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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D 긴급진단] "연봉 4억" vs. "처우 열악"... 의대증원 토론 전문가 의견 '팽팽'

기사입력 : 2024년02월29일 14:12

최종수정 : 2024년02월29일 15:42

OECD통계부터 우리나라 의료 질 서비스 등 다각도 접근
정부 업무개시명령에 '위헌' 여부 가능성 과도하단 인식 일치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의대정원 증원 사태가 계속되며 정부와 의료계의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뉴스핌TV가 지난 28일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스튜디오에서 각계 전문가가 참여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료계 인사로 박형욱 단국대학교 의대교수,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이, 찬성하는 패널로는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이 참가했다. 사회는 이형기 서울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서울=뉴스핌] (왼쪽부터) 김순환 서민민생대책위원회 사무총장,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이형기 서울대학교 교수, 박형욱 단국대학교 의대 교수,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객관적 통계로 의사수 부족은 사실" vs. "OECD통계 절대 기준 아니야" 

참석 패널들은 '우리나라 의사 수가 과연 적은가?'라는 첫번째 질문부터 첨예하게 다른 입장 차를 보였다.

정형선 교수는 "인구 천 명당 임상 의사 숫자가 OECD국가 평균이 3.7명인데 우리나라는 2.1명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맨 꼴찌라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정 교수는 "큰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환자를 100~150명을 오전에 진료한다. 방을 2개 마련해 놓고 이쪽이 준비되면 이쪽으로 오고 저쪽이 준비되면 저쪽으로 간다"며 "환자들은 3시간을 기다렸는데 질문을 두 번 이상하면 간호사가 눈치를 주는 실정이다. 객관적으로 이것을 두고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얘기하기는 좀 어렵지 않나는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박형욱 교수는 "2021년 통계로 스웨덴이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4.3명이다. OECD평균보다 높다. 그런데 스웨덴은 일반의 진료를 7일 이내, 전문의 진료는 90일 이내에 하는 게 목표다. 우리나라는 매일 가서 전문의 진료를 받는다"며 "더 나아가 스웨덴은 응급 진료를 받기가 굉장히 어렵다. 응급실에 가면 5시간에서 10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심지어 지역의 산부인과 병원을 폐쇄하면서 스웨덴 정부가 자동차 안에서 출산하는 방법을 국민들에게 가르친다. 1년 6개월 동안 한 지역에서 19명의 산모가 차에서 아이를 낳았다. OECD통계는 상대적이다. 그걸 절대적인 기준으로 얘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 교수는 우리나라 대학병원의 현실을 말했다. 지방의 환자들의 서울에 있는 소위 빅5 병원으로 몰리는 다른 나라는 없다. 그런 체제를 만든 것이 잘못"이라며 "지방 환자들이 지역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다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의대정원 증원만이 꼭 전체 의사 수 증가를 위한 방안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의료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의사 수 증가율이 가팔랐고 앞으로 더 많은 의사가 늦은 나이까지 일하기 때문에 의대 정원을 늘리지 않아도 의사 수 증가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순환 사무총장은 "의학과 6년 이후에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를 밟고, 공중보건의를 마치면 13년이 걸린다. 30대 초반 나이이다. 외과와 같이 메스를 잡는 분들의 경우 50 중반까지 밖에 수술을 못한다. 이후에는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20년 정도 일하는 것이다. 그러니 전문의가 충분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에 김재연 회장은 "필수·지역의료에 종사하는 의사 수가 적다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 의료 접근성에서 도농 간에 차이가 있는 부분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기대 수명이나 신생아 사망률, 암 관리 등 의료의 질 평가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가 훨씬 높고 모든 데이터도 좋다"고 반론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의 경우 맹장 수술을 받으려면 5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미 환자가 죽은 다음에 수술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 추세로 인해 의대 정원을 현재와 같이 늘리면 의사 수가 과잉공급 될 지도 모른다는 논리도 제기됐다.

김 회장은 "의사 인력 공급 체계를 살펴보면 공급 과잉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연간 3000명 이상의 의사 신규 의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최근 10년간 인구 연평균 증가율은 0.55%인 데 반해서 활동 의사 수는 3.07%로 아주 높다. 결국 의사 1인당 국민 수는 지속해서 감소해 2037년도부터 천 명당 활동 의사 수는 OECD 평균을 넘어설 것으로 생각된다. 문제는 의사 수가 많이 배출된다고 해서 필수의료와 지역 의료를 할지는 고민해야 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정책을 말할 때는 전체 통계를 가지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인구가 물론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사 수가 유입되는 방법이 의대 졸업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수입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내 의대 졸업생이 전부다. 그 통계를 보면 인구 10만명 당 의대 졸업생은 6명이다. 그런데 OECD평균은 14명이다. 2배가 넘는다"고 반박했다.

◆"2000명 증원 근거 없어" vs. "과거 동결 부족분 추계한 것"

의대정원 증원 규모가 2000명으로 산출된 근거에 대해서도 맞붙었다. 정부는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보고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홍윤철 서울대교수 논문을 근거로 증원 규모를 내세운 바 있다.

