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9월 모의평가에 수시 원서접수인데, 학원은 셧다운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 밖에서 대입을 준비하는 재수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연장되면서 2주 이상 학원 문이 잠긴 탓이다. 일각에선 등교 수업을 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기숙학원 휴원 권고 철회를 요청한다'는 제목의 글이 이날 오전 11시 기준 1만1184명의 동의를 받았다.
자신을 재수생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이가) 지난해 대입에 실패하고 기숙학원에서 대입을 준비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수능을 100여일 앞둔 상황에서 이런 (기숙학원 휴원 권고) 조치는 학생들의 학업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코로나19 확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대부분 재수생들은 자신의 거주지를 떠나 수도권에 있는 학원이나 기숙학원에서 대입을 대비하고 있는 터라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재수생 자녀를 둔 A씨는 "학습 패턴이 무너질까봐도 걱정이지만 코로나가 더 걱정"이라며 "오히려 기숙학원은 외부인 출입이 자유롭지 않고 관리가 되는데, 우리 동네에선 코로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원 방역과 학교 방역이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야말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으로 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수도권은 이날 0시부터 9월 6일 24시까지 독서실, 스터디카페, 학원 등에 대한 집합금지·제한이 적용된다. 2020.08.31 pangbin@newspim.com |
특히 오프라인 수업을 듣지 못하는 재수생들은 수능 성적의 최종 가늠자 성격인 9월 평가원 주관 모의평가와 직후 이뤄지는 수시 원서접수에서 고3 학생들과 격차가 벌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재수생 B씨는 "당장 9월 모의평가라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는 있지만 학원에서 함께 공부할 때보다 집중력이 떨어진다"며 "준비하고 있던 대학 수시 일정도 변경돼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면학 분위기가 조성된 상태에서 공부하며 선생님과 오프라인 수시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고3과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학원이 셧다운 돼 나를 포함한 재수생들은 수시 상담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서 걱정이 크다"고도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전체 대입의 70%가 수시 선발인 만큼 9월 모의평가 직후부터 23일 수시 원서접수 사이 수시 상담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며 "정상 등교하는 고3 학생들과 달리, 재수생들은 공간 자체가 여의치 않아 수시 상담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히 지켜가면서 일 대 일 상담처럼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재수생들에게도) 수시 상담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5단계 13일까지, 전국 2단계를 20일까지 각각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10인 이상, 전국은 300인 이상 학원에 대한 집합금지가 유지된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