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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탐정·무야홍·귤희룡이라 부르세요" 애칭으로 표심 잡는 野 주자들

기사입력 : 2021년09월19일 08:32

최종수정 : 2021년09월19일 08:32

네티즌 자발적 움직임·놀이 문화 자리
홍준표·윤석열·원희룡 별명 다채로워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엉덩이 탐정, 무야홍, 귤희룡, 유치타, J형으로 불러주세요"

2030세대를 중심으로 번진 '무야홍(무조건 야당 대선 후보는 홍준표)' 열풍 등 어느 때 보다 뜨거운 대권 주자들의 '애칭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는 이미 '별명 부자'로 자리했다. 

과거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은 진중함에 안정감을 주는 이미지 전략을 구사했지만, '정치도 하나의 놀이'로 접근하는 MZ세대의 영향력이 커지며 각 후보들은 스스로를 낮추며 친근한 이미지로 접근하는 애칭을 즐겨 사용하고 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TK지역 3박4일 일정에 나선 국민의힘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무야홍' '홍준표'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답례하고 있다.[사진=홍준표 캠프] 2021.09.11 nulcheon@newspim.com

◆ 최대 수혜자는 홍준표…기존 홍카콜라 이어 '무야홍'까지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무야홍'을 연호하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과거 MBC의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유행어인 '무야호'에서 진화한 '무야홍'뿐 아니라 '무대홍(무조건 대통령은 홍준표)'이라는 별명으로 이어지며 2030 지지 기반까지 탄탄해진 상황이다.

홍 후보를 둘러싼 이른바 '별명 폭포'와 젊은이들의 호응에 대해서는 두가지 진단이 따라온다. 첫번째는 직설화법으로 대표되는 홍 후보의 유머감각과 또 정책적으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종합됐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와 통화에서 20대의 홍준표 선호 현상에 대해 "특히 20대의 경우 과거 홍준표란 이미지가 없고 아예 무(無)의 공간"이라며 "(앞서 대선 때 그를 알지 못했던) 20대 입장에서 볼 때는 여기 신선한 정치인이 있다고 다가올 수 있고, 그런 것들이 종합이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 후보는 국회의원을 200명으로 감축하는 것과 함께 입시를 정시 위주로 바꾸고 고시를 부활, 징병제는 모병제와 지원병제로 전환 검토하자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맞물려 20~30대를 모두 포괄한 연령대에서 이 같은 현상이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은 것의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무야홍의 인기가 연일 커지고 있는 데는 홍 의원이 잇단 당내 갈등 속에도 이준석 대표의 편에 섰기 때문이라는 시각 역시 많다. 무야홍, 준스톤(이준석 당대표의 별명)을 외치는 네티즌들 사이에 '당원가입 인증'이 이어지는 것 역시 맥락을 같이 한다.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5일 초선의원 공부 모임에서 "당원 가입 인증이 하나의 놀이가 되는 이준석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 또한 14일 페이스북에서 " '이준석 마케팅'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준석 대표로 상징되는 20~30대, 중도, 수도권으로의 국민의힘 지지 영토의 확장은 안정적인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30대의 지지율 확장은 대단히 고무적이다"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열린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해 웃고 있다. 2021.09.12 yooksa@newspim.com

◆ 윤석열, 엉덩이탐정부터 윤돌핀까지 수많은 별명 가져 

2030이 대선을 일종의 놀이로 여기고 자발적으로 대선 주자들의 별명을 생산하는 가운데 야당 내에서 홍 후보와 대척점을 이루는 윤석열 후보의 별칭 역시 매우 많다.

윤석열 후보 스스로 자신과 닮은 캐릭터인 '엉덩이탐정'에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고, 반려견 '토리'의 이름을 딴 '토리아빠'로의 일상을 공개하는 등 지지자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다만 온라인 정서는 엉덩이탐정이나 토리아빠보다는 '돌고래', 그리고 돌고래에서 인용한 '윤돌핀'쪽에 무게를 더한 모습이다. 가끔씩 '윤스톤'이란 별명도 등장하는데 이는 이준석 대표의 이름 '석'자를 '스톤'으로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름의 글자에서 따온 별명이다. 

