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불확실성 탓 선제 대응 어려워"… 시장은 7월 금리 인하 주목
엔·유로·위안 약세… 트럼프 "중국 먼저 협상 요청"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당분간 통화정책의 선제적 전환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미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가격은 상승)했고, 금융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 특히 7월 인하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로 전환됐다.
이날 미 연준은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무리하고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유지했다. 성명에서는 "위원회는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라는 이중 목표 양측의 위험을 모두 주시하고 있다"며 경기 상황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파월 의장도 "더 많은 데이터를 지켜봐야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며 관망 기조를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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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관세 불확실성 탓 선제 대응 어려워"… 시장은 7월 금리 인하 주목
국채시장은 이에 반응해 일제히 금리가 하락했다. 10년물 금리는 4.275%로 전일보다 4.3bp(1bp=0.01%포인트) 하락했고, 30년물도 4bp 내린 4.773%를 기록했다. 단기물인 2년물도 3.781%로 소폭 하락했다.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됐다.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차는 49.4bp로, 전일의 51bp보다 줄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하면 단기물 금리가 더 크게 내려가며 곡선이 가팔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LSEG에 따르면, 연방기금선물 시장에서는 7월 29~30일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7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연내 총 82bp(0.82%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도 여전하다.
골드만삭스의 아시시 샤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했던 만큼 연준은 아직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면서도 "노동시장 약화는 수개월 후에야 나타날 수 있으며, 6월 회의에서도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달러는 강세 전환… "연준, 여전히 매파적"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연준의 동결에 미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시장은 연준의 성명을 매파적으로 해석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마빈 로 전략가는 "연준이 물가 상승과 고용 강세에 대한 기존 입장을 전혀 완화하지 않았다"며 "명확한 지표나 관세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걷히기 전에 정책 전환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1% 오른 143.84엔을 기록하며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유로/달러는 0.44% 오른 1.131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3일간의 상승세를 멈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가올 미·중 고위급 무역회담은 중국 측이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미국이 먼저 관세를 낮추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수석 협상가 제이미슨 그리어는 이번 주말 스위스에서 중국의 경제총괄 허리펑 부총리와 회동할 예정이다.
중국 위안화는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 0.22% 하락해 달러당 7.227위안으로 떨어졌고,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급등했던 대만달러는 강세 흐름을 다소 진정시켰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