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법상 운전자 폭행·증거인멸 교사혐의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이 택시 운전기사 폭행 혐의로 16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박규형 부장검사)는 이날 이 전 차관을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과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차관은 지난해 11월 6일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운전 중인 택시 기사의 목을 움켜잡고 밀치는 등 폭행을 가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1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1.26 yooksa@newspim.com |
또 이 전 차관은 택시기사와 합의한 후 택시기사에게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해 증거인멸을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택시기사는 11월 9일 경 경찰에서 피해자 조사를 받던 중 피고인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한 동영상을 삭제해 증거를 인멸했다.
이 사건은 발생 직후 경찰에서 내사 종결됐지만 이 전 차관이 지난해 12월 초 차관직에 임명된 뒤 외부에 알려지며 재수사가 이뤄졌다. 이 전 차관은 지난 5월 말 사의를 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증거인멸 경위 및 경찰의 운전자폭행 사건 내사종결 과정에서의 외압 여부 등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철저히 수사해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위한 협의체 등 운영에 관한 지침(대검 예규)에 따른 부장검사회의를 통해 법리 및 사실관계 인정 등에 관해 신중히 검토해 의사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운전자폭행 사건의 담당 경찰관을 특수직무유기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담당 경찰관의 상관인 경찰서장, 형사과장, 형사팀장에 대해서는 동영상의 존재를 보고받지 못했고, 부당한 지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특가법위반(특수직무유기) 내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하고, 지방경찰청장에 대해서는 각하 처분을 내렸다.
택시기사에 대해선 폭행 사건의 직접 피해자인 점, 가해자와 합의한 후 그 부탁에 따라 동영상을 지우게 된 점 등 참작해 같은 날 '기소유예'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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