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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좋은 불가리아 와인 뜬다...코로나19로 와인시장 다변화

기사입력 : 2022년05월04일 09:16

최종수정 : 2022년05월04일 09:35

혼술·홈술족 증가로 가성비 좋은 와인 찾는 경향 뚜렷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코로나19가 인류 문화에 끼친 영향은 이루 헤아릴 수도 없이 크고 많지만, 음주 문화 역시 커다란 변화를 맞았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가장 뚜렷한 변하는 역시 '혼술족'의 대폭 증가라 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한 여러 제약으로 나타난 사회상이다.

'롯데멤버스'의 21년 8월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술을 마신다는 혼술(홈술)족이 무려 83.6%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주종을 보면 와인> 맥주> 양주> 소주> 전통주의 순서를 보였는데, 와인은 코로나 이전보다 소비량이 두 배 증가했다. 일부 편의점의 경우 와인 매출이 코로나 이전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와인 소비가 크게 확대되면서 소위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수요와 관심 역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 와인은 코로나 이전보다 가격이 매우 오른 상태이고, 재고 보틀이 계속 줄어드는 와인의 특성상 가격 역시 계속 상승세다. 

이에 따라 와인 애호가들은 어느 보틀이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것인지, 즉 가성비에 대한 관심이 그 무엇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와인의 종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기왕이면 보다 저렴한 돈으로 가성비 높은 와인을 구입해 비축하려는 욕구가 그만큼 크다.

이런 차원에서 한 때 칠레 와인이 각광을 받았고, 최근에는 새로운 국가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불가리아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불가리아 와인들이 진열된 '루얼' 전시대의 모습. 2022.05.04 digibobos@newspim.com

지난 4월 29일 오후 와인 편집숍 '루얼(Luolle)'의 잠실새내점에서는 좀 독특한 모임이 열렸다. 와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불가리아 와인 소개 간담회가 개최된 것. 루얼의 이날 행사는 불가리아 와인협회가 직접 후원, '줌'의 온라인 화면으로 불가리아 와인 생산자들이 불가리아 와인의 특성과 장점, 와이너리를 직접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불가리아 와인협회 관계자와 와이너리 대표들이 불가리아 와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05.04 digibobos@newspim.com

불가리아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요구르트와 장수 마을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불가리아는 장미와 라벤더 생산 세계 1위의 국가로 글로벌 코스메틱 회사들이 입도선매 해 갈 정도로 친환경 농업국가다. 일부 프랑스 와이너리에서는 장미를 포도 농사의 병충해에 대한 인디케이터로 사용한다. 그런 '장미 재배' 세계 1위 국가이다 보니 포도 농사 역시 매우 뛰어나다.

다만, 불가리아가 지금까지 별다른 주목의 대상이 되지 못했던 것은 뛰어난 토양에서 수확한 포도의 프로듀싱 능력이 뒤졌기 때문이다. 와인은 떼루아가 1차적으로 중요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전적으로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 하는 프로듀싱 능력에 의해 품질이 결정된다. 그랑프뤼급 포도라고 해도 프로듀싱이 엉망이면 싸구려 테이블 와인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관심 대상조차 되지 못했던 불가리아 와인이 서서히 기지개를 편 것은 불가리아가 2004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고, 2007년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된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EU에 속하게 되면서 비로소 서유럽 와인 생산자들의 불가리아 진출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불가리아의 유명 와이너리들은 대부분 그 역사가 20년 남짓이다. 

그렇게 역사가 짧은데, 불가리아 와인은 과연 어떤 경쟁력을 갖고 있을까. 불가리아 와인협회의 갈리나 미포루우(Galina Miforou) 매니저는 29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이에 대해 다음의 3가지 요인을 들었다. 첫째는 우수한 품질, 둘째는 포도 종류의 다양성, 마지막으로 저렴한 가격이다. 첫째와 둘째는 으레 등장하는 경쟁력의 기본 조건이고, 마지막으로 나온 저렴한 가격을 주목해야 한다. 

