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조국·이준석 신당' 움직임에 고심
병립형은 '회귀', 연동형은 '위성정당' 비판 직면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를 두고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253개의 소선거구제와 47개의 비례대표제로 치르되 47석의 비례 대표를 현행법대로 '연동형'으로 할 것인지, 과거에 시행했던 '병립형'으로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2+2 선거제 개편 협의체는 우선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에 공감대를 모았다. 이후 양당은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거쳐 다시 합의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2+2 선거제 개편 협의체 발족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7.03 leehs@newspim.com |
병립형은 지역구 의석수와 상관없이 정당 득표수에 따라 정당별로 의석을 나누는 것으로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룰이다. 병립형이 채택될 시 과거로 회귀한다는 국민적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연동형은 정당 득표율을 전체 의석수와 연동해 비례대표 의석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지역구 당선자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의 50%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우는 것이다.
준연동형은 지난 21대 총선에 도입된 방식으로 정당 득표율을 초과하는 의석을 확보한 정당은 빼고, 나머지 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이다.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는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됐지만, 실제 총선 전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 등 위성정당이 난립하며 본래 의미가 퇴색돼 많은 비판을 받았다.
우선 국민의힘은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보고가 된 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추인했다. 민주당은 내부에서 "위성정당을 또 만들자는 거냐"는 등의 반발로 추인하지 못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보면 연동형이나 현행대로 준연동형을 하는 게 맞다고 보는 의원들이 대다수"라며 "병립형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최근 이준석 신당, 조국 신당 가능성이 맞물려 셈법이 복잡해지면서 지도부 고심이 깊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신당이 생기면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의석 수를 빼앗기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민주당도 병립형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의석수) 사탕 들고 민주당 의원들을 유혹한다"며 "(선거법)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건 민주당 지도부다. 지도부에서 너무 오랫동안 침묵하는 건 안 좋다"며 지도부의 빠른 결정을 촉구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로선 준연동형이다, 병립형이나 어느 방향으로 입장이 결정되거나 정리된 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원내지도부는 조만간 당내 의견을 수렴해 의총을 통해 당론을 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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