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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홍 기정원장 "스마트 R&D평가로 비대면 스타트업 지원"

기사입력 : 2020년09월02일 10:00

최종수정 : 2020년09월02일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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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R&D' 평가체계로 미래 첨단산업 지원
"소·부·장 홀로 서려면 혁신 R&D 역량 강화해야"

[편집자]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원장은 포스트 코로나는 '비대면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비대면 생태계에 신속하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중소기업의 공격적인 기술 개발이 융합돼야 한다고 바라봤다. 그 중심에서 기술과 정보를 진흥하겠다고 공언한 이재홍 원장을 <월간 ANDA>가 만났다.

[서울=뉴스핌] 박영암 이서영 기자 = "코로나19로 예상보다 빠르게 비대면 경제 생태계로 전환되고 있다. 이 시기 대기업 역할은 적극적인 투자이고, 중소기업은 도전적인 기술개발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기정원) 원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월간 ANDA와 만났다. 이 원장은 제조 생태계의 밑단이 성장하지 않으면 결국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힘들어진다며 협업체제에 기반한 중소기업의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개발(R&D)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박영암 기자 =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은 미래자동차 바이오헬스 등 4대 미래성장동력 분야에 R&D PM제도를 7월부터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사진=정일구 사진기자] 2020.06.18

이재홍 원장은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장에서 기정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 R&D 관련 직무를 두루 경험했다. 공직에 입문하기 전 현대자동차에서 다년간 일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한 발짝 빨리 다가왔다고 보고 있다. 다가올 비대면 경제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기술 기반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도전적 R&D를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전적 R&D는 한 단계가 아니라 서너 단계를 뛰어넘는 도전적인 연구개발을 말한다"며 "비대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스마트 서비스 보급사업' 관련 R&D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이 기술기반 중소기업 육성과 함께 주요 과제로 꼽은 것은 민간 투자 활성화다. 특히 그는 "대기업의 역할은 투자"라고 언급할 만큼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Corporate Venture Capital) 등을 통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대기업은 혁신벤처와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이 곧 스스로(대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때문에 아무리 규제가 있어도 국내 기업 중 투자를 잘하는 곳은 이미 잘한다"고 말했다.
1962년 전남 진도에 출생한 이 원장은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과학기술정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술고시 27회에 합격한 후 1992년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스마트 R&D평가체계'로 비대면 생태계 전환"

Q.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을 잘 모르는 국민이 많다. 주요 역할을 소개해 달라.

A. 기정원은 중기부 내의 유일한 중소기업 R&D 전문기관이다. 비유하자면, 중소기업이 클 수 있도록 씨앗을 뿌리는 역할부터 잉태시키고 이후 더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곳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스마트 대한민국'이라는 비대면 시대의 생태계 전환을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코로나19라는 생각지 못한 역경을 겪고 있지만, 그 안에서 한국 정부 대응이 모범 사례로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중소기업의 기술력 덕분이다. 코로나19 관련 체외진단기기와 제조수출 기업 41개사 중 75%에 이르는 31개사가 기정원의 중소기업 R&D를 지원받았다.
앞으로 기정원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시대를 대비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 즉 중소기업 R&D와 스마트 공장 보급 및 고도화 등을 지원해 중소기업 제조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

Q. 올해 중기부 R&D 예산 1조4000억 원 중 1조2000억원이 기정원을 통해 집행되고 있다. 국민 세금이 '눈먼 돈'이 안 되도록 검증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
A. 그 같은 우려를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는 개별 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해 왔다. 이를테면 공고를 내고, 기업체에서 신청을 하면 평가 후 선정하고 줄 세워서 지원금을 주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코로나19로 급부상한 '비대면 경제' 환경 속에서 R&D 및 스마트 공장 지원 분야도 생태계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으로 바꿀 계획이다.
비대면 생태계 전환을 이끌기 위해 기정원에 꼭 필요한 장치가 바로 '스마트 R&D평가체제'다. 한마디로 4차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평가체계다. 스마트 R&D평가체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두 가지다. 첫째가 대기업은 장기간의 R&D 투자가 가능한 반면 중소기업은 시장에 민감하고 분야가 다양해 특정 사업에 매칭이 어렵다. 특히 단기간에 사업화가 가능한 연구개발 자금이 필요한데 공고된 사업에 맞추다 보니 여러 어려움이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둘째는 기술이 점점 다각화되고 고도화되면서 이를 커버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때문에 그간 R&D 평가의 공정성과 수월성 그리고 신뢰성 문제가 종종 지적돼 왔다. 스마트 R&D평가체계를 도입해 중소기업을 세계적 기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사업화에 성공토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투자유치 지원 프로그램 '2020 TechUP' 운영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0.07.30 alwaysame@newspim.com

