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스무 살의 시작을 제가 좋아하는 좀비물, 그리고 넷플릭스와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기쁘죠(웃음)."
넷플릭스에서 '킹덤'에 이은 좀비물을 선보였다. 동명 웹툰 원작인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을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을 홀렸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 박지후는 자신보다 친구를 더 소중히 챙기는 남온조로 분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박지후 [사진=넷플릭스] 2022.02.09 alice09@newspim.com |
"오디션을 봤을 때 감독님이 저와 온조의 비슷한 부분을 많이 봐주신 것 같아요. 오디션 때 온조랑 나연이 역할을 받아서 리딩을 했었거든요. 감독님이 저한테 '어떤 역할이 더 잘 맞는 것 같느냐'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망설임 없이 온조라고 답했어요(웃음). 나연을 연기하기엔 제가 연기 경험이 부족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이번 작품은 공개 단 10일 만에 넷플릭스 TV(비영어) 부문(9일 기준)에서 역대 시청 시간 순위 다섯 번째를 기록하며 뜨거운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촬영하면서 모든 제작진, 스태프, 그리고 배우들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했어요. 좋은 성적이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 거라곤 생각 못했죠(웃음). 그간 국내에 좀비물은 많았지만 학생들이 나오는 건 없었잖아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무기로 싸우고, 살아남기 위해 뭉치는 모습을 흥미롭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박지후가 맡은 남온조는 소방관 아버지와 둘이 사는 인물로 청산(윤찬영)과는 절친한 사이로 나오는 인물이다.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자신보다 친구를 더 생각하는 마음을 지녀 답답을 사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박지후 [사진=넷플릭스] 2022.02.09 alice09@newspim.com |
"온조는 정말 감정적인 면도 크고, 본인보다 주변을 더 챙기는 스타일이었어요. 그런 온조의 성격이 마냥 답답하게만 느껴지지 않게 노력했고요. 경험이 아직 부족한 학생이고, 친구가 너무 소중하기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온조를 보고 답답하다고 느끼셨겠지만, 본체 박지후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하하."
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극이 진행된 만큼, 모든 이야기는 학교에서 발생한다. 좁으면서도 넓은 공간에서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만큼, 남다른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급식실 장면을 찍을 때 좀비 분장을 처음 봤었거든요. 정말 사람 몸이 굳더라고요. 급식실 유리문에 걸려 넘어지고, 그 위로 쏟아지는 좀비를 보면서 진짜 무서웠어요. 또 방송실에서 좀비가 창문을 깨는 장면이 있었는데, 의식하면 안 되니까 저희끼리 정말 신경 안 쓰고 연기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창문이 깨지는 그 장면도 너무 놀라고 무서웠죠."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 고등학교에서 고립된 이들과 그들을 구하려는 자들의 이야기를 벌인 작품이지만,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로맨스도 펼쳐진다. 또 심각한 상황에서 작게 터지는 웃음 포인트로 인해 국내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박지후 [사진=넷플릭스] 2022.02.09 alice09@newspim.com |
"'지우학'을 찍을 때 저도 10대였거든요. 대본을 보면서 '왜 이런 대사를 하지?'라는 생각은 전혀 못했던 것 같아요. 10대라서 정말 순수하게 그런 반응들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 상황이여도 그랬을 것 같고요(웃음). 학생들은 정말 심각한 상황에서도 장난칠 수 있는 나이라 생각해요."
'지우학'은 단순 좀비물은 아니다.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사고에도 집중했다. 학교폭력, 이를 방관하는 어른과 살아남기 위해 남을 희생하는 이기심을 아이들의 모습으로 녹여냈다.
"학생들이 이런 사태에서 삶과 죽음을 생각하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 또 우정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함께 살기 위해 서로를 의지하는 걸 보여드리면서 시청자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 것 같아요. '그 상황에 내가 처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좀비물에서 죽음은 빼놓을 수가 없다. 작품에서도 많은 등장인물이 서로를 지켜내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다. 그중에서도 온조는 소중한 사람을 많이 떠나보낸다. 그는 "아빠의 죽음이 제일 아렸다"고 털어놨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배우 박지후 [사진=넷플릭스] 2022.02.09 alice09@newspim.com |
"매 장면마다 감정신은 있었지만, 아빠를 떠나보내는 게 너무 마음 아팠어요. 꼭 살라고 외치면서 아빠가 떠나는데, 그 장면 이후로 연기 고민도 커지더라고요. 아빠를 위해서도 정말 잘 살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감독님과, 선배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요. 또 시즌2가 한다면 청산이가 살았으면 좋겠어요. 인간으로 살아있진 않겠지만 온조가 아직 청산이 고백에 답을 못했잖아요. 시즌2에서 청산이와 온조의 서사가 더 있을 것 같아요. 하하."
10대에 '지우학' 촬영을 시작해 스무 살에 작품이 전 세계에 공개됐다. 새해 첫 출발을, 스무 살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열어 낸 박지후에게 이번 작품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스무 살의 시작을 제가 너무 좋아하는 좀비물로, 그리고 넷플릭스로 시작할 수 있게 돼 감사해요. '지우학'을 시작으로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요. 이제 성인이 됐으니 성숙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배욱 되고 싶고요. '지우학'에서 온조뿐 아니라 많은 캐릭터들이 다소 답답하셨을 수도 있으셨을 텐데, 실제 모습들은 너무 사랑스럽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하하."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