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제약·바이오

속보

더보기

'합성생물학 육성법' 통과…바이오소재 국산화 '탄력'

기사입력 : 2025년04월16일 09:38

최종수정 : 2025년04월16일 10:55

국가 차원의 합성생물학 기술 육성…"연 20조 수입 의존 탈피"
과기부, '전문 바이오 파운드리' 구상…5년간 1263억 지원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국회가 합성생물학 기술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했다. 바이오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소재·원료의 국산화를 앞당기려는 취지다.

합성생물학은 세포나 미생물의 유전자를 설계·조합해 기존 생명체에 없던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레고 블록처럼 유전자 부품을 조립해 인공 세포·미생물을 창조한다. 이를 통해 백신, 친환경 플라스틱, 식품소재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할 수 있다.

16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일 '합성생물학 산업 활성화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안(합성생물학 육성법)'을 통과시키고, 연구·개발(R&D) 지원, 연구기반 마련, 안전관리 체계 확립 등을 명시했다. 국가 주도로 합성생물학 연구 인프라를 체계화하고,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을 통해 R&D 혁신 속도를 가속화하는 게 법안의 핵심 내용이다.

◆ '모더나 백신 만든 그 기술', 한국이 육성해야 하는 이유는?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을 분석해 면역 유도 물질(mRNA)을 설계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합성생물학 기술의 대표 사례다. 모더나는 유전자 정보만으로 25일 만에 임상시험용 mRNA를 설계해 전통적 방식보다 수십 배 빠르게 백신을 개발했으며, 지금까지 7400만명 넘는 미국 거주민에게 이를 공급했다.

모더나 로고. [사진=모더나] 

이처럼 합성생물학 기술이 팬데믹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자, 한국 정부도 기술 주권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섰다. 국회가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배경에는 미국의 대중국 고관세 재도입 등으로 가속화된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려는 목적이 있다. 법안을 발의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성 심화와 대중국 고관세 움직임으로 바이오 산업 내 핵심 원료와 중간체의 안정적 확보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합성생물학 기술을 통해 바이오 산업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해 수입 규제 및 관세 리스크를 완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약품 및 바이오 소재 수입 의존 문제는 지속된 과제였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의 바이오 의약품 수입은 평균적으로 21억 8400만 달러(약 3조원)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또 유엔 국제무역정보센터(UN COMTRADE)에 따르면 바이오 제조 과정에서 핵심 원료 및 중간재로 활용되는 유기화학물질의 수입액은 2024년 기준 약 141억2000만 달러(약 20조원)로 전년 대비 4%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은 이미 바이오소재 자립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중국은 2018년부터 선전 지역에 약 7200억원을 투입해 합성생물학 실증 기반 등 바이오파운드리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2022년 9월 바이오 제조 혁신을 위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약 2조8000억원(20억 달러)을 투입했으며, 같은 해 12월 중국은 '수출 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에 합성생물학 기술을 포함시켜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최근 미국 의회는 첨단 바이오 기술을 육성하고 국내 제조를 확대하기 위한 '국가 바이오기술 이니셔티브 법안(NBIA)'도 발의한 상태다.

한국 정부는 이번 법안을 근거로 ▲국가 차원의 합성생물학 육성 및 추진체계 마련 ▲R&D 촉진 및 지원 ▲연구기반 구축 및 환경조성 ▲연구개발 지침, 안전관리 체계 운영 등 책임관리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AI와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생명체 설계·제조 과정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인프라 시설인 바이오파운드리 구축도 가속화된다. 해당 사업은 지난 1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5년간 약 1263억원 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다.

