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유엔 안보리 "SK에너지 유류 1만t, 불법 환적 거쳐 북한 유입"

기사입력 : 2022년04월29일 09:57

최종수정 : 2022년04월29일 09:57

대북제재위 전문가패널 "목적지 신중히 살폈어야"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SK에너지의 유류 약 1만t이 선박 간 불법 환적 방식을 통해 북한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들이 밝혔다.

2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SK에너지 측은 정상적인 거래였고 제재 위반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목적지가 '공해상'으로 표기되는 등 이미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와드' 호와 선박 간 환적을 한 북한 유조선들이 북한 항구에 유류를 하역하는 장면이 담긴 위성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산1호와 은흥호, 신평2호, 삼종2호. 2022.4.29 [사진=UN 전문가패널 보고서/VOA]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해 SK에너지와 타이완 선박 사이에 이뤄진 두 차례 유류 거래에 주목했다.

전문가패널은 올해 연례보고서에서 "타이완 소재 '청춘해운'이 연관된 제재 위반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며 유엔 회원국 1곳의 정보를 인용해 청춘해운이 운영 중인 유조선 '선와드' 호가 지난해 3월과 4월 북한 선박으로 유류를 환적했다고 지적했다.

또 청춘해운이 다수의 페이퍼 컴퍼니(Shell companies)를 소유하고 있다며, 이 중 한곳인 '에버웨이 글로벌'이 문제의 유류를 구매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그런데 전문가패널이 별도로 공개한 2건의 선하증권(Bill of Lading)을 통해 해당 유류를 판매한 주체가 SK에너지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로 이들 선하증권 2건은 화주(Shipper) 즉 화물을 판매하고 이를 선박까지 송부하는 역할을 맡는 주체를 SK에너지로 표기하고 있으며, 화물을 전달받는 주체 즉 수하인(Consignee)을 '에버웨이 글로벌'로 명시했다.

거래 물품은 가스오일(Gas Oil)로 3월과 4월분 각각 4989.252t(3월)과 4553.403t이며, 운송은 '선와드' 호가 타이완 타이중 항구에서부터 맡는다고 적혀 있다.

아울러 해당 화물의 목적지 항구는 2건의 선하증권 모두 '공해상(High Sea)'으로 나타났다.

