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상금왕과 경쟁서 7타차 뒤집고 메이저 월드 레이디스 우승
15세 176일 나이에 대기록... '박인비 올림픽 金' 보고 골프 입문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무서운 아마추어 이효송(15)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거뒀다. 이효송은 5일 열린 JLPGA 투어 메이저대회 월드 레이디스 살롱파스컵(총상금 1억2000만엔)에서 최종 합계 8언더파 280타로 쟁쟁한 프로들을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8년 11월 11일생으로 15세 176일의 나이에 우승한 이효송은 JLPGA 투어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14년 가쓰 미나미(일본)의 15세 293일이었다.
이효송이 5일 JLPGA투어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 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 JLPGA] |
한국 선수의 J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제패는 2019년 12월 리코컵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배선우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올 시즌 한국 선수의 JLPGA 투어 첫 우승이기도 하다.
한국 아마추어 선수의 JLPGA 투어 우승은 2012년 김효주 이후 두 번째다. JLPGA 투어 아마추어 우승도 역대 8번째에 불과하다.
이효송이 5일 JLPGA투어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 컵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JLPGA] |
특히 이효송은 이날 한일 투어 상금왕인 이예원, 야마시타 미유(일본)와 경쟁해 무려 7타 차를 뒤집고 대역전 우승을 일궜다. 최종 라운드 7타 차 뒤집기 우승은 JLPGA 투어 메이저대회 사상 최다 타수 차 역전 우승이다. 이효송은 아마추어 신분이라 우승 상금(2400만엔)은 받지 못한다. 이효송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우승은 아직 없다.
이날 태극마크가 새겨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정상에 선 이효송은 "아직 우승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일본에서 우승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일본 투어에서 더 많은 성적을 거두고 궁극적으로는 세계랭킹 1위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효송이 5일 JLPGA투어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 컵 최종일 경기에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 = JLPGA] |
초등학교 2학년 때 할아버지를 따라 골프를 시작한 이효송은 일찌감치 재능을 드러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후 개인전 우승만 43차례에 이른다. 마산제일여중 시절이던 2022, 2023년 국내 최고 권위의 강민구배 한국 여자 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이효송은 뿔테 안경을 쓰고 대회에 나서 역시 안경을 쓰고 10대 나이에 세계 정상에 올랐던 '골프 신동'시절 리디아 고를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놀라운 샷 정확성과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도 닮은꼴이다. 박인비가 2016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모습을 보며 골프에 빠졌다는 이효송은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꾼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