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내 말과 글 담당..."그대로 있기에는 좀 먼 길"
"그는 정직·성의·지극 하루하루 실천"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신동호 청와대 연설비서관은 24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권력욕없이 새로운 세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고, 홀로 그렇게 했다"고 소개했다.
신 비서관은 이날 자신의 SNS에 "너무 착하다 한다. 그렇지 않다"며 "권력으로만 할 수 있다, 권력에 취한 목소리들 안에서 오직 마음을 얻기 위해 다른 삶을 살았을 뿐"이라며 지난 5년간 지켜본 문 대통령을 회고했다.
신 비서관은 시인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연설비서관에 임명돼 지난 5년 내내 문 대통령의 연설과 회의발언, 간단한 코멘트, 메시지, 저술 등을 담당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19일 만에 청와대에서 만나 만찬 장소인 상춘재 앞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SNS]2022.03.28 photo@newspim.com |
신 비서관은 "다른 모습으로 산다는 것은 말로 가능하지 않다. 오직 태도다. 그는 몸에 밴 그대로 했다. 권력을 나누는 일이 우리에게 너무 이른지 모른다"며 "그는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며 고개 숙이고, 믿었다. 평범함이 가진 위대함, 법 없이도 살 사람들의 세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패는 그 시대의 것이 아니고, 객관적이지도 않다. 동기의 순수성만이 시대를 관통해 가치를 만든다"며 "같은 사건에 대한 다른 기억, 같은 말에 대한 다른 해석 그 앞에 성패를 묻는 일은 부질없다. 그는 정직, 성의, 지극으로 하루하루 실천했다"고 표현했다.
신 비서관은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의 노벨문학상 수상소감을 언급하며 '태도'에 대해 조명했다. 그는 "누군가 한 사람, 품위를 잃지 않고 있다면 우린 갈 수 있다. 다른 모습으로 사는, 수많은 평범함들에게 용기가 된다"며 "들풀과 대화하며 아무것도 아니게 사는 일, 그것은 권력욕 없이 새로운 세계에 도달하기까지 남겨진 한걸음"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를 통해 청운대 쉼터에 도착해 산행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020년 11월 1일 북악산 북측면 개방에 이어 오는 6일부터 남측면을 개방해 북악산 전 지역이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된다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2022.04.05 photo@newspim.com |
이어 "시작과 끝에 오직 진실과 양심을 남겨두는 일이다. 우리의 품위가 잘 지켜지도록, 스스로 삼가는 일"이라며 "그는 인내한다. 자발성에 이르러야 진정 변화"라고 했다.
끝으로 신 비서관은 "대통령을 다 알 수는 없다. 8년 가까이 주변을 서성이며 느낀 저의 마음일 뿐"이라며 "저는 이제 작은 방으로 돌아간다. 모든 것이 그대로 있어주기에는 좀 먼 길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나는 잘 안다. 아버지가 자기 자신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아버지가 되길 원했던 것이다"라는 터키의 작가 오르한 파묵의 말을 언급하며 회한으로 간직한다고 전했다.
강원 화천에서 태어난 신 비서관은 강원고 3학년 때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했다. 한양대 국문과 재학 당시 1년 후배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함께 학생운동을 했다. 2012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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