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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준석 "헌법·당헌당규 헌신짝처럼 여기는 집단…누굴 비판하나"

기사입력 : 2022년09월04일 15:04

최종수정 : 2022년09월04일 15:04

"대구 정치인들 비겁하지 않게 독려해달라"
"당원 가입해 책임 당원 되어 달라" 호소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당대표가 당의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위한 당헌 개정안과 관련해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하고 개정해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 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4일 오후 2시 대구 김광석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과 당헌당규를 헌신짝처럼 여기는 집단이 앞으로 누구를 비판하겠냐"며 이같이 직격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08.13 hwang@newspim.com

이 전 대표는 "내일 전국위원회에서 이것을 가지고 투표한다고 한다"며 "절반을 훌쩍 넘는 국민이 이것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와중에서도 전국위에서 이것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저들의 헌법 무시를 정당 차원에서 막아내지 못하고 다시 한번 사법부의 개입을 이끌어낸다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당대표가 내부총질을 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것도 자유요, 그를 내친 뒤에 뒷담화 하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그 자유를 넘어서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개정하고 당무를 뒤흔들어 놓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던 그 검사는 이제 대통령이 되었다. 대구 시민 여러분이 탄핵의 강을 넘고 압도적인 투표로 그 약속을 실현시켜 주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얄궂게도 대구시민께 새로운 약속과 새로운 제안을 하고자 한다"며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주고 대구의 정치인들이 비겁하지 않게 독려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는 "대구의 여러 문제, 먹는 물 문제부터 공항문제, 광역철도 문제까지 저도 모두 알고 있지만 오늘은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며 "더 많은 대구의 시민들이 당원으로 가입해서 책임당원이 되어 달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당대표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김광석 거리에 와서 여러분을 뵈니 정말 기분이 새롭습니다.

지금 이 거리에 잔잔하게 틀어져 있는 김광석 씨의 노래들은 세대를 관통해 우리 마음속을 울리고, 이곳은 대구의 핫플레이스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젊은 나이에 우리 곁을 떠난 고 김광석 씨를 추모합니다.

그런데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김광석씨의 <다시 부르기> 앨범을 통해 재해석되어 모든 국민에게 알려진 <이등병의 편지> 같은 노래도 김광석 씨가 부르기 전에는 방송금지곡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노래와 창법이 우울해서 군인들의 사기를 저하한다는 이유로.

지금의 젊은 세대가 들으면 실소를 금치 못할 금지곡의 시대가 있었습니다.

<아침이슬>은 시대의 현실을 담았다는 이유로 권력자가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심할 때에는 "창법 미숙"이라는 잣대도 있었습니다. 이문세 씨는 창법이 산만하고 미숙하며, 전인권 씨는 창법이 수준 미달이고 가사전달이 미숙하다고 그들의 예술을 부정당한 적이 있습니다. 산울림은 심지어 "창법혐오"라는 이유로 금지되었습니다.

이 모든 노래가 과연 예술성이 부족했겠습니까? 아니면 사람들의 마음을 담아낼 가사가 없었겠습니까? 이 노래들은 어둠의 시기를 거쳐 결국 노래방에서 누군가에 의해 리메이크되고, 노래방에서 세대를 초월해 불리며, 뒤늦게라도 빛을 보게 됩니다. 그저 사회의 검열에 대한 과잉잣대와 누군가의 불편함 때문에 등장이 늦어질 뿐이지 꼭 그날은 옵니다. 그리고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다" 라는 이 이야기, 모두에게 뼈저리게 와닿는 이야기입니다. 이대로 가면 10000원을 벌면 3000원 가량을 세금으로 내야된다는 것을 미리 알리고자 했던 대구 출신 정치인을 배신자에 간신으로 몰았던 그 광기에는 이성과 논리보다는 절대자에 대한 맹종만 있었습니다.