불가리아는 여전히 국민1인당 총소득이 1만달러에 못 미치는 개발도상국이다. 우리나라가 GNI 1만 달러가 안 되던 시절의 모습을 연상하면, 지금 불가리아의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실정이 이렇다보니 인건비가 서유럽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저렴하다. 와인은 노동집약적 산업이다. 가지치기와 포도 수확은 일일이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기계가 절대로 대신 할 수 없다. 포도를 으깨 착즙을 하기 전 단계에서 포도 줄기를 얼마만큼 포함시키냐는 것이 매우 중대한 요소일만큼 섬세한 손길이 가야 한다. 따라서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사실은 와인산업의 경쟁력에 매우 큰 변수로 작용한다. 

사실 '루얼'에서 불가리아 와인을 수입하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불가리아 와인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전인미답 상태였다. 불가리아 와인이 아니더라도 알아야 할, 맛 보아야 할 와인은 넘쳐났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와인시장 역시 크게 변화했고, 이제 애호가들이 가성비를 좇아 불가리아로 시선을 돌리게 된 것이다.

'루얼'의 이차형 대표(46)가 불가리아 와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불가리아 여행이 계기가 됐다. 여행 중 우연히 '에니라(Enira)'라는 와인을 마셨는데, 그 와인에서 프랑스 보르도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 생테밀리옹의 향취가 진하게 느껴졌다. 이 대표는 마침 불가리아 방문 직전 보르도 생테밀리옹을 다녀왔던 터라 더욱 그 연관성을 크게 느낄 수 있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불가리아 와인 포도 품종을 설명하고 있는 '루얼' 이차형 대표. 2022.05.04 digibobos@newspim.com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전 주불가리아 신부남 대사가 불가리아 와인과 불가리아의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05.04 digibobos@newspim.com

"어, 이거 봐라?" 하는 마음으로 그 와인 생산자를 알아보았더니 에니라를 만든 '도멘 베사벨리 Domaine Bessa Valley)'의 소유주가 바로 보르도 생떼밀리옹 프리미에 그랑크뤼 클라세(Saint-Emilion Premiers Grands Crus Classes : Class B)인  샤토 까농 라 가플리에르(Chateau Canon La Gaffeliere)와 라 몽도트(La Mondotte)의 오너 스테판 폰 네이퍼그 백작(Count Stephan von Neipperg)이었다.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선정한 2018년도 최고 와인 2위가 바로 샤또 까농 라 가플리에르다.

스테판 백작은 몽펠리에( Montpelier)에서 와이너리 및 양조학 학위를 받았고, 6개의 보르도 그랑크뤼 와이너리를 소유한 '와인 타이쿤'이다. 따라서 베사벨리 와인은 생떼밀리옹을 잘 아는 오너가 생떼밀리옹과 가장 비슷한 떼루아를 찾아서 불가리아에서 만드는 생떼밀리옹 스타일의 와인이다. 프랑스 자본, 기술력과 불가리아의 저렴한 땅값과 인건비로 가성비 최고 수준의 와인이 탄생한 것이다.

'에니라 2016' 빈티지에 반한 '루얼'의 이차형 대표는 바로 베사밸리와 수입 계약을 맺었고, 그렇게 불가리아 와인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루얼'이 내세우는 불가리아 대표상품 2탄은 '샤또 콥사(Chateau Copsa)'의 와인들이다. 

샤또 콥사는 와인 제조를 예술로 생각하는 민코프(Minkov) 패밀리에서 운영하는데, 포도 재배에서 바틀링까지 와인 제조 전 과정을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하는 와인 패밀리다. 지금은 3대째인 페티야(Petia)가 대표를 맡고 있다. 샤또 콥사는 포도 재배를 아이 키우기처럼 정성을 들여 인내와 헌신을 쏟아 붓는다. 자손들을 위해 최고의 떼루아를 골랐는데, 로즈밸리의 독특한 캐릭터가 상쾌한 부케를 선사하고, 장미·라벤더·아로마틱 허브 향이 배여있다.

