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실버리슈 계좌 1년 새 '2배'
금 11% 상승 그친 반면 '은 50% ↑'
"새로운 헷지 수단…은 비중 확대 추천"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최근 은 가격이 들썩이면서 실버통장, 실버바 등 은에 투자하려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연초부터 은 통장에는 지난해의 2배 이상인 730억원이 몰리면서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은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4일 간밤 뉴욕상품거래소(COMEX) 상품시장에서 은 3월 인도분은 트로이온스(약 31.1g)당 26.88달러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대비 1.87% 상승했다. 전날 10% 이상 하락에서 반등한 것이다. 지난 1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9.3% 급등한 29.42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2013년 2월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30.5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은값은 3개월 전 22달러, 1년 전 11달러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 들어 30달러를 넘나들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은과 달리 금값은 하락세다. 이날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09% 오른 1832.20달러에 마감했다. 금값은 지난달 5일 1952.70달러로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찍고 1820달러선까지 내려오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대표적으로 은 재테크를 할 수 있는 적립식 통장인 '실버리슈'의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31억원으로, 1년 전 347억원보다 두 배 이상 불어났다. 같은 기간 실버리슈 계좌 수는 7505좌에서 1만5368좌로 7863좌 증가했다.
실물 은인 '실버바'를 판매하는 곳은 신한, 우리, 국민, 농협은행이다. 이 중 농협은행의 실버바 판매 증가가 두드러졌다. 농협은행의 지난 1월말 실버바 판매량은 4281만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972만원에서 4배 이상 증가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2019년부터 실버바 판매를 시작해 다른 은행에 비해 비교적 늦게 뛰어들었다.
최근 은값 상승세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토론방에 기반을 둔 개인투자자들이 미국의 게임 관련 유통업체 게임스톱(GME)을 놓고 헤지펀드와 '공매도' 전쟁을 벌인데 이어 다음 타깃으로 은을 낙점한 영향이다.
이 때문에 은값 변동성이 커졌지만 앞으로도 '은 투자'는 주목할 만 하다. 은은 전기와 열 전도율이 금속 중 가장 높아 태양광 패널이나 전기자동차 핵심 구성 부품 등에 사용된다. 문재인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가 그린에너지 정책을 강화하면서 은 수요가 대폭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값 변동성에 유의하되 향후 주목해야 할 투자처로 꼽았다. 신한은행 PWM방배 반상미 팀장은 "지난 1년 동안 금이 11% 오른 데 비하면 은은 50%로 상승폭이 컸다"며 "은은 보관의 용의성 때문에 실물보다는 실버통장처럼 적립식 위주의 투자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헷지 수단으로 은의 비중을 늘리는 걸 추천한다"면서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최근 여기저기서 은이 많이 언급된다는 건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많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여러 변수가 있지만 은 가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은은 장기 전망을 감안했을 때 타 원자재 대비 하락 여지가 적고,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은 베팅도 역시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게임스톱과 같은 폭등과 폭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