조응천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은 위기가 오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린 휘슬블로워 였습니다. 진실을 알린 대구 출신 조응천 비서관은 보수진영에서 파문을 당했고, 민주당에서 본인이 꿈꾸지 않았을 정치행보를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 휘슬블로워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보수진영은 탄핵에 이르는 사태를 겪지 않았을 것이고 절대자는 불행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금의 국민의힘은 그 당시보다 더 위험합니다. 말을 막으려고 합니다. 양두구육이라는 사자성어 하나 참지 못해서 길길이 날뛰는 사람들은 공부할 만큼 했는데도 지성이 빈곤한 것이겠습니까 아니면 각하가 방귀를 뀌는 때에 맞춰서 시원하시겠다고 심기 경호하는 사람들이겠습니까? 대법원에서도 양두구육은 문제없는 표현이라고 적시한 마당에 이것을 문제 삼은 사람들은 지시를 받았다면 사리분별이 안되는 것이고, 지시도 없었는데 호들갑이면 영혼이 없으므로 뱃지를 떼어야 합니다. 이등병의 편지가 방송금지곡이었고, 이문세 씨와 전인권 씨가 창법이 미숙하다고 지적받던 시절을 지금 회고하면 실소를 금키 어려운 것처럼, 그저 어두운 시절에 대한 회상 정도로 남을 일입니다.

가사가 마음에 들지 않고, 노래부르는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수에게 노래 부르는 창법을 지적하던 그 세태, 바로 대한민국 정치가 지금 겪고 있는 아픔입니다. 비유를 하면 조롱하고 비꼰다고 지적하고, 사자성어를 쓰면 동물에 사람을 비유한다고 흥분하는 저 협량한 사람들에게 굴복할 이유가 없습니다.

최근에 방탄소년단은 방송국에서 방송금지 처분을 당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가수이고 예술인입니다. 예술인이 가사에 누구나 쓰는 "새끼"라는 표현을 썼다고 방송이 금지되는 과잉검열의 문제에는 입을 닫고 있으면서 병역을 성실하게 이행하겠다는 그들의 병역면제를 논의하기 위해 나랏돈을 들여서 여론조사를 할지 간보는 것이 개탄스럽습니다.

젊은 세대가 원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누군가를 비판할 자유,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부르는 자유입니다. 북한방송을 보면 젊은 세대가 북한에 동조할까 하는 우려, 노랫말에 "새끼"가 들어가면 폭력화 될까 하는 뒷짐 진 우려는 모두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만들어낸 검열의 헛기침일 뿐입니다.

국민모두, 특히 국민의힘의 모든 구성원에게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에 대해 지적할 자유만큼의 윤석열 정부에 대해 지적할 자유가 있습니다. 당연히 대통령인 당원도 당 대표의 행동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내부총질이라고 지적하고 그 모욕적인 내용을 회람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본질에서 동일한 자유입니다.

저는 금지곡을 계속 부르겠습니다.

어쩌면 지금 젊은 세대가 이야기하는 내용이 불편한 이유는 정말 그 이야기가 불편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방법 자체가 잘못되어서 일수도 있습니다. TV를 볼 때 누워서 보면 처음에는 편하지만, 어느 순간 목이 꺾인 자세가 계속되면 되려 불편해지는 것 처럼, 언젠가는 목꺾임이 고착화 되기 전에 바로 앉아서, 불편하면 자세를 고쳐앉는 노력도 기울여야 합니다.

권위주의 시대에는 북한이라는 위협이 이 모든 것을 합리화 하는데 이용되었습니다. 대구의 시민여러분, 지금 그 어떤 위협이 이런 비문명을 정당화하고 있습니까? 7년째 저들이 적으로 삼아온 유승민입니까? 아마 오늘도 유튜브 세계에서는 흉계를 꾸미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을 유승민은 연로하신 노모의 건강을 걱정하고, 책읽고, TV보고 있을겁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추진한다는 내각제입니까? 김종인 위원장은 올해 83세이고, 총선이 치뤄지는 해에는 85세입니다. 내각제로 총리하려면 본인이 의원이 되어야 하는데 그가 내각제를 만들어 총리가 되려한다는 음모론이 그럴듯해 보이십니까?

선관위와 우정사업본부가 결탁해서 전국적인 부정선거를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강하게 배척하고도 우리는 대선과 지선에서 이겼습니다. 위협이 아닌 것을 위협으로 과장하고, 비상상황이 아닌 것을 비상상황으로 선포하며 실제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동에는 갈채를 보내는 유튜버들이 활개를 치는 이유는 그들이 저런 위협과 선동으로 대중을 지배할 수 있고, 그 서비스를 권력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살아남을 수 있다는 착각때문입니다.

저에게 어떤 정치를 하고 싶은지 물어보신다면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정치가 그 하나의 지향점입니다. 대통령이나 유력정치인에게는 굽힘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젊고 유망한 신진정치인들에게는 자유를 보장하는 울타리가 되어주려고 했습니다.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외침에는 항상 누구보다 적극 나서서 이야기를 듣고 같이 해법을 고민하고자 했지만, 타인의 출퇴근 길을 장시간 막아 세우는 방식으로 그것을 관철하려고 했다면 그 왜곡된 강한 힘에 저항하지 못하는 시민에게 힘이 되어주려고 했습니다.

