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값 상승세…시황 변동에 기류 변화"
"연내 충분히 타결"…이달 초 타결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올 하반기 조선용 후판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온 철강·조선업계 협상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후판가 인하 폭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던 철강과 조선업계가 최근 입장차를 좁히면서 이달 초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은 그간 후판가 인하 폭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오면서 일반적으로 9월쯤 마무리됐던 협상이 올해는 12월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한 달간 원자잿값이 회복세를 타면서 협상 기류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그간 가격 인하를 적극 요구해온 조선업계는 한 발 물러선 반면, 후판가 협상에 끌려가던 철강업계가 다시 키를 잡은 모양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면서 양측 입장이 한발 좁혀지면서 이르면 이달 초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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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조선업계는 1년에 두 차례 후판가 협상을 한다. 하반기 협상은 통상 9월경 마무리되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12월까지 협상이 이어졌다. 협상가를 좌우하는 원자잿값이 지난 6월부터 쭉 하락세를 타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북중국(CFR) 철광석은 6월 톤(t)당 147.25달러에 거래된 후 내림세를 탔다. 철광석값은 지난 10월 79.5달러까지 떨어졌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8월부터 하반기 후판가 협상에 돌입했는데 철광석의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자 양측의 신경전도 길어졌다.
후판가는 현재 톤당 120만원 안팎이다. 조선업계는 톤당 90만~100만원 수준으로 인하해달라고 요구하는 반면, 철강업계는 톤당 110만원이 적정가란 시각이다. 조선업계는 원자잿값 추가 하락이 예상되니 후판가를 대폭 낮춰달라는 입장이지만, 철강업계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사태와 노조 파업에 따른 현대제철 공급 감소, 철강 시황 악화 등을 앞세우며 후판가를 무리하게 낮출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미 시장가보다 15~20% 낮은 가격으로 조선사에 후판을 공급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게 철강업계 입장이다.
국내 최대 철강업체인 포스코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의도적으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철강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조선업계의 철강재 재고도 넉넉한 편이다. 발주량도 많지 않으니 조선사들로선 협상을 조기에 끝낼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트렌드도 감안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점차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물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컨테이너선 등에 비해 LNG 운반선엔 후판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필요한 후판 물량 자체가 확연히 줄었는데 철강업체들이 그쪽 입장만 고집할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협상 초기에 비해 양측 입장 차는 한층 좁혀진 분위기다. 최근 철광석값이 다시 회복세를 탄 점도 한 몫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초 반등해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가격은 전날 기준 103.1달러까지 올랐다. 지난해 같은 날 거래된 가격(101.4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선업계로선 가격을 큰 폭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기 난감해진 반면, 철강업계에선 상반기 가격을 동결하자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 상황이다. 이르면 이달 초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시황 움직임에 따라 후판 적정가에 대한 양쪽 입장도 달라졌다"며 "입장 차가 좁혀지고 있고, 양쪽 모두 가격 협상이 빨리 타결되길 희망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선업계 관계자 역시 기자와 한 통화에서 "연간 생산 계획 등을 세우려면 협상을 마냥 지연시킬 순 없다"며 "협상 데드라인은 딱히 정해져있지 않지만, 이달 안에 협상을 끝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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