화이트 와인의 대표주자 '식스(6IX)'는 리미티드 에디션이고, 6개의 선택된 최고의 배럴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배럴당 300병 가량이 만들어지기에 연간 1800병만 만들어진다. 최고의 와인으로 꼽히는 로마네 꽁티의 생산량이 연간 6천병이니, 얼마나 작은 양인지 알 수 있다. 사실상 패밀리 음주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한국으로 1500여병이 수입되고, '루얼'에서만 단독 판매한다. 그래서 수입하자마자 바로 솔드아웃 되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루얼의 최고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레드 와인의 대표주자인 '루즈(ROUGE)'는 까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를 절반씩 블렌딩했다. 이 와인은 가히 '신의 물방울'이라 할 수 있는 가성비 끝판왕이다. 가격은 18만원대이지만 보르도의 40만원대와 비교해도 절대 안 밀린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가성비 끝판왕 샤토 콥사의 레드와인 대표주자 '루즈'. 2022.05.04 digibobos@newspim.com

와인은 진한 루비 색상으로 잘 익은 레드·블랙 과일향미와 가죽·육류·감초 향의 컴플렉스 아로마를 보여준다.  매우 잘 균형 잡힌 바디로, 미묘하고 근육질이며, 타닌은 오크및  병 숙성으로 실키하고 벨벳처럼 부드럽다. 여성 와인 메이커인 마들렌 쿠즈마노브(Madlen Kuzmanov)가 2005년 와이너리의 시작과 함께 모든 와인 메이킹을 책임지고 있으며 그녀의 섬세한 감각에서 태어난 현대 불가리아 와인은 새로운 중흥기를 열어가고 있다.

이날 불가리아 와인 설명회를 주최한 '루얼' 이차형 대표는 "이번은 전문가 행사였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도 열 계획"이라며 "특정 산지 와인에 대한 편견이나 집착을 버리면 훨씬 더 풍성하고 가치 있게 와인을 즐 길 수 있다. 가성비 좋은 와인을 발견할 때의 기쁨이란 마치 보물을 얻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루얼'은 운송비가 훨씬 비싸도 와인 수입을 모두 항공 운송 아니면 리퍼(냉장) 컨테이너로 한다. 일반 컨테이너로 운송하면 운반 도중 와인이 피곤해지면서 맛이 변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와인은 일반 컨테이너가 70%, 항공 운송이 20%, 리퍼(냉장) 컨테이너가 10%의 비율이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불가리아 와인 테스팅. 2022.05.04 digibobos@newspim.com

이날 모임에는 전 주불가리아 대사를 지낸 신부남 불가리아한인회 회장이 찬조 출연해 불가리아의 특성과 와인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신부남 전 대사는 "아직은 서유럽 중심의 여행문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갈수록 우리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틀림없이 불가리아와 같은 청정지역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훌륭한 와인까지 있으니 더 금상첨화가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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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12단 '승부수'..."파운드리 2분기 반등"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뺏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하이닉스 보다 먼저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격적인 HBM 시장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HBM3E 제품에 있어 12단이 아닌 8단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많은 상황이라 HBM3E 12단 제품의 앞선 양산 전략이 맞아 떨어질 진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HBM3E 8단 2분기말부터 매출 발생"...아직 시장 의구심 남아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업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하고 있고, 2분기 중 양산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현재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AI반도체로 불리는 HBM에 대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이 시장에 적기에 대응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보다 시장 대응에 한발 늦긴 했지만, HBM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빠르게 SK하이닉스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엿볼 수 있는 HBM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 전략은 SK하이닉스가 HBM3E 8단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HBM3E 12단을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양산해 HBM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고객이 원하는 HBM3E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서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을 2분기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공급으로 이어질 진 아직 미지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발표에서 구호적으로 HBM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말했는데, 아직까진 고객 승인이나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의구심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공급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고객사와 공급 합의를 완료했다"면서 "내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공급할 계획이고,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판매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1분기 저점, 2분기 반등 매출성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의미 있는 점은 역대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4나노미터 공정에 있어 수율은 안정화시켰다. 이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되는 한편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공정 2, 3나노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고, 특히 4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에 따라 티어 1고객을 중심으로 제품 생산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이로 인해 역대 동기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는 점진적 시황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됨에 따라 매출은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테일러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역시 단계적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 고객 수주 상황에 맞춰 미국 테일러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맞물려 5개 분기 만에 반도체 사업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DS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68% 늘었다. 전체 실적 기준으론 매출액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13%늘고 영업이익은 932% 급증했다.   abc123@newspim.com kji01@newspim.com 2024-04-3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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