오늘 저는 대구의 정치문화를 비판하고 변화와 각성을 요구하고자 이자리에 섰습니다. 지금 대구의 정치는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합니까? 세금에 허덕이고 고생할 국민을 위해 자기 이야기를 하던 정치인은 배신자로 몰고, 대구시민이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정치인들은 오늘도 초선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의 전위대가 되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자성어만 보면 흥분하는 우리 당의 의원들을 위해서 작금의 상황을 표현하자면 지록위마입니다. 윤핵관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했을 때, 왜 초선의원들이 그것을 말이라고 앞다퉈 추인하며 사슴이라고 이야기한 일부 양심있는 사람들을 집단린치합니까?

초선이라서 힘이 없어서 그렇다는 비겁한 변명을 받아주지 마십시오. 김영삼은 초선 때부터 용감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에게 3선개헌은 안 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사사오입에 저항했습니다, 김대중은 의정 사상 첫 필리버스터에서 대본도 없이 동료의원의 구속에 대해 저항했습니다. 노무현은 5공 청문회에서 소리를 높여 싸웠고 명패를 집어 던졌습니다. 대구의 의원들은 누구를 위해 싸웠고 무엇을 위해 희생해 왔으며 어떤 탄압을 감내하고 있습니까?

대구 시민은 항상 보수정당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정당이 바르게 가고 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지 이 버팀목을 믿고 무리수를 두고 그것에 동조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었을 겁니다.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사법부의 판단마저 무시하려드는 상황에서 그 앞줄에 선 대구 의원이 있다면 준엄하게 꾸짖어 주십시오. 그리고 고쳐쓰지 못한다면 바꿔쓸 수 있다는 위기감을 그들에게 심어주십시오.

공교롭게도 김광석씨가 우리곁을 떠나던 1996년, 대구는 이미 정치권에 죽비를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15대 총선에서 집권 민자당이 김종필 총재를 민자당에서 거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김종필 총재는 갈라섰습니다. 그리고 그 뒤에 신한국당은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만들어내는 것에 실패했고, 대구에서는 13개의 의석 중 2개만 신한국당이 가져갔습니다. 잘 아시는 것 처럼, 그 뒤에 김영삼 대통령은 당에 대한 장악력이 서서히 줄고, 대선을 앞두고는 3김 청산을 내세운 이회창 후보가 득세하게 되었습니다.

조갑제 기자가 2001년에 증언한 것이 있습니다. 생전의 김영삼 대통령이 1995년 김종필 총재와의 결별을 후회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조갑제 기자는 오기가 센 김영삼 대통령이 그처럼 솔직하게 당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정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승부사였던 김영삼 대통령이 털어놓는 후회는 진실할 것입니다. 그 정치파동의 끝에서 보수진영은 10년간 집권하지 못하며 좌충우돌했기 때문입니다.

2022년 지금, 대구는 다시 한번 죽비를 들어야 합니다. 어렵게 되찾아온 정권, 그리고 처음으로 젊은 세대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적극 참여한 대선의 결과, 결코 무너지게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복지부동하는 대구의 정치인들에게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더 약해지라는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공천 한번 받아보기 위해 불의에 귀부한다면, 대구도 그들을 심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그들의 침묵에 대구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그들의 암묵적 동조에 대구는 암묵적으로 추인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이제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근정훈장을 달고 나온 사람들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해서, 그리고 정치발전을 위해서 용기 있게 말하고 때로는 탄압받을 의지를 갖추고 강자에게는 강하게 맞설 수 있는 사람들이 대구를 대표하게 해주십시오. 권력자의 눈치만 보고 타성에 젖은 정치인들이 대구를 대표해서는 안됩니다.