선하증권 내용만을 살펴본다면 SK에너지가 두 차례에 걸쳐 유류 약 9542t을 타이완 회사에 판매하고, 이 유류는 타이완 회사가 운영하는 유조선 '선와드' 호에 실려 공해상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패널은 '선와드' 호에 실린 해당 유류 1차분(4989t)이 작년 3월 30일과 31일 사이 불법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방식을 통해 북한 깃발을 단 '신평2' 호로 옮겨졌으며, 다음날인 3월 31일과 4월 1일 사이 또다른 북한 유조선 '안산1' 호로 환적됐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4월에 판매된 유류 2차분 역시 같은 해 4월 6일과 7일 사이 '선와드' 호에서 북한 선박 '은흥' 호로, 또 다음날엔 '삼종2' 호로 환적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패널은 '선와드' 호로부터 유류를 건네받은 4척의 선박들이 북한 남포와 청진, 함흥 항으로 이동해 해당 유류를 하역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위성사진 4개를 함께 공개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에 반입 가능한 정제유를 연간 50만배럴, 톤(t)으로는 약 6만2500t으로 제한하고, 유류를 반입한 나라들이 매월 이 양과 운송 수단 등을 보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 같은 정상적인 방법 대신 공해상 선박 간 환적을 하는 방식으로 매년 상한선을 크게 초과하는 유류를 반입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SK에너지가 판매한 유류는 연간 허용치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지만 불과 4~5일 만에 아무런 보고를 거치지 않은 채 북한으로 유입됐다. SK에너지가 판매한 유류는 한국에서 정제돼 SK 에너지 타이완 지사로 옮겨져 관리돼 온 제품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 측은 판매자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구매자가 대북제재에 연루된 사안이라며 대북제재 위반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전날 VOA에 "물건을 판매할 땐 FOB(본선인도) 조건에 따라 물품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확인하고 있지만 대용량으로 판매되는 석유제품은 목적지를 바꾸더라도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안과 관련해 전문가패널 측의 조사에 협조하고 자료도 제출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최종적으로 (타이완 거래 업체가)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더 이상의 거래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 선박 업계는 몇 가지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최초 유류가 거래될 당시 구매자 측이 '공해상'을 목적지로 지정한 사실에 주목하면서 SK에너지가 좀 더 신중하게 관련 내용을 살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운업계 전문가인 이동근 우창해운 대표는 "일부 유조선들이 공해상의 원양 어선을 대상으로 주유를 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공해상'을 목적지로 하는 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볼 순 없다"며 "그러나 주변에 주유 가능 항구가 많은 타이완 인근 해역에서 원양 어선 등이 유조선을 통해 유류를 공급받는 게 일반적인 일이 아니다. 규모가 있는 한국 기업으로선 좀 더 신중히 살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SK 에너지 측이 판매한 유류가 실제 인근 해역의 선박들에 주유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연료인지도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만약 선박에 주유할 수 없는 유류제품을 최초 판매한 것이라면 '공해상'이라는 목적지에 더욱 의구심을 가졌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재무부 등 미국의 관련 부처들은 과거 여러차례 전 세계 해운업계가 의도치 않게 대북제재 위반에 연루될 가능성에 대해 여러차례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재무부는 지난 2019년 국무부, 미 해안경비대와 합동으로 발표한 '북한의 불법 선적 행위에 대한 주의보'에서 "각 화물 수령인과 거래 대상은 북한의 유조선에 유류를 공급하지 않도록 하고 정유회사는 그 공급망에 속한 회사들의 실사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재무부 등은 이듬해인 2020년 5월 내용을 대폭 보완한 주의보를 추가로 발행하고 "선박과 화물, 출발지, 도착지 그리고 거래 상대편 당사자를 포함해 관련 항해에 대한 상세 정보를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이들 보고서는 모두 한국어로 번역돼 전 세계 해운업계에 배포됐다.

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유엔 회원국들은 제재 위반을 막기 위해 감시와 실사의 강화가 요구된다"며 "재무부의 주의보도 한국을 포함한 유엔 회원국들이 제재 단속에 활용될 수 있는 많은 위험 요소를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확인된 여러 제재 위반 사례들을 언급하며 "이런 사건들은 철저한 수사와 기소, 그리고 모든 허점을 막는 더 엄격한 단속의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음주 뺑소니' 김호중 "구속심사 일정 미뤄달라"...법원 기각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수 김호중 씨가 공연 일정을 이유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김씨 측 요청을 기각했다. 김씨 측은 23~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위해 기일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예정대로 오는 24일 오전 11시30분부터 김씨의 소속사 대표 이광득 씨, 소속사 본부장 전모 씨, 김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치고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지하주차장을 통해 취재진을 따돌린 김호중은 오후 4시 경 2시간 가량의 조사를 마쳤으나 경찰이 '비공개 출석' 특혜논란으로 지하주차장 이용을 불허하자 귀가를 거부해왔다. 2024.05.21 choipix16@newspim.com 전날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임일수 부장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치상, 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술을 마신 채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소속사 대표 이씨는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매니저에게 경찰에 대리 자수하라고 지시하고, 본부장 전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폐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고 당일 김씨의 만취 운전 증거를 확보했지만, 뒤늦은 측정으로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음주운전 대신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했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조직적·계획적인 증거인멸·범인도피 사법방해행위로서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인멸의 우려도 큰 만큼, 서울중앙지검은 경찰과 긴밀히 협조하여 엄정하게 대응해왔으며, 향후 수사에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4-05-23 13: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