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4인방·與 지도부, 한동훈·이상민도 불렀다
"이태원 책임론 이상민은 여권에 분명한 메시지"
"관저 정치 소통 의미 크지만, 대상 넓혀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정치가 본격화 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대통령 관저에서 최근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계 핵심 인사들, 당권 주자를 비롯해 내각, 군 수뇌부 등을 만난 사실이 알려져 메시지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7일 관저 입주 이후 첫 손님으로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오찬을 가진 후 수차례 각계 인사들을 불러 만찬을 진행했다.
[성남=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mironj19@newspim.com |
우선 여권 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핵심인 권성동·장제원·윤한홍·이철규 의원과 부부 동반 만찬을 지난달 22일 진행했다. 이후 25일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진행했다.
여당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지난달 30일 자리를 함께 했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같은 날 다시 대통령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내각과 군, 종교계 인사들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이 공개됐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 장관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관저에 초대됐고,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 장종현 백석대 총장,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 등 종교계 인사들도 관저를 찾아 대통령을 만났다.
윤 대통령이 전방위적 관저 정치에 나선 것이다. 파장도 적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윤핵관 핵심 의원과 당권주자들을 만나면서 내년 초에 있을 국민의힘 차기 당권의 교통 정리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마친 후 단독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2.11.17 photo@newspim.com |
실제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대구 수성대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 21' 초청 토론회에서 "수도권 의원 수가 전국의 절반이 넘는 만큼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고 MZ세대에 인기가 있으며 공천 잡음을 일으키지 않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차기 당대표 조건을 말해 파문이 일었다.
주 원내대표는 현재 거론되는 당권주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다들 (당원들)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관저에 부른 것은 여권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정치권이나 국민들로부터 이상민 장관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태에서 그 당사자와 관저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자체는 국민들로서는 답답한 일"이라고 말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도 "이상민 장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혹시 책임을 지우더라도 다른 중요한 역할을 맡기겠다는 이야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이상민 장관을 부른 것은 여권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다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으로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에서 출근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2022.11.08 dedanhi@newspim.com |
전문가들은 이같은 윤 대통령의 관저 정치에 대해 소통을 늘리는 용도로 의미가 있지만 만나는 인사들의 폭을 넓혀야 한다과 조언했다.
최 원장은 "관저 정치는 대통령이 소통을 위해 필요하고 효과적이지만, 폭을 넓혀야 한다"라며 "야권으로 폭을 넓히면 다행이지만 여권만 소통하고 정치한다면 그것은 지지세력의 결집보다는 반대 세력을 확대시키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최 원장은 "대통령 일인에 대한 쏠림정치가 일어날 것인데 이는 힘이 있어 보이지만 모든 부작용이나 후폭풍을 대통령 한 사람이 다 감당해야 한다"라며 "대통령실이 관리를 한다거나 만나는 방식으로 시스템화하고 영역을 넓혀야 한다. 여당 당권주자도 유승민 전 의원이나 안철수 의원 등을 불러야 하고 야당 지도부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채 교수 역시 "소통의 의미가 있지만 관저에 부른 사람과 안 부른 사람을 나누는 등급이 될 수도 있어 줄세우기 정치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라며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모아 저녁을 먹으면서 소통하는 스웨덴의 목요클럽 같은 방식으로 발전하면 좋은데 이를 위해서는 여러 국정현안과 의제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