◆ "기술 자립 기회지만…장기 전략과 규제 개선 병행돼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 기업 고바이오랩의 연구실. [사진=고바이오랩]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번 법안 통과를 기술 자립과 산업 성장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신체 내 미생물 생태계(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그간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은 많았지만, 기술이 제도권 밖에 있어서 바이오파운드리 및 유전자 회로 데이터 표준화 측면에서 지원이 부족했는데, 이번 법안 통과를 계기로 경쟁이 치열한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도 한국이 선두를 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 같다"며 "우리가 독자적으로 구축한 신약개발 플랫폼 스마티옴2.0(SMARTiome2.0)도 제도적 지원을 받아 한층 효율적인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합성생물학 기술을 활용해 친환경 바이오 소재를 개발 중인 대상그룹 관계자는 "바이오 식품 소재를 다루는 우리 입장에서, 법안을 토대로 5년마다 기본 계획이 수립되고 국가 예산이 투입됨으로써 학계와 국책 과제를 함께 논의할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전문 인력 양성 측면에서도 산업 발전의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합성생물학 기술을 통해 고부가가치 특수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 관계자도 "향후 법안이 기술 국산화와 수출 전략 사업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학계 및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바이오 기반 신소재의 수요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합성생물학 기술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정책과 규제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R&D 과정에서 합성생물학을 활용해 백신 모더나를 탄생시킨 것처럼, 우리도 장기적 산업화 전략을 갖춰야 한다"며 "바이오 제조 공정의 혁신을 위해서는 LMO(유전자변형생물체) 등 관련 규제의 현실적 완화와 병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합성생물학연구소장도 "아직 합성생물학을 하나의 산업 분야로 보는 인식이 낮은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효과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부는 후속 시행령 마련과 함께 프로그램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안 통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년의 경과 기간 뒤인 2026년 중 시행령이나 시행 규칙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이후에도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연구 관계자와 기업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yek10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재계 총수들, '트럼프 Jr' 만남 총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남라다 김아영 조민교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사업 현안을 전달하고 정책적 협력을 요청하기 위한 행보다. 트럼프 주니어와 재계 인사들의 면담은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의 한 구역에서 열렸다. 트럼프 주니어를 초청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건물이다. 건물 주변에 많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지만, 철저한 보안으로 인해 오고 가는 재계 인사들을 마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오전 트럼프 주니어가 묵고 있는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 인근 커피 매장에서 포착된 김동선 부사장(왼쪽)과 김동원 사장 [사진=독자 제공] 이날 오전 한화그룹의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3형제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언론에 포착됐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모듈 일관 생산단지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조성 중이다. 연간 8.4GW 규모의 이 시설은 약 13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현지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여 미국의 자국 우선 조달 정책에 대응하고 관세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한화그룹은 방산·조선 사업에서도 미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호주의 방산 조선업체 오스탈 지분을 확보하며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 상황이다. 오스탈은 앨라배마와 샌디에이고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 해군 소형 수상함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롯데그룹도 트럼프 주니어와의 접촉에 나섰다. 신동빈 회장과 인도네시아 출장에 나섰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은 이날 오전 귀국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롯데는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보유한 바이오 공장을 중심으로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시아 바이오기업과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 임상 물질 생산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공장에서 첫 양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내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 설비 확충과 고객사 확보에 나선 롯데는, 신 부사장을 통해 트럼프 주니어와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2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해 탑승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04.29 choipix16@newspim.com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비공개 개별 면담을 가졌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서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북미 최대 규모의 아시안 식품 신공장을 짓고 있다. 총 7000억 원이 투입되는 이 공장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미국 시장 내 K푸드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 회장은 미국 내 식품 수출 시 애로사항과 관세 이슈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 이해진 네이버 의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이날 "인공지능(AI)과 테크,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협력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려는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회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트럼프 미 행정부와의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재계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트럼프 주니어는 곧장 정 회장 자택으로 이동해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재계 면담이 끝나는 대로 이날 밤 출국할 예정이다. syu@newspim.com 2025-04-30 14:24
사진
'김문수·한동훈' 최종 승자는 누구 [서울=뉴스핌] 박서영 김가희기자 =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결선 진출자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반탄(탄핵반대)파 김 후보와 찬탄(탄핵찬성)파 한 후보가 2파전을 겨루게 된 가운데 최종 1인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오후 3차 경선에 진출할 후보자 2명을 발표했다. 안철수·홍준표 후보는 탈락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가나다순) 후보와 한동훈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 결과를 발표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어 3차 경선으로 이어지게 됐다"며 "우리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깊이 고민하시고 이번 투표에 참여해주신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강 후보에 진입한 김 후보는 "한 후보와 같이 마지막 경선을 하게 된 것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미래가 창창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 후보께서 많은 역할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 후보는 "어려운 대선 상황에서 김 후보와 제가 생각은 조금 다르지만 2인 3각의 마음으로 하나의 후보로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맞서야 한다"며 "남은 경선 과정에서 김 후보를 경쟁자가 아닌 동반자로 생각하고 함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한 팀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후보는 경선 결과 발표 직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입당시켜, 3차 경선에 진출하는 2명의 후보와 '원샷 국민 경선'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그 부분은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도 아직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답을 드리는 것 자체가 너무 앞서가는 것이고 당에서도 생각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차차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 후보는 한 대행을 포함한 '원샷 경선'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머지 (탈락한) 6명은 치열한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갑자기 (한 대행이) 들어와서 여기서 경선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우리는 전통이 있고 룰이 있는 정당"이라고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진출에 실패한 안철수 후보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5.04.29 pangbin@newspim.com 한편 이날 결선 문턱을 넘지 못한 안 후보는 "누가 최종 후보가 되든 이재명을 막고 정권교체 이루는 데 제 힘을 바치겠다. 우리 당의 승리가 국민 승리고 역사의 승리"라고 소회를 전했다. 홍 후보는 이날 결선 탈락을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 후보는 "정치인생을 오늘로서 졸업하게 되어 감사하다. 이제 시민으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했다. 앞서 지난 27∼28일 진행된 국민의힘 2차 경선은 당원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의 룰이 적용됐다. 당원 투표엔 76만5773명 중 39만4명(50.93%)이 참여했고 국민 여론조사는 5개 기관에서 6000명(역선택 방지 적용)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후보들의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가 앞섰는지 알 수 없다. 이날 3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한동훈 후보 2명은 오는 30일 양자 토론회를 진행한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다음달 1∼2일 양일 동안 선거인단 투표(50%)·국민 여론조사(50%)를 거친 후 같은달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1명을 선출할 계획이다. seo00@newspim.com 2025-04-29 15:4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