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업본부 신설...전문가 영입
다수 신약 파이프라인 보유, 기술 수출 노릴 듯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조직 개편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 개척에 시동을 걸었다. 윤 부회장은 대표이사로 취임 후 연구개발(R&D)에 투자를 늘리면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이를 기반으로, 윤 부회장은 수출 성장을 리드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실적 100억원대...글로벌사업본부 신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글로벌사업본부를 새롭게 만든다. 글로벌사업본부는 글로벌 사업 개발 분야와 수출입, 미국 법인 'IUIC(ILDONG USA Innovation Center)' 관련 업무 등을 맡게 된다. 회사 측은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차원에서 IUIC 설립을 준비 중이다.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면, 효율적으로 투자 유치를 할 수 있고 다국적 제약사와도 협력도 가능하다. 미국은 유럽과 함께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으로 꼽히는 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전 세계적으로 공인된 허가 기관으로 평가된다. 일동제약이 미국을 택한 배경이다.
[사진=일동제약 제공] |
윤 부회장은 글로벌사업본부 신설을 통해 완제·원료 의약품 수출을 넘어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술 수출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측된다.
윤 부회장이 2016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생긴 일동제약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때 수출 실적은 34억원에 불과했다. 윤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첫 해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81억원으로 급성장했다.
내수 중심의 업계 분위기 탓도 있지만 수출 실적은 수년째 1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2018년 78억원 ▲2019년 104원 ▲2020년 171억원 ▲2021년 126억원 등이다.
현재 일본·태국·필리핀·중동·남미 등에 케미컬의약품(합성의약품), 원료의약품 등을 수출하고 있다. B형 간염 신약 '베시보' 등 일부 제품의 경우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와 라이센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사실상 수출 성과는 미흡한 셈이다.
◆R&D 투자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글로벌 진출 준비
이번 조직 재편은 윤 부회장의 R&D 확대 기조와도 무관하지 않다. 1941년 설립된 일동제약은 종합비타민 '아로나민'과 국내 최초 유산균제 '비오비타'로 유명하다.
윤 부회장은 일찌감치 늘어난 수익을 R&D에 재투자하면서 글로벌 확장 의지를 내비쳤다. 일동제약은 201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일동제약의 매출액은 5601억원이다.
윤웅섭 일동제약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일동제약 제공] |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동제약의 R&D 비용은 483억원(매출액 대비 10.5%)→547억원(10.9%)→574억원(11.1%)→786억원(14%)→1082억원(19.3%)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에만 굵직한 다수의 신약 임상이 예정돼 있다.
먼저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의 경우 독일에서 건강한 사람과 당뇨병 환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일동제약은 3분기 안에 건강인 대상 임상 1상을 끝내고 하반기에 환자 대상 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당뇨병 시장은 2026년 기준으로 약 105조원으로 추정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도 연내 해외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는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된 제품이 없어 개발에 성공한 다면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시장은 2026년 약 25조원으로 추산된다.
일동제약은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이재준 부사장이 영입했다. 그는 미국 경영컨설팅 업체인 AT커니,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동아에스티, 영진약품 등을 거치며 다수의 글로벌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업계에선 동아에스티에 근무하던 2016년 미국 제약사 애브비와 6000억원대 항암 신약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주목을 받았다. 일동제약에서도 기술 수출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진출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라고 말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