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진화하는 챗봇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기사입력 : 2023년10월04일 09:03

최종수정 : 2023년10월05일 09:36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약은 드셨어요?" "무릎은 좀 어떠세요?"

또렷하고 친절한 음성의 챗봇이 안부를 묻는다. 첫 통화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일이 힘들지는 않는지 이런 저런 질문을 던졌던 챗봇은 다음 주에는 병원은 다녀왔는지, 소화불량은 좀 나았는지 살뜰하게 안부를 챙긴다. 이전 통화 내용을 기억하는 기능 덕에 맞춤형 대화가 가능하다.

독거노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에 주 2~3회 안부전화를 하는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다. 사용자의 외로움을 완화하고 복지 담당자의 업무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에서 출발했지만 사용자 90%가 위로 받았다고 답할 만큼 반응이 좋다.

AI 챗봇이 빠른 속도로 진화 중이다. 생성형AI의 포문을 연 오픈AI의 챗GPT는 이제 음성과 이미지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음성으로 질문하면 답변도 말로 들을 수 있다. 조만간 자기 목소리를 다른 언어로 번역해서 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미지를 분석하고 문제를 이해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자전거 안장을 낮추려는데 여기서 뭘 써야 해?" 질문과 함께 자전거 매뉴얼과 공구함 사진을 찍어서 올리면 챗GPT가 "왼쪽 섹션에서 4mm 공구를 찾으세요" 가이드 한다.

눈과 귀, 입이 생긴 멀티모달 AI로의 진화다. 텍스트로만 할 수 있던 의사소통의 영역이 시청각 소통과 학습으로 확장되면서 인지나 표현이 한층 사람에 가까와졌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똑똑해진 챗봇 덕에 도처에 비서가 생겼다. 심지어 곧 SNS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메타 (구 페이스북)은 자사의 SNS 제품인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메신저 등에서 구동되는 AI비서 '메타 AI'를 발표했다. 예를 들어 메신저로 친구와 1박2일 산행 계획을 잡고 있다. 이때 메타AI에게 준비물 리스트를 요청하면 즉시 대화에 참여해 답변을 올려준다.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라마2'기반으로 MS의 검색 엔진 빙과 제휴해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메타AI는 미국에서 먼저 테스트버전을 진행한 후 전 세계로 확장할 계획이다.

페르소나 AI 개발도 늘고 있다. AI 챗봇에 인격을 부여해 실제 인물처럼 대화를 나누는 페르소나 AI는 셀럽, 연예인, 스포츠스타 등 인물의 성격과 말투를 모방해 마치 실제 같은 대화 상대가 되어주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는 소설‧영화 캐릭터와 유명한 실존인물의 성격을 입힌 페르소나 AI 제작사 '캐릭터닷에이아이'가 유니콘 반열에 오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페르소나 AI를 가상인간으로 만들어 교육, 금융, 시니어케어 등 다양한 산업 영역에 제공해 수익성을 높이는 비즈니스 모델이 증가 추세다.

업계에서는 누구나 쉽고 빠르게 다양한 가상 인간을 제작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AI 비서나 AI 친구를 넘어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AI챗봇이 일상화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챗GPT가 출시 된지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았으니 새삼 발전속도가 두렵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가상인간 리아가 '삼각김밥데이'를 맞아 삼각김밥을 판매하는 쇼호스트로 나섰다. [사진=네오엔터디엑스] 2022.03.03 digibobos@newspim.com

이쯤 되면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부지불식간에 우리 일상에 스며든 AI챗봇과 형성중인 '모종의 관계'에 관해서 말이다.

당신에게 AI챗봇은 조력자인가 친구인가 교사인가 아니면 상담사인가?

특정 키워드를 입력하면 미리 프로그래밍 된 답을 내놓는 단순한 설계를 가진 과거의 챗봇과 달리 AI챗봇은 신뢰도나 친밀도가 높은 '인격적 관계'를 맺고 있다.

문제는 사용자와 챗봇의 인격적 관계가 깊어질수록 챗봇과 보내는 시간은 늘고 실제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의인화 현상도 심각해진다. 특히 페르소나 AI에서 많이 보이는 현상이다. 사용자는 AI챗봇에게 감정적 소모없이 원하는 때에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듣고 싶은 말을 듣는다. 개인맞춤화 된 챗봇일수록 대화의 심리적 만족도는 올라가기 마련이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챗봇이 오히려 사용자를 고립시키고 사람들과 교류를 단절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키는 셈이다.

AI 가상인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앨런AI연구소의 논문에 의하면 AI챗봇이 인간 같은 목소리에 성격까지 갖추면 설정된 페르소나에 따라 잘못된 고정관념을 보이거나 유해한 대화, 공격적이거나 해로운 의견을 낼 수 있는 위험성이 최대 6배까지 증가했다. 미성년 사용자에겐 AI 가상인간과의 친밀한 관계가 대인관계와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2022.08.26 digibobos@newspim.com

과도한 챗봇 의존도 역시 짚어 볼 문제다. 지시어 한 두 마디로 빠른 답을 얻는 편리함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찾고 생각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게 된다. AI의 추천을 거치지 않으면 불안하게 느낄 수도 있고 AI와 다르면 스스로의 선택을 의심할 수도 있다. 어쩌면 많은 것을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토대가 되는 기억력과 사고력까지 상실하게 될 지도 모른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우리 삶의 조각들은 빅데이터로 활용되고 이를 학습한 AI챗봇은 점점 더 인간에게 중요한 대화상대자가 되어갈 것이다. 때로는 외로움을 덜어주고 위로를 주고 해결책을 알려주겠지만 결국 선택하고 받아들이고 결정하는 건 사람의 몫이다.

진화하는 챗봇은 마냥 반기기 보단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편리함이 우리를 함몰시킬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유일한 존재는 우리 자신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