◆ "평가자원의 데이터화부터 평가모델 구축"

Q. 스마트 R&D평가체계를 도입해서 기대하는 성과는 무엇인가.
A. 지원자들의 '도전적 R&D'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 진행돼 온 '기업중심 지원방식'은 개별 중소기업에 씨를 쫙 뿌린다는 자체는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전체적인 산업 성장 환경을 조성하지는 못한다. 개별 기업의 도전적인 R&D를 이끌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도전적 R&D는 단순히 한 단계 수준의 성장이 아니라 서너 단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의미한다. 기존 방식으로는 이미 기술 개발을 마친 기업이 이를 숨기고 신청해서 지원금을 타가더라도 적발할 수가 없었다. 이런 기업이 많으면 국민의 세금이 정작 필요한 곳에 가지 못하게 되는 악순환이 되기 때문에 고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스마트 R&D평가체계는 중소기업의 R&D 연구과제에 대해 ▲사업화 ▲기술수준 ▲기업역량 중심으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빅데이터, AI 기반 지능형 평가모델로 과제평가를 자동화해 R&D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개별 기업이 '도전적 R&D'에 뛰어들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확실히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아직 한계는 있다. 해당 평가체계를 가동하기 위해 현재로서 가장 필요한 것은 '평가자원의 데이터화'다. 평가자원은 사업계획서, 평가기준, 평가방법, 평가결과, 연구노트 등 평가와 관련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 현재는 평가자원이 데이터화돼 있지 않아 분석도 어렵고 지능형 평가모델을 구축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내년부터 시범 기능을 구축해 3년째인 2022년에는 전체적인 기능을 완성할 예정이다.
덧붙여서 설명하자면, 내년 3월 세종시로 청사를 이전하면 평가장에 AI 기반 녹음 시스템을 도입할 구상이다. 녹음을 하면 바로 텍스트로 전환해 데이터화하고, 알고리즘을 통해 주요 데이터를 요약하는 기능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Q. 기정원장 취임 후 정부 R&D 정책에 민간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프로젝트매니저(PM)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PM(Project manager) 제도는 민간 전문가들이 중소·벤처기업 R&D 정책 수립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제도다. 연간 1조원이 넘는 중소·벤처기업 R&D 예산을 집행하는 정책 기획 및 수립 과정에 민간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R&D 투자성과를 높이자는 취지다.
앞으로 미래자동차, 바이오헬스, 혁신서비스, 전자부품장비 등 정부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4대 분야에서 7월부터 PM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이미 4개 분야의 민간 전문가를 채용했다. 이들은 관련 분야 경험과 역량이 풍부하고 중소·벤처기업 R&D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앞으로 PM들은 중소·벤처기업 R&D 사업의 전략 방향 제시 등 정책 수립 지원과 유망 신사업 발굴 등 사업기획, 예산 전략 등을 담당하게 된다.
민간 전문가의 현장 경험과 안목을 활용해 중소·벤처기업 R&D 정책을 보완·개선할 뿐만 아니라 성과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그린 뉴딜 및 스마트공장 분야에서도 기술전문가를 채용할 계획도 있다.

Q.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술보증기금과 제휴를 통해 R&D를 지원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A. 지난 6월 기술보증기금과 중소기업 R&D평가시스템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업무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소·부·장 분야의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스마트 R&D평가시스템' 혁신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기보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기술유통 플랫폼'인 Tech-Bridge를 활용해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보유한 우수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하고 상용화 기술 개발을 지원해 소·부·장 분야 중소기업의 자립을 도울 방침이다. 양 기관에서 제공하는 혜택을 받을 중소기업을 제대로 발탁하기 위해 기정원의 스마트 R&D평가시스템과 함께 기보의 기술평가시스템도 활용할 예정이다. 중소기업 R&D평가시스템 측면에서 4차산업혁명에 걸맞게 빅데이터, AI 등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평가 혁신'을 기보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어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

[서울=뉴스핌] 박영암 기자 =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은 17일 조직내 소통을 강화하기위해 근로자 이사회 참관제도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정일구 사진기자] 2020.06.18 mironj19@newspim.com