윤스톤 외에 온라인에서 종종 쓰이고 있는 돌고래와 윤돌핀은 사실 윤 후보에게는 달갑지 않은 별명일 수 있다. 윤 후보 이외의 후보를 지지하는 네티즌들이 선호하는 별명이기 때문이다. 이 별명은 지난 8월 윤석열 캠프의 돌고래·멸치 편가르기에서부터 만들어졌다. 

윤 캠프의 좌장 격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은 당시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못 자란다"며 "멸치,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후보 중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윤 후보를 다른 후보들과 동등한 라인에 세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표가 "멸치와 돌고래에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 올바른 경선 관리"라 응수하며 설전이 벌어졌고 다른 당내 예비 후보들도 "누구는 돌고래고 누구는 멸치냐"며 강력 반발한 바 있다.

후보 개인으로서는 'ㅇㅅㅇ', '엉덩이탐정'에 대한 애착이 큰 것으로 보인다. ㅇㅅㅇ는 윤석열이란 이름의 초성을 표정으로 표현한 것이며  그의 인스타그램 소개란에는 'ㅇㅅㅇ'란 이름의 초성이 적혀 있다.  

또한 윤 후보는 지난 7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후 첫 게시글에 만화 캐릭터 '엉덩이탐정' 그림을 올린 바 있다. 게시글에는 한 어린이가 건넨 엉덩이탐정 그림과 함께 "너의 꿈을 아저씨도 믿어줄게"라는 윤 후보의 화답글도 함께 실렸다. 

지난 9일에도 윤 후보의 인스타그램에는 "그 엉덩이 탐정 아저씨 맞아요"란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윤 후보는 이날 상계동 노일초등학교 앞에서 노란색 조끼를 입고 교통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8.25 kilroy023@newspim.com

◆ '귤'만 붙이면 다 되는 원희룡...유승민의 유치타와 유랑드   

원희룡 후보 역시 야권 대권 주자 사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명 부자다. 

여의도 부캐(부캐릭터)를 여럿 선보이며 조선시대 룡왕, 아이돌연습생 희드래곤, 희룡부동산 사장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연기력의 호평과 별개로 인기를 얻고 있는 별명은 부캐의 이름이 아니다. 대신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별명은 '귤'과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원 후보는 '귤'을 갖다붙이면 무엇이든 완성되는 마법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 원 후보가 제주지사를 지내면서 제주 지역인 특산품인 '귤'을 활용하는 놀이 문화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경선이 본격화되기 전에는 '귤희룡', '귤지사'로 많이 불렸다.

원 후보는 지난달 25일 국민 약속 비전발표회에서 경건한 배경음을 깔고 웅변을 하는 듯한 행보를 택하면서 귤과 할렐루야를 합친 '귤렐루야'란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부캐인 '희드래곤'과 연계해서는 '귤탄소년단'이라 불린 적도 있다.

귤을 인용한 별명 중 대세를 이루는 것은 '귤재앙'이다. 

원 후보는 지난 16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나는 00이다'의 빈칸을 채워 넣는 질문에 "저는 귤재앙이다. 네티즌이 붙여준 이름인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선거에서 다섯번 싸워서 다섯번 모두 이겼다. 민주당이 볼 때는 제가 재앙인 것"이라면서 "민주당 후보로 예상되는 이재명 후보에게 귤재앙의 신맛을 실컷 맛보여 주겠다. 민주당이 만들 수 없는 미래를 귤재앙이 만들겠다"고 피력했다.

