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피가 튀고, 욕설 난무, 좀비 판치는 'K-학원물' 괜찮은가

기사입력 : 2024년02월28일 08:10

최종수정 : 2024년02월28일 08:10

좀비, 마약, 폭력 일상화 된 학교는 서바이벌 전쟁터
무한 경쟁 부추기는 한국 교육 현주소 치부 보는 듯
웹툰 기반 영상물, 강한 자극만 찾는 현상 극복해야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학교 안에서 좀비들이 판을 친다. 교복 입은 좀비가 교정을 누비고, 학생들은 피가 튀고 사지가 뒤틀리면서 죽어간다. 또 다른 교실에서는 서바이벌 게임을 통해 학생들이 죽을 순서를 정한다. 괴생명체가 학교를 공격하여 학생들이 총을 들고 맞서 싸우기도 한다. 일진들이 편 가르기를 통해 피 튀기는 혈전을 벌이고, 왕따 당한 학생은 학교 화장실에서 먼지가 나도록 맞기도 한다.

[서울 = 뉴스핌] 드라마 '밤이 되었습니다' 포스터. [사진 = U+모바일 TV 제공]2 2024.02.28 oks34@newspim.com

소위 'K-학원물' 내용은 드라마라고 치부하기엔 도가 지나치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맞고, 깨지고, 죽는 장면은 마치 입시지옥에 사는 대한민국 학생들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다. 이러한 K-학원물이 발생지는 'K-웹툰'이다. 네이버나 다음에 연재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던 웹툰물이 'K-학원물' 붐을 타고 잇따라 드라마로 제작된다. 영상으로 만들어진 학원물들은 웹툰의 그것보다 훨씬 자극적이다.

"눈깔을 빼서 깍두기를 담가 버릴까?","이 얼굴에 칼자국 나도 이쁘려나?","한 번만 내 앞에서 웃으면 아가리를 찢어버린다.", "니네 다 뒤졌어. 씨X년들아." 학원물로 제작된 한 드라마에서 일진 여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동급생을 폭행하면서 나누는 대화다. 조폭들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다.

[서울 = 뉴스핌] 드라마 '피라미드 게임' 포스터. [사진 = 티빙 제공] 2024.02.28 oks34@newspim.com

드라마 속에서 학교는 학생들이 학문을 연마하고 바른 인격체를 만들어가는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하얀 교복이 피로 물드는 전쟁터다. 29일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은 여고생들이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다. 백연여고 2학년 5반에서 학생들은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잔혹한 서바이벌 전쟁을 벌인다. 그러나 서바이벌 과정에서 교복에 선혈이 낭자하다. 달꼬냑 작가의 동명 웹툰도 인기를 얻었다.

'K-학원물'이 붐을 이룬 계기는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이 원조 격이다.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학교에서 고립된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다. 큰 인기를 얻으면서 올해 '지우학 2'도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 공개된 학원물들은 한결같이 학교폭력물이 대부분이다. U+ 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밤이 되었습니다'는 마피아 게임을 통해 살아남기 경장을 벌이는 학원폭력물이다. 실제로 학생들이 피를 토하면 죽어가는 장면들이 여과 없이 방영됐다.

U+ 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마약을 만들어 유통한다. 쿠키로 위장한 마약을 먹은 학생들이 자살하거나 실성하는 장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묘사된다. 앞으로도 학원물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하반기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인 '스터디 그룹'은 학교 폭력에 대항하는 학생들 이야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지금 우리 학교는 2'도 좀비물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작품이다.

[서울 = 뉴스핌]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포스터. [사진 =넷플릭스 제공] 2024.02.28 oks34@newspim.com

미국 교육학자 E.라이머는 '학교는 죽었다'라는 저서에서 기존의 학교를 해체하고, 자율성과 보편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교육의 목적은 '진정한 자유인을 만드는 것'이지만 지금의 학교는 '국가가 사회를 통제하고 유지하기 위한 기관'으로 변질됐다고 말한다. 학교의 경쟁에서 탈락하면 도태되어 낮은 사회적 지위에 머물 수밖에 없고, 학교와 사회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라고 주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K-학원물'은 대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다. 바꿔 말하면 학생들이 좀비로 변하고, 총을 들고 전쟁을 벌이며, 학교 화장실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한국의 교실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교육현장이 'K-학원물' 속의 그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얘기할 수 있을까. 우리 청소년들은 학원에 가서 공부하느라 잠이 부족한 좀비처럼 학교 안팎을 오가는 건 아닐까. 학교는 의사가 되기 위해 서바이벌 전쟁을 벌이는 전쟁터가 아닐까. 학생들이 한 시간이라도 덜 자고 공부하기 위해 마약을 복용하듯 각성제를 복용하고 공부하고 있는 건 아닐까.

'K-학원물'이 넷플릭스 등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드라마 속 교복 입은 학생들 모습이 그저 재미를 위해 동원된 장치일 뿐이기를 바란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지금 우리 학교가 드라마 속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면 끔찍한 일이다. 그렇다면 당장 우리도 진정한 자유를 가르치기 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를 갈아 엎어야 할 때다.

 

oks3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박찬대 "22대 첫 법안은 25만원 지원금"…최상목 "타깃 지원 효과적"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22대 국회가 열리면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으로 국민 1명당 25만원을 주는 법안을 꼽은 가운데 정부는 타깃 지원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찬대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6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에 대한 질문을 받자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법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4.10 총선 공약으로 국민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을 제시했다. 소요 재원은 약 13조원으로 추계된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원내대표 경선 정견 발표에서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확보를 위해 여당과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정부는 전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을 주는 방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어려움을 겪는 서민층을 대상으로 타깃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조지아 트빌리시를 방문 중에 한국 기자단과 만나 "우리 경제 여건이나 재정 지속가능성을 볼 때 전 국민에게 현금을 준다거나 추경보다는 조금 더 특정해서 사회적 약자나 민생 어려움을 타깃해서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22대 국회 임기는 오는 5월30일 시작된다. 국회 본회의장 [사진=뉴스핌DB]   ace@newspim.com 2024-05-06 16:0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