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시즌부터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으로 이전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안산을 떠나 부산에 새 둥지를 튼다. 이는 한국배구연맹(KOVO)출범 이후 남자부 최초의 지방 연고지 이전 사례다.
OK저축은행 권철근 단장은 24일 KOVO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맹 이사회의 만장일치로 부산 연고 이전이 승인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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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 경기에서 OK저축은행 선수들이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
구단은 오는 2025-2026시즌부터 부산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을 홈경기장으로 사용한다. 해당 체육관은 가변석 포함 최대 4189명을 수용할 수 있다. 이는 현재 홈구장인 안산 상록수체육관(2300석)의 거의 두 배 규모다. 연고지 이전에 맞춰 구단은 상징색과 엠블럼 등 CI 전반에 부산의 정체성을 반영해 대대적인 리뉴얼도 추진할 계획이다.
권 단장은 이번 이전 결정의 배경에 대해 "남자배구의 지역적 편중을 해소하고, 저변 확대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자부는 광주와 김천 등 남부 지방을 연고로 하는 팀들이 존재하지만, 남자부는 대전 이남 지역에 연고를 둔 팀이 전무하다"라며 "방송 시청률 자료를 보면, 남부 지역에서 남자배구의 인지도가 매우 낮다는 점도 연고 이전을 결심하게 된 계기"라고 덧붙였다.
부산이 새로운 연고지로 낙점된 이유도 분명하다. 권 단장은 "부산에는 생활 배구 동호인이 1700명 이상 있으며, 유소년 엘리트 배구팀만 13개에 달한다"라며 "배구에 대한 관심과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부산시가 적극적인 행정 지원 의사를 밝혀 이전 추진에 큰 힘이 됐다"라고 말했다.
연고지 변경은 단순한 지역 이동을 넘어 구단 운영 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권 단장은 "프로배구도 이제는 모기업 의존에서 벗어나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부산은 인구, 기업체 수, 유동 인구, 체육관 규모 등 모든 면에서 안산보다 상업적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접근성 역시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부산역에서 체육관까지 25분, 김해공항에서는 8분, 남해중앙고속도로 대저JC에서는 불과 3분 거리"라며 "시설 점검도 마쳤고, 교통 여건도 충분히 확보됐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권 단장은 "지방으로의 연고 이전은 흔치 않은 결정이지만, 남자배구 시장 확대를 위한 의미 있는 도전"이라며 "부산에서 새로운 시작을 통해 구단도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연고 이전은 단순한 지역 이동을 넘어, 남자 프로배구의 지역 균형과 리그 판도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