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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폭의 산수화, 거닐며 바라보게 될 우리의 이야기 '강서경:버들 북 꾀꼬리'

기사입력 : 2023년09월18일 17:43

최종수정 : 2023년09월19일 08:53

리움미술관, 강서경 대규모전 12월31일까지
동양화 전공한 강서경…평면·조각·영상 아울러
전통에 대한 깊은 연구 기반한 동시대적 예술 작품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한폭의 산수화가 3차원 조각의 형태로 강서경(46) 작가의 손에서 빚어졌다. 작품은 종이 형태로 미술관 벽에 걸려있거나 쇼케이스 안에서 자태를 유유히 뽐내는 것이 아닌 관람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전시장 바닥에 뿌리를 내렸다. 거대한 규모의 산과, 낮과 밤, 자연을 미술관 안으로 불러들인 강서경은 관람객에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경험을 선사한다.

강서경의 대규모 개인전 '강서경:버들 북 꾀꼬리 Suki Seokyeong Kang: Willow Drum Oriole'가 리움미술관에서 지난 7일 개막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 전시 전경 (로비) [사진= 홍철기, 강서경 스튜디오∙리움미술관] 2023.09.18 89hklee@newspim.com

한국화를 전공한 강서경은 영상과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능수능란하게 사회문화적 문맥을 관통하는 작품을 선사하는 작가다. 전통회화와 음악, 무용, 건축 등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연구를 갖고 작업의 메시지와 형식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초기 대표작에서 발전된 작업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된 신작에 이르기까지 총 130여점이 출품됐다. 리움미술관의 M2 전시장과 로비를 활용해 시간의 흐름 가운데 변화하는 자연과 그 속에 함께하는 개인들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거대하면서도 섬세한 풍경을 펼쳐낸다.

전시장 로비서부터 그의 작품은 시작되고 M2(지하1층, 1층) 공간을 꽉 채운다. 강 서경 작가는 "저는 전시가 없어도 작업하기 때문에 사실 작품은 더 많다"며 "이번 전시는 오랫동안 준비했기 때문에 경쾌하고 유머스럽고 다양한 작품이 존재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강 작가는 "이번 '버들 북 꾀꼬리'전은 여러 감정과 이야기가 교차되고 혼재돼 있다"며 "정말 수만명의 꾀꼬리들이 다 풀어져 있는 어떤 상태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 전시 전경 (M2 B1) [사진=홍철기 강서경 스튜디오∙리움미술관] 2023.09.18 89hklee@newspim.com

그는 "미술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세상이 함께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그림이라는 건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시대의 움직임, 풍경을 풀어내는 공감각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거듭했다.

이번 전시 제목이자 신작 영상의 제목인 '버들 북 꾀꼬리'는 전통 가곡 이수대엽의 '버들은'을 참조한 것으로 마치 실을 짜듯 버드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는 꾀꼬리의 움직임과 소리를 풍경의 직조로 읽어내던 선인들의 비유를 가져왔다.

전시장에는 사계를 담은 산, 바닥과 벽으로 펼쳐지는 낮과 밤, 공중에 매달린 커다란 귀, 작지만 풍성한 초원과 제자리를 맴도는 둥근 유랑, 각자의 자리를 만들고 전시의 보이지 않는 틀이 되는 다양한 사각이 함께한다. 작가는 관람객이 앉아 산을 볼 수 있는 포인트도 제시했다. 또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그 사이사이 존재하는 여백의 공간을 직접 거닐어 보며 각자의 움직임과 서사를 쌓을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서경 작가 2023.09.18 89hklee@newspim.com

'자리' 연작은 조선시대 1인 궁중무인 '춘앵무'에서 춤을 추는 공간의 경계를 규정하는 화문석에서 착안된 작품으로 한 개인의 '자리'라는 공간 개념으로 치환해 사회 속 개인의 영역을 고찰하고 회화 매체를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는 다채로운 형식과 크기의 '자리 검은 자리', '자리' 등을 선보인다.

그의 초기작 '정 井'도 나왔다. 조선시대 유량악보인 '정간보의 '우물 정(井)'자 모양의 사각틀에서 착안한 것으로 음의 길이와 높이를 표기해 넣은 정간을 소리와 움직임, 시간과 서사를 담아내는 개념적 틀로 차용하고 재해석한 연작이다.

캔버스 프레임, 창틀의 형상과도 유사한 '정' 연작은 회화를 시공간으로 확장시킬 수 있게 하는 조형적 단위체가 될 뿐 아니라 관람객의 시선을 격자틀 내외부로 집중시키거나 전시 구획의 보이지 않는 시스템으로도 작동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 전시 전경 (M2 1F) [사진=홍철기, 강서경 스튜디오∙리움미술관] 2023.09.18 89hklee@newspim.com

강서경의 회화작업도 눈길을 끈다. 그의 회화작업을 가리키는 '모라(Mora)'는 언어학에서 음절 한마디보다 짧은 단위로 작가의 작업에서는 시간을 담고 서사를 쌓아 올리는 단위이자 작품을 지칭한다.

강 작가는 전통 한국화의 방식대로 장지나 비단을 수평으로 펼친 채 그림을 그리는데 농담을 달리하는 먹과 색을 겹겹이 스미게 해 반투명한 물감층의 흔적을 쌓아 올린다. 이렇게 제작된 '모라'는 탐처럼 쌓여 3차원 조각처럼 전시되기도 하고 '정'의 프레임과 결합돼 다양한 변형태로 제시되기도 한다.

로비의 대형 미디어월에서 펼쳐지는 신작 영상 '버들 북 꾀꼬리'는 전시 공간에 펼쳐진 작업들을 스크린 속으로 가져와 움직임과 소리를 더하고 이를 긴장과 자유가 균형점을 찾아가는 가능성의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검은 사각의 시공간 속에서 중력과 원근을 무시한 채 나타나고 가로지르고 만나고 헤어지는 다양한 요소와 사운드가 관람객의 공감각을 자극하고 신체와 사물과 풍경을 대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전시는 12월31일까지.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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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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