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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잦아든 '신약 기술반환' 쇼크, 시장 내성 생겼다

기사입력 : 2020년11월12일 06:00

최종수정 : 2020년11월12일 06:00

브릿지바이오, 1.5조 기술수출 반환 불구 조용한 주가
회사측 사전 공지 통해 충격 완화…주가 출렁임 줄여
희박한 신약 개발 가능성, 충실한 설명으로 이해 높여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내성(耐性)이 생긴 걸까.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기술수출 '잭팟' 이후 따라오는 '기술반환' 충격파가 점차 잦아드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워낙 희박한 신약 개발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변화는 당연한 것이라며, 과거보다는 투자자와 시장의 이해도가 높아진 것으로 해석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술수출에서 기술반환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수차례 겪으면서 충격의 정도가 잦아들고 있다는 평가다.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회사 측의 새로운 시도와 함께 투자자들의 기술수출 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신약 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사실 해외에선 기술반환이 비일비재한 일"이라며 "신약 개발이 그만큼 어려운 것이기에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고, (기술반환이) 별로 이슈도 안 된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 성공률이 임상 이후로 따졌을 때 10% 안팎이고, 후보 물질 도출부터 시작하면 0.3~0.4% 수준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국내에서도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며 "그렇게 가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로고=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이날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브릿지바이오)는 코스닥시장에서 전날 대비 50원(0.42%) 하락한 1만1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그 하루 전인 10일에도 장 초반 하락세를 꾸준히 만회해 결국 2%대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전날인 지난 9일 장 마감 후 1조5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 소식이 전해진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양호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물론 이 같은 상황이 가능했던 데에는 시장의 충격을 예상한 회사 측의 발빠른 대처와 노력도 한몫했다. 앞서 기업설명회를 통해 1차 충격을 거치는 선택을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6월4일 기관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임상 지연 소식을 전하며 혹시 있을지 모를 일에 대비했다. 설명회 이튿날인 5일 브릿지바이오 주가는 14.88% 떨어졌다.

설명회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긴 했지만, 이는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다. 아무 설명도 없이 갑자기 악재가 터져 나왔을 때와는 분명 다르다. 회사 측에서도 결과적으로는 잘 한 결정이라고 자평하는 분위기.

브릿지바이오 관계자는 "기업설명회 당시 혹시라도 이 물질에 대해 권리반환 가능성이 있음을 얘기했고, 반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플랜B에 대해 얘기를 했다"며 "당장은 투자자들이 '좋지 않은 뉴스 왜 내보내느냐'고 우려하기도 했지만, 지금 와서 보면 '회사가 여러가지 플랜에 대해 대비를 하고 있구나' 이렇게 생각해 주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사전에 기업설명회를 통해 알리기로 한 것도 변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로 봐달라. 바이오업계에서 선진화된 시장이 미국이나 유럽 쪽인데 그 쪽에선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회사 상황에 대해 면밀히 업데이트해 알린다. 최근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현황만 봐도 중단됐다는 얘기가 바로바로 나온다. 그럼에도 그 회사 주가가 크게 출렁이거나 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혁신신약은 허가받기까지의 기술적 불확실성이 크고 실패할 확률 또한 상당히 높기에 다수의 신약 후보물질들을 포트폴리오화해 개발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단일화합물 기준 국내 최대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이 해지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지만, 이를 뒤로 하고 혁신신약 개발에 계속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양상은 우리나라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기술수출의 포문을 열었다고 할 수 있는 한미약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기술수출을 활발히 하는 회사인 만큼 기술반환 소식도 자주 들릴 수밖에 없다.

2015년 10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폐암치료제 관련 기술 계약 해지, 2019년 7월 얀센의 비만·당뇨치료제 라이선스 권리 반환 소식 등으로 인해 당시 한미약품 투자자들로선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올해에도 사노피와의 계약에서 당뇨병 치료제 신약 후보 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권리반환 소식이 있었는데, 이번엔 한미약품이 그 같은 내용을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렸다. 5월 14일 권리반환 의사 통보 소식에 이어 9월 9일 최종 확정 소식을 전했다. 5월 14일 한미약품 주가는 전날 대비 9.50% 빠졌고, 9월 9일엔 3.28% 떨어졌다.

한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기술수출 실적(10월 21일 기준)은 총 12건, 9조5962억원 규모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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