박 교수는 "정부의 대답이 계속 바뀌었다. 근거를 물었더니 위 3건의 보고서라고 답했다. 그런데 거기에는 2000명이 안 나온다. 그랬더니 말을 바꿔서 그 숫자는 안 나오지만 전체적으로 부족하다고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보고서들이 의사 수 부족을 주장하는 건 맞다. 하지만 스웨덴의 예시를 들었듯이 여러 가정이 깔려 있다. 보고서의 결론도 모두 다르다. 저자들이 언론에 나와 인터뷰한 내용도 정부 정책과 다르다. 신영석 성균관대 교수는 1000명씩 늘리면 적당하다고 말했다. 또 100여명씩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보고서들은 2000명 증원의 근거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총장 "왜 정부가 2000명 증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겠나?"라며 "산부인과 등 필수과목은 고된 노동을 하고 있다. 의사 인력은 성형외과 등의 특정 과에 편중돼 있는 것이 문제다. 심하게 말하자면 돈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곳으로 몰린다고 국민들의 의구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2012년에 의대증원 규모 추계를 냈을 때 최소 인원이 600명 정도였다. 기준은 2004년부터 7년 간 줄어든 인원을 보충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 늘리지 않고 다시 10년이 더 지났으니 감각적으로 1000명 이상 증원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정부가 2000명을 늘리는 이유에 대해 답할 의무는 없다. 1500명이 맞는지 2000명이 맞는지는 누구도 얘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교수는 "의대 정원이 19년째 동결됐다니까 국민들이 의사 수가 안 늘었다고 오해한다. 우리 의사 수가 2006년도에 6만 6000명인데 2020에 의사 수가 11만 2000명으로 70%가 증가를 했다.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2000년에서 2022년까지 의사가 환자 대비 3배 늘었다"고 반박했다.

◆"전문의 연봉 4억? 처우 열악" vs. "전공의 집단 행동 근저엔 '돈' 있어"

의사가 받는 연봉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모 방송 토론회에서 35세 전문의가 연봉 4억을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국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김 회장은 "의사 수입 기사를 계속 만드는 이유는 국민과 의사를 갈라치기 하려는 것이다. 연봉 4억을 준다는 병원에 의사가 안 가는 이유는 1년 365일 병원에서 당직을 서고 모든 응급콜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사고가 나면 의사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연봉 8억을 준다 한들 누가 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사무총장은 "전공의들의 처우가 타당치 않다는 것은 충분히 공감한다. 또 연봉 4억은 허수라는 것을 국민들도 알고 있다"고 공감했다.

정 교수는 "연봉 4억 주장에 어떤 분들은 억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통계를 봐야 한다. 우리나라의 병원에 들어가는 비용이 2022년에 86조원이었다. 그 중에 의사 인건비 추정치가 18조원이다.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수가 6만명 정도다. 어림잡으면 1인당 3억원이 계산된다. 그 6만명 안에는 1만 3000명의 전공의들이 있다. 전공의 봉급은 객관적으로 볼 때 7000만원 정도"라고 부연 설명했다.

의사 수를 늘려서 의사 수입을 줄이면 이공계 인재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해결될 것이란 접근에 대해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박 교수는 "신경외과 의사가 OECD평균 10만명 당 1.3명이다. 우리나라는 4.75명으로 3.66배가 많다. 그런데 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뇌출혈이 났는데 개두술을 하는 의사가 없어서 사망했다. 의사 수는 많지만 일이 힘들어서 필수의료를 하는 의사가 없는 것이다. 정부는 의사들이 피부미용으로 가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신경외과 의사들은 미용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건강검진이 과거에는 없었으나 지금은 생겼다. 국민건강검진도 있지만 100만원 이상 고급 상품도 있다. 새로운 의료수요가 창출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 수가 늘면 의료비 급등이 필연적이라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경제학에 낙수효과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낙수의사라는 것은 없다. 본인이 밀려 간다는 것에 대한 억울한 심경은 이해된다. 그러나 경제학적인 현상으로써 낙수는 존재한다. 의대 쏠림 현상은 우리 사회의 보상체계와 배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전공의들이 의대증원이라는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기들의 업에서 뛰쳐나간 그 근저에는 돈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의사들이 스스로 명예에 의해서, 원래 환자들을 구하려고 의업을 선택했다고 주장한다면 돈에 관계없이 필수의료로 가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라도 그렇게 안 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책을 통해 강제로 배분해야 한다. 우리나라 법 체계상 위헌 가능성 때문에 강제로 할 수 없지만 독일의 경우 의사의 직역 쿼터제가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정책적 수단은 의대 증원"이라고 말했다.

◆국가 업무개시명령 과도하단 의견엔 동조...의업 특수성도 봐야

단체 사직한 전공의들에 대한 국가의 업무개시명령에 대해서는 정부의 방침이 과하며 타당성에서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공통의 견해가 도출됐다. 그러나 의사 면허의 특수성도 거론됐다.

박 교수는 "업무개시명령은 주주의 국가에서 생각하기 굉장히 어려운 법"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내가 사직을 하겠다는데 그거를 금지한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 중 이런 나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동의한다"면서 "업무개시명령은 극히 예외적으로 화물연대 등에 내릴 수 있게 돼 있지만, 위헌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견해를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의사라는 자격은 의사만 쓸 수 있다. 업무에 대한 강력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면서 "국가가 의사에게 면허를 부여해서 환자를 거부하지 않고 일정한 역할을 하라는 의무가 부과돼 있는 것이다. 면허와 권한을 부여한 것은 정부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국민이라는 더 중요한 존재가 있다. 국민에게 중대한 위해가 가해질 가능성이 있을 때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업무개시를 할 수도 있다"고 반론을 펼쳤다.

자세한 토론 내용은 유튜브 뉴스핌TV 채널 '[KYD 긴급진단] 의대 증원 충돌…어떻게 풀까?'에서 확인할 수 있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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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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