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속보

더보기

[우크라戰 1년] 의외로 선방중인 러 경제, 지금부터가 '시험대'

기사입력 : 2023년02월23일 13:29

최종수정 : 2023년02월23일 13:29

금리 인상·우회 수출로 모색 등으로 제재 충격 흡수
앞으로는 원유 가격상한제 충격 본격화 예상
전쟁 길어지면 2026년까지 GDP 1900억달러 '증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는 24일(현지시각)로 1년이 되는 가운데, 서방국의 각종 제재와 글로벌 기업들의 탈출 러시 등으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됐던 러시아 경제는 지금까지 의외로 견실히 버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서방국들은 러시아의 돈줄을 압박하기 위한 제재들을 즉각 도입했지만, 자본 통제와 금리 인상, 우회 수출로 모색 덕분에 러시아 경제는 선방 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의 작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2.2%일 것으로 추정되나 올해는 0.3%, 내년에는 2.1%의 플러스 성장 반전이 기대된다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년 간 자구책을 통해 버티기에 성공한 러시아 경제에 드디어 틈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전쟁이 길어질수록 피해가 막심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포기해야 할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버티기' 성공 비결은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서방국은 지금까지 1만1300개 이상의 제재를 가했고 러시아 외환보유고 중 3000억달러 정도를 동결시켰다. 또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1000개가 넘는 다국적 기업들이 러시아 탈출 또는 영업 축소를 택했다.

러시아 정부 1차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은 2.1% 위축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당초 10~15%의 위축을 예상하던 서방국 전망치보다 훨씬 양호한 수준이다.

22일 CNN은 러시아 경제가 서방 제재를 의외로 잘 버텨낸 데는 지난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한 뒤부터 러시아가 식량 자체 생산을 확대하고 은행들의 준비금을 늘리게 하는 등 '러시아 요새화(Fortress Russia)' 전략을 적극 추진한 것이 유효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20%까지 파격 인상하는 조치 등을 통해 루블화를 방어한 점, 서방국에서 수입하던 물품들을 자체 생산한 점 등도 러시아 경제를 떠받쳤다.

무엇보다 세계 원유 2위 수출국인 러시아가 유럽이 아닌 중국과 인도라는 수출 대안을 찾은 점, 전쟁 발발 후 이어진 고유가 상황 등은 러시아의 전쟁 충격을 흡수하기에 충분했다.

세르게이 알렉사셴코 전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는 지난달 국제전략연구소 행사에 참석해 "천연자원의 문제"라면서 (관련 수요가 지속되는 한) "러시아 경제가 다소 후퇴할 순 있어도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가격상한제' 충격 속 전쟁 장기화 여부가 관건

지난해 러시아의 월간 평균 석유 수출액은 181억달러로 24%가 늘어 경제에 보탬이 됐지만, 앞으로는 에너지 부문이 러시아 경제에 직격타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서방국이 꺼내든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러시아의 숨통을 조일 것이며, 전쟁이 길어질 경우 지난 1년과는 다른 러시아 경제 위기에 푸틴 역시 난처한 입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방국은 작년 12월부터 원유 가격상한제를 시행하기 시작했고, 이달 5일부터는 러시아산 정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도 도입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금까지야 러시아가 그림자 선단을 이용해 중국과 인도 등 인근 아시아에 원유를 판매할 수 있었지만, 중국과 인도의 정유산업이 이미 발달해 러시아산 정유제품을 대량 수입할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유가 상한제에 대한 당초 회의론과 달리 이미 제재 효과는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국기 앞에 놓인 원유 배럴 일러스트 이미지. 2022.03.08 [사진=로이터 뉴스핌]

에너지·청정공기연구센터(CREA)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러시아가 화석연료 수출로 번 돈은 일일 1억6000만유로로 종전보다 17% 줄었고, 이 중 원유 수출을 통해 얻은 수입은 1억8000만유로가 감소했다.

러시아 우랄유 가격도 지난달 평균 49.50달러로 한 달 새 35% 정도 급락, 같은 기간 브렌트유 가격 하락폭인 15%를 앞질렀다.

동시에 노르트스트림 1 파이프라인에서 유럽으로 가는 러시아 가스 공급이 작년 9월 초부터 완전히 중단돼 가스 수출을 통한 수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전쟁이 길어질 경우 군사 비용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헬스케어나 기타 복지에 대한 지출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 타티아나 오를로바는 "올해 러시아 경제가 위축될지 확장할지 여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달려 있다"면서, 징집으로 인해 근로자가 줄어들고 러시아를 탈출하려는 이민 행렬 등도 주요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서방국 제재도 시간이 지나면서 러시아 경제 위기의 근원이 될 수 있는데,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오는 2026년까지 러시아 GDP가 전쟁 이전 대비 1900억달러 정도 줄 것으로 추산했다.

kwonji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