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추이 百 제자리·免 감소
보복 소비 끝나고 따이궁과 손절
소비 여력 있는 유커에 '기대'
중국 정부가 한국행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6년 5개월 만에 재개했다. 비자 발급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면세·화장품 업계는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 귀환에 맞춰 분주한 모습이다. 돌아온 유커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짚어봤다.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백화점과 면세점 등 국내 유통업계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인 '유커' 유입을 앞두고 기대감에 부풀었다.
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보복 소비 효과가 끝나며 실적 성장세를 멈춘 백화점과 수수료 현실화로 따이궁(중국 보따리상)과 거리를 두기 시작한 면세점 입장에선 '큰 손'인 유커의 유입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지난 23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 5개월 만에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중국 단체 관광객 150여 명이 방문했다.[사진=롯데면세점] |
31일 오후 제주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 680여명을 태운 대형 크루즈가 도착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가 시작된 2017년 3월 이후 중국발 크루즈가 제주에 들어온 것은 6년 5개월 만이다.
크루즈를 타고 입국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이날 절반씩 나눠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시내점을 들렀다. 중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한산했던 제주 시내 면세점을 이날 모처럼 붐볐다.
서울 시내 면세점도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앞서 지난 23일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을 시작으로, 26일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 사드 보복 이후 첫 단체 관광객이 방문했다.
사드 보복 이전 시내면세점은 대부분의 매출을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게 의존했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점은 70%, 제주 시내점은 90% 수준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 매출이었다.
면세업계는 유커의 유입으로 따이궁에 의존하지 않았던 과거 전성기로 돌아가길 기대하고 있다. 유커의 부재와 코로나 타격으로 면세업계는 수익성을 포기하고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따이궁을 유치했어야 했다.
그러다 최근 업계가 자정 노력을 거쳐 따이궁 수수료를 현실화했고, 그 덕에 수익성은 다시 개선됐지만 매출은 많이 감소한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신라면세점의 매출은 전년 대비 3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배(192%)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신세계면세점도 매출은 40.3%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했다.
따이궁에게 지급하던 수수료를 현실화하면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면세업계 입장에선 유커 유입이 매출 정상화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선박편 단체 관광객뿐 아니라 항공편을 통해 입국하는 단체 관광객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반적으로 항공편 방문객이 구매 단가가 더 높다"고 말했다.
보복 소비 효과가 끝나면서 명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한 백화점의 입장도 면세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 7월 29.1% 달했던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전년 대비 명품 매출 증가율은 올해 7월 들어 3.7%로 주저앉았다. 그러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 증가율도 31.6%에서 2.1%로 29.5%포인트 낮아졌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에도 명품 브랜드가 있지만, 상품 구색이 제한적이어서 백화점을 찾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다"라며 "명품과 화장품 브랜드,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일부 패션 브랜드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