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 꿈의 4할 타율 나흘 만에 복귀…도루 제외한 타격 전 부문 석권
오타니, 12홈런-10도루로 40-40은 너끈…비장의 무기 이도류 준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공은 둥글다. 승부엔 이변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의 사전엔 이런 게 없다. 올해도 메이저리그는 에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양대 리그를 지배한다.
아메리칸리그의 저지는 12일(한국시간) 4안타를 몰아치며 나흘 만에 4할 타율에 복귀했다. 애슬레틱스 방문경기에서 5타수 4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타율은 0.396에서 0.409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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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크라멘토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뉴욕 양키스 에런 저지가 12일 애슬레틱스 방문경기에서 1회초 타석에 서고 있다. 2025.05.12 zangpabo@newspim.com |
꿈의 타율 4할은 한 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기 힘들다. 그러나 인간 한계를 모르는 저지에겐 해당사항이 없다.
내셔널리그의 오타니도 애리조나 방문경기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타율은 0.308로 약간 올랐다.
둘은 이날 현재 각종 타격 지표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물론 초반 페이스는 저지가 압도적이다.
타격 능력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OPS(출루율+장타율)에선 저지가 1.273(0.494+0.779)으로 2위 오타니의 1.051(0.410+0.641)을 압도한다. OPS 1.000을 넘긴 타자는 피트 알론소(1.047‧뉴욕 메츠)까지 3명에 불과하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한국에도 거센 투고타저 열풍 때문이다.
저지의 활약상은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손꼽힐 정도다. 저지는 시즌 초반 40경기에서 14홈런 이상을 친 선수 중 역대 타율 4위를 기록했다. 1위는 1956년 미키 맨틀(0.430), 2위는 1932년 지미 폭스(0.425), 3위는 2001년 매니 라미레스(0.412)이다.
현재 타율은 전체 2위인 팀 동료 폴 골드슈미트(0.349)와 6푼이나 차이가 난다. 출루율, 장타율, OPS는 물론 안타(63개), 타점(39개)도 전체 1위다. 홈런(14개)은 이날 홈런 2개를 몰아친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와 공동 선두이다. 득점(38개)은 오타니(44개)에 이어 2위다. 도루(3개)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을 휩쓸고 있다.
이 추세면 저지는 올해 57홈런이 가능하다. 2022년 62홈런으로 로저 매리스가 양키스에서 1961년 세운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61개)을 61년 만에 경신했을 때에 비하면 페이스가 느리다.
투고타저 시대에 스테로이드에 의존하지 않고 62홈런을 생산한 저지라면 언제든 몰아치기가 가능하다.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보스턴에서 1941년 세운 0.406 타율도 조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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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2일 애리조나 방문경기에서 6회초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2025.05.12 zangpabo@newspim.com |
저지에 비하면 빛이 덜하지만 오타니 역시 여전한 위력을 뽐내고 있다. 득점 전체 선두에 내셔널리그 홈런 공동 2위(12개), 도루 공동 6위(10개)로 40홈런-40도루는 너끈하다. 장타율 1위에 출루율 4위, 타율은 8위다.
오타니에겐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이도류란 비장의 무기도 있다. 지난해 54홈런-59도루로 전대미문의 '50-50클럽' 문을 연 오타니는 시즌 중반부터 2시즌 만에 이도류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선 벌써부터 둘의 최우수선수상(MVP) 수상 가능성을 거론한다. 오타니는 아메리칸리그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1년과 2023년, 내셔널리그로 옮긴 2024년 사상 최초의 통산 3회 만장일치 MVP에 올랐다. 지난해엔 전업 지명타자 최초의 수상 기록도 세웠다.
저지는 2022년 오타니를 제쳤고, 오타니가 떠난 지난해 만장일치 MVP가 됐다. 이제 리그를 양분한 두 거인의 'MVP 독주시대'가 열렸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