과거 김을동 의원의 아버지 되시는 김두한 의원은 본인의 표현으로는 배움도 부족했고 해방 전후의 과정에서 잘못한 점도 많았으나 3선 개헌에 맞서 자당 내에서 투쟁하였고, 국민의 공분을 사는 사건을 맞아서는 인분을 투척하고 구속되어 옥고를 치렀습니다. 그리고 건강했던 그는 잦은 고문과 옥고를 치른 뒤 유신헌법 국민투표를 통해 자유가 사라지던 날 55세로 일찍 사망했습니다. 적어도 거리의 주먹패였던 그가 정치인으로 활동했던 시간만큼은 정치권력이나 경제권력이 아니라 국민이 바라보는 관점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리 배운 것이 많아도, 근정훈장을 달고 나와도, 부당함을 마주쳤을 때 김두한의원 만큼이라도 행동하지 못한다면 그보다 나은 정치인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야만의 습성은 강한 동물이 약한 동물의 목숨을 거두고 그 살점을 뜯어가는 생태입니다. 인간이 이룩한 문명이라는 것은 무리지어 서로에 의지하며 살고, 그 야만을 억제하고 유전적으로 강한 자의 완력이 아닌, 투표로 선출된 권력이 사회 질서를 잡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투표로 선출된 권력이 과도하게 남용될 때, 그것을 억제하고 견제하는 제도까지 마련하는 것이 문명의 완성입니다.

당 대표가 내부총질 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것도 자유요, 그를 내친 뒤에 뒷담화 하는 것도 자유입니다. 하지만 그 자유를 넘어서 당헌당규를 마음대로 개정하고 당무를 뒤흔들어 놓는 것은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월권입니다. 무엇보다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당헌당규를 졸속으로 소급해서 개정해서 스스로의 부끄러움을 덮으려고하는 행동은 반헌법적입니다. 내일 전국위원회에서 이것을 가지고 투표한다고 합니다. 절반을 훌쩍 넘는 국민이 이 것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와중에서도 전국위에서 이것을 통과시킨다는 것은 저들의 헌법무시를 정당 차원에서 막아내지 못하고 다시한번 사법부의 개입을 이끌어낸다는 이야기입니다. 부끄러움과 함께 개탄스럽습니다. 헌법과 당헌당규를 헌신짝 처럼 여기는 집단이 앞으로 누구를 비판하겠습니까?

지금으로 부터 458일 전입니다. 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구에서 연설했습니다. 대구가 탄핵의 강을 넘고, 탄핵은 정당하다는 제 생각을 받아들여 준다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고 더 큰 덩어리에 합류하여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그를 통해 대선 승리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던 그 검사는 이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대구 시민 여러분이 탄핵의 강을 넘고 압도적인 투표로 그 약속을 실현시켜 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이제 얄궂게도 대구시민께 새로운 약속과 새로운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대구가 한번 더 기적에 앞장섰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목소리를 내주십시오. 그리고 대구의 정치인들이 비겁하지 않게 독려해 주십시오.

대구의 여러 문제, 먹는 물 문제부터 공항문제, 광역철도 문제까지 저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세세한 정책에 대한 공감보다 여러분의 용기와 참여가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대구의 세세한 문제는 여러분이 언로를 틔워주시는 순간 대구의 젊은 세대에 의해 더 나은 방식으로, 더 좋은 해법과 함께 표출될 겁니다. 젊은 세대가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숨 막혀 하지 않고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을 때, 젊은 세대는 그들이 교육받고 살아온 대구를 떠나기보다 대구에서 정치적인 꿈을, 사업의 계획을, 학문의 기회를 찾을 것입니다. 이준석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여러분 자녀의 이야기입니다. 손자 손녀의 이야기입니다. 아니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을 미래의 젊은 세대의 이야기입니다.

영남 사림의 정신은 왕에게도 직언할 수 있는 용기를 한 축으로, 그리고 퇴계가 26살 어린 고봉과 서찰로 7년간 논쟁하면서 꼰대스럽지 않았던 자유분방함을 또 다른 축으로 합니다. 이 두 개의 축을 다시 구축해서 다시는 지지 않을, 앞장서서 개혁하는 민주적인 정당을 만들어서 대구시민들께 보답하겠습니다. 더 많은 대구의 시민들이 당원으로 가입해서 책임당원이 되어 주십시오. 그리고 대구의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십시오. 더 많은 자유를 열어주십시오.

곧 추석이 다가옵니다. 올해 추석에는 가족들끼리 모여서 그간 못다 한 대화를 하시고 잠시는 노소가 둘러앉아 젊은 세대가 바라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나눠주십시오. 그들은 배울만큼 배웠고, 여러분이 사랑하는 만큼 공동체를 사랑합니다. 그들에게 말할 공간을 열어줄 때, 그들은 마음을 엽니다.

보수정당을 바꾸기 위한 노력, 피하지 않고 대구에서 더 가열차게 해나가겠습니다. 여러분이 도와주시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이 길을 가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도와주신다면 그날은 더 일찍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

ycy148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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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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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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