.com 8. 슈퍼주니어하면 콘서트도 빼놓을 수 없는데, 'SUPER SHOW 10' 투어가 곧 시작된다. 200회 공연도 앞두고 있는데, 앞으로 새롭게 세워보고 싶은 기록이 있다면?- 이특: 숫자에 대한 기록이라면 300회, 400회, 계속해서 새로운 숫자를 써 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시간이 더 흘렀을 때 'SUPER SHOW'가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새롭게 재탄생하기를 바라본다.- 예성: 기록에 대해선 큰 생각은 없지만 하다 보니 200회 공연이 되다니 신기하다. 벌써 우리가 이렇게 오래 공연을 하고 있다니!- 려욱: 300회까지 가면 좋을 것 같다.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관객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쌓일수록 그 횟수가 어떻든 행복할 것 같다.- 규현: 가보지 못했던 곳들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에 E.L.F.가 살게 되는 기록도 꿈꿔본다! 9. 슈퍼주니어에게 붙는 수식어가 많은데,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앞으로 어떤 수식어를 더 만들어가고 싶은지?- 은혁: 너무 거창한 수식어들은 솔직히 좀 민망하고 쑥스러운 것 같다. 그냥… '수식어가 필요 없는 그룹' 슈퍼주니어라는 표현이 가장 좋지 않을까?- 려욱: '한류 광개토대왕'이 제일 좋다. 어렸을 때 광개토대왕을 좋아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 마음에 콕 박힌다. 10. 이번 앨범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희철: 이제 우리가 무슨 바라는 목표가 있겠나… 무탈히 즐겁게 활동 잘 마치길 바란다. 사랑한다 멤버들아!! 건강하자!!- 예성: 활동 끝까지 무사히 잘 해내고 싶다.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다.- 시원: 이번 앨범은 단순한 앨범이 아니라, 저희가 걸어온 20년의 시간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을 다음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 여정이 누군가에겐 시작점의 작은 용기나 희망이 되고, 후배들에게는 '이렇게 꾸준히, 진심으로 해 나가면 가능하구나'라는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한다. 11. 20년 동안 슈퍼주니어를 지켜준 E.L.F.에게 한 마디- 이특: 한결같이 우리를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E.L.F.! 이제는 우리가 받았던 사랑을 돌려주고,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늘 고맙고 사랑한다!- 동해: E.L.F.가 없었다면 모든 것이 불가능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꽃이 예뻐도 하늘에 햇빛이 없고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듯이, 우리는 E.L.F.라는 존재가 없으면 내일 당장 시들어 버릴 거다. E.L.F.에게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진심으로 사랑해!- 려욱: 우리와 함께해 준 영원한 친구 E.L.F.들 정말 고마워. 함께 울고 웃던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다. 내 인생에 큰 선물이고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어. 20주년 너무 감사하고 우리 앞으로 함께하자. 사랑해. 슈퍼주니어는 8월부터 데뷔 20주년 기념 투어 'SUPER SHOW 10'(슈퍼쇼 10)에 돌입한다. 투어의 막을 올리는 서울 공연은 8월 22~24일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개최된다. 또한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9월 홍콩, 자카르타, 10월 마닐라,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리마, 산티아고, 11월 타이베이, 방콕, 12월 나고야, 2026년 1월 싱가포르, 마카오, 쿠알라룸푸르, 가오슝, 3월 사이타마까지 슈퍼주니어는 전 세계 16개 지역에서 투어를 이어가며 '레전드 공연킹'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20주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할 전망이다. oks34@newspim.com 2025-07-08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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