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전국 광주·전남

속보

더보기

"할아버지는 5·18 학살 주범"...전두환 손자 눈물로 품어준 광주

기사입력 : 2023년03월31일 22:21

최종수정 : 2023년03월31일 22:21

시민들 "할아버지도 못한 걸 해낸다" "용기 내줘 감사" 격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5·18 앞에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입니다."

고 전두환 씨 손자 전우원(27)씨가 31일 "제 가족들뿐 아니라 저 또한 추악한 죄인"이라며 "5·18은 학살이고 그 주범은 할아버지 전두환씨"라며 광주시민에게 사죄하러 왔다며 무릎을 꿇고 머리숙여 사죄했다.

5·18 민주화운동 동안 광주에서 벌어진 학살의 주범인 전 전 대통령의 일가 중에서 처음으로 광주 시민들에게 공식 사죄한 것이다.

이날 오전 10시 전씨는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리셉션홀에서 '5·18민주화운동 유족·피해자와의 공개 만남'을 진행 했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고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오전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5·18 유가족에게 사죄하고 있다. 2023.03.31 ej7648@newspim.com

5·18민주화운동 당시 아들 문재학 열사를 잃은 김길자씨, 광주교도소 앞에서 총상을 입었던 시민군 김태수씨. 폭행 구금 피해자 김관씨 등이 참석했다. 오월어머니 10여명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원순석 5·18기념재단 이사장, 조진태 상임이사, 양재혁 5·18민주화운동유족회장, 정성국 공로자회장, 황일봉 부상자회장, 5월 관계자 시민 등도 자리했다.

전우원씨는 "이렇게 사죄할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앞으로 하나님 앞에서 떳떳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회개하고 반성하고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로 군부독재에 맞서다 고통을 당한 광주 시민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전씨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추모승화공간을 방문한 뒤 이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로 이동해 오월영령들에 참배했다.

국립 5·18민주묘지에 도착한 전씨는 방명록에 '저라는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주의의 진정한 아버지는 여기에 묻혀계신 모든 분들이십니다'고 적었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고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31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작성한 방명록 글. 2023.03.31 ej7648@newspim.com

전씨는 참배대 앞에 서서 헌화와 참배를 하고 5월 단체, 5·18유족들과 함께 오월 첫 희생자 김경철 열사, 12세 나이로 계엄군 총에 맞아 숨진 전재수군의 묘와 행불자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전씨는 묘지에서 시종일관 고개를 숙인 채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자신이 입고 있던 코트를 벗어 묘비를 닦아냈다. 그러면서 "제 옷이 아닌 더 좋은 거로 사용해야 했는데 부족하다"며 "죄송한 마음이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겠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오전 기념재단 일정부터 줄곧 옆에 있던 5·18 당시 고등학생 시민군으로 항쟁에 뛰어들었다가 사망한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는 전씨를 안고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이후 전씨는 광주 동구에 위치한 옛 전남도청을 방문해 전남도청지킴이 어머니들 앞에서 큰절을 하며 또다시 사죄했다. 오월어머니들은 복받친 감정을 억누르며 전씨의 손을 맞잡거나 포옹했다.

전씨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는 말을 연신 건넸다. 이런 전씨에게 한 유족은 "큰 결심을 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 그동안 엉킨 실타래 조금씩 풀어가는 심정으로 5·18 진실을 밝혀 화해의 길로 나가자"며 그를 격려했다.

5·18 당시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장이었던 고(故) 박관현 열사의 누나인 박행순 여사는 친어머니처럼 그를 끌어안았다.

[광주=뉴스핌] 조은정 기자 = 31일 오전 10시 전우원씨가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 리셉션홀에서 5·18민주화운동 유족피해자와의 공개 만남에서 광주시민에게 사죄하고 있다. [2023.03.31 ej7648@newspim.com

이명자 전 5월어머니집 관장은 "전두환의 '전'자만 들어도 사지가 떨리던 사람들인데 진정어린 사과를 해주니 마음이 풀린다. 진정성을 끝까지 보여주길 바란다"며 "너무 많은 짐을 지우는 것 같아 미안하다"면서 다른 이들의 사죄와 양심고백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일반 시민들도 우원씨에게 "할아버지도 못한 걸 해낸다", "광주를 위해 용기 내줘 감사하다", "큰 결심에 끝까지 응원한다"는 말과 손편지, 물 등을 건네며 격려했다. 또 일부 시민들은 "감사하다"며 그를 안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전씨는 오월어머니들을 만나고 5월 항쟁 당시 헬기 사격의 흔적이 남아있는 '전일빌딩245' 현장도 찾았다.

전우원씨의 사죄를 지켜본 사람들은 "용기 있는 행동", "진정성을 보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5·18단체 관계자들은 "5·18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전우원 씨가 순수한 마음으로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할아버지의 잘못을 사죄하기 위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온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진상규명과 전두환 책임을 확인하는 계기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j7648@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3%p↓, 38.1%…"與 총선참패 '용산 책임론'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해 30%대 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8.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3%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5%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21.2%포인트(p)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2.3%p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1.6%p 상승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36.0% '잘 못함' 61.0%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0.0% '잘 못함' 65.5%였다. 40대는 '잘함' 23.9% '잘 못함' 74.2%, 50대는 '잘함' 38.1% '잘 못함' 59.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51.6% '잘 못함' 4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60대와 같이 '잘함'이 50.4%로 '잘 못함'(4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38.5%, '잘 못함'은 60.1%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1.4% '잘 못함' 65.2%, 대전·충청·세종 '잘함' 32.7% '잘 못함' 63.4%, 부산·울산·경남 '잘함' 47.1% '잘 못함' 50.6%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58.5% '잘 못함' 38.0%, 전남·광주·전북 '잘함' 31.8% '잘 못함' 68.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7.1% '잘 못함' 60.5%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34.7% '잘 못함' 63.4%, 여성은 '잘함' 41.6% '잘 못함' 55.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배경에 대해 "108석에 그친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 스타일로 일관한 탓이 크다'라는 '용산 책임론'이 대두되며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선거 결과에 대해 실망한 여론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최근 국무회의 발언 등을 국민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경제 상황도 나아지고 있지 않아 추후 지지율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4-18 06:00
사진
이재명 "尹 영수회담 제안 환영...총선 민심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 [서울=뉴스핌] 홍석희 윤채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에 대해 "국민과 함께 환영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대통령을 만나 이번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여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3.06 leehs@newspim.com 이어 "국민들께선 '살기 어렵다. 민생을 살리라'고 준엄하게 명령했다"며 "우리 정치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대통령실과 정부 그리고 국회가 함께 변해야 한다"며 "국민을 위한 변화를 두려워해서도 또 주저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이번 회담이 국민을 위한 정치 복원의 분기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중동 사태 등으로 고유가 현상이 심화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6월말까지 연장했지만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700원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5개월만에 유가가 또 상승해 고물가 행진에 기름을 붓는 거 같아 참 걱정"이라며 "먹거리 고물가 지속으로 2월 물가 상승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을 넘었다. 35개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최근 고유가·강달러는 예상 못한 변수로 인식되고 있는데도 기재부 장관은 근원물가가 안정적이라 하반기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 태연하게 말한다"며 "지난해 상저하고를 부르던 상황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고유가 시대에 국민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적극적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지난해 이런 유동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횡재세 도입을 추진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hong90@newspim.com 2024-04-22 10: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