◆ R&D 사업화 위해 CVC 도입 고려해야

Q. 도전적 R&D로 혁신기술을 기진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이를 대기업에 적기에 매각하는 것도 비대면 생태계 조성에 필요하다. 최근 정부와 정치권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규제완화 흐름에 대해 평가해 달라.
A.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CVC는 허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CVC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펀드를 조성해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후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추구한다. 때문에 벤처기업가 입장에서도 코스닥 상장 등을 거치지 않으면서 M&A를 통해 회사를 자유로이 매각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 벤처투자의 30%가량이 CVC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구글도 대표적인 글로벌 CVC다. 이처럼 한국도 대기업들의 투자 활로를 뚫어주는 차원에서 CVC는 검토해 봐야 한다고 본다.
사실 이미 대기업들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 당시 한국에 바로 대체 가능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없었다는 점에서, 소·부·장같이 제조업 밑단이 힘들면 결국 대기업이 어려워진다는 것을 학습했다. 이미 혁신 기업 중에서 네이버 같은 IT 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 기반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하고 있지만, 투자가 한 곳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체로 흐르게 할 필요성이 있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등에 관한 규제를 푸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기정원의 핵심 사업인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기여했나. 지원하는 예산에 비해 생산성 향상 등 성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 . 국민들이 알고 있는 스마트공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스마트공장이 한 번에 고도화되는 것이 아니라, 낮은 수준인 1~2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5단계로까지 점진적으로 성장한다는 점이다. 레벨5가 되기까지는 최소 5~6년 정도가 걸린다.
지난해 말까지 스마트공장은 총 1만2660개가 보급됐다. 올해 목표는 5600개 증설이다. 이 중 3800개는 스마트공장 추진단이 맡고 나머지 1800개는 삼성 같은 대기업이 주도한다. 하지만 현재 기정원의 최대 관심은 스마트공장 고도화다. 우선은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레벨3 이상 공장을 25%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리고 레벨3 공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커넥티드 엔터프라이즈 형태로 함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본다.
쉽게 설명해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부품공장과 제조공장 등 여러 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전기자동차 생산 공장만 스마트공장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품 업체들도 함께 커넥트돼야 한다. 그래야 높은 수준의 스마트공장을 기대할 수있다.

Q. 실리콘밸리 파견근무 경험을 토대로 출간한 '4차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기회'란 책이 공무원은 물론 기업, 일반 독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됐는데 얼마나 팔렸나.
A. 지난 2015년 실리콘밸리에 1년간 국장급 파견을 다녀왔다. 처음부터 책을 쓰려고 한 것이 아니라, 짧은 기간에 여러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것을 경험하다 보니 정리를 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동안 작업을 했는데, 당시 4차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올랐고 '혁명'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책을 써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한국에 돌아온 뒤 출판사와 연이 닿아 출간하게 됐다.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된 것은 시점과 타이밍이 잘 맞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책을 출간하기 위해서는 대중을 겨냥해 써야 하는데, 나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에서 알기 쉽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 누구나 알아듣기 쉽게 4차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앞으로 다가올 문제와 해결책 등을 제시했다. 결국 쉽기 때문에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됐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현재 2500권 정도가 고등학교 도서관에 보내졌고, 고등학생들에게 이 책이 4차산업혁명 종합 텍스트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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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만 남기고... 노만석 '떳떳하게' 퇴임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영은 기자 = 노만석(54·사법연수원 29기)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로 논란이 확산되자 14일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퇴임사에서도 논란의 핵심인 항소 포기 과정에서의 '윗선 압력' 의혹에 대한 진실은 끝내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전날 노 대행이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 기사에서는 항소 포기 결정에 구조적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해 퇴임 이후에도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항소 포기' 정쟁 한가운데 세워놓고...'외압 의혹'엔 입 닫은 퇴임사 이날 오전 10시 30분 대검찰청 대회의실에서 노만석 직무대행의 퇴임식이 진행됐고, 약 30분 후인 오전 11시경 퇴임사가 공개됐다. 특히 관심을 모은 대목은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과정에서 법무부 외압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노 직무대행이 퇴임사를 통해 해당 의혹의 진실을 밝힐지 여부였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끝에 사표를 낸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비공개 퇴임식을 마치고 차량을 타고 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5.11.14 yooksa@newspim.com 하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은 퇴임사에 없었다. 항소 포기와 관련해 퇴임사에서 언급된 부분은 "최근 일련의 상황에 대하여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검찰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저 스스로 물러나는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사들에 대한 징계 등 논의는 부디 멈추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항소 포기 과정과 관련된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퇴임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당시 상황과