원 후보가 자처한 귤재앙은 토론회 직후 커뮤니티에서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히는 등 호응을 얻었다. 귤재앙의 히트에 힘입어 원 후보를 귤이라 부르는 것에서 '한라봉'으로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유승민 후보 역시 별명을 갖고 있다. 한 팬카페에 따르면 그의 별명인 '유치타'는 "국민이 진가를 알아보게 될 때 급상승한다"는 의미로 설명된다. '유치타 이제 열심히 달리자', '오늘도 치타는 달린다'는 응원 댓글 역시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 지지자는 유 후보를 '유랑드'로 부르기도 한다. 유랑드는 유승민과 나랑드사이드를 결합한 단어로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인 홍 후보의 '홍카콜라'를 대적하는 의미, 그리고 청량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일부 지지층이 사용하는 별명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선 예비후보 12명을 대상으로 열린 유튜브 라이브 방송 '올데이 라방'에 출연해 미소 짓고 있다. 2021.09.12 yooksa@newspim.com

◆ "J형 제발 나라 좀 구해줘"...최재형도 'J형' 별명 

이외에도 최재형 후보는 가수 나훈아 씨의 노래 제목 '테스형'을 패러디한 'J형'으로 불린 바 있다. 최 후보의 공보방 이름 또한 'J형 공보방'이다.

J형이란 별명은 지난 7월 초 최 후보의 지지모임 '별을 품은 사람들'이 "형이 나서서 화합과 희생의 정신으로 나라를 구해달라"요구하며 그를 J형으로 부른 데서 나왔다. 조대환 별을 품은 사람들 공동대표는 당시 "J형 제발 나라 좀 구해줘. J형 제발 우리 좀 구해줘"라고 외치면서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대선 주자들의 별명은 인기의 척도를 가늠할 수 있는 요소뿐 아니라 인지도, 노출 빈도를 높이며 선거 승리를 위해 간과할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네티즌이 모든 후보에게 별명을 지어주고 있지는 않다. 지난 15일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가나다순) 후보가 1차 컷오프를 통과했지만 아직 확고한 수식어가 등장하지 않은 후보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별명이라 하면 홍준표 후보를 부르는 것들, 대선주자는 아니지만 이준석 대표를 부르는 '준스톤' 같은 단어부터 단연 떠오른다"며 "사실 후발주자들을 이 같은 별명과 애칭을 획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캠프 자체에서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해도 네티즌의 자체적인 움직임이 아니면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kime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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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12단 '승부수'..."파운드리 2분기 반등"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뺏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하이닉스 보다 먼저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격적인 HBM 시장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HBM3E 제품에 있어 12단이 아닌 8단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많은 상황이라 HBM3E 12단 제품의 앞선 양산 전략이 맞아 떨어질 진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HBM3E 8단 2분기말부터 매출 발생"...아직 시장 의구심 남아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업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하고 있고, 2분기 중 양산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현재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AI반도체로 불리는 HBM에 대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이 시장에 적기에 대응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보다 시장 대응에 한발 늦긴 했지만, HBM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빠르게 SK하이닉스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엿볼 수 있는 HBM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 전략은 SK하이닉스가 HBM3E 8단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HBM3E 12단을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양산해 HBM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고객이 원하는 HBM3E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서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을 2분기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공급으로 이어질 진 아직 미지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발표에서 구호적으로 HBM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말했는데, 아직까진 고객 승인이나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의구심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공급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고객사와 공급 합의를 완료했다"면서 "내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공급할 계획이고,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판매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1분기 저점, 2분기 반등 매출성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의미 있는 점은 역대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4나노미터 공정에 있어 수율은 안정화시켰다. 이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되는 한편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공정 2, 3나노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고, 특히 4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에 따라 티어 1고객을 중심으로 제품 생산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이로 인해 역대 동기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는 점진적 시황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됨에 따라 매출은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테일러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역시 단계적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 고객 수주 상황에 맞춰 미국 테일러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맞물려 5개 분기 만에 반도체 사업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DS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68% 늘었다. 전체 실적 기준으론 매출액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13%늘고 영업이익은 932% 급증했다.   abc123@newspim.com kji01@newspim.com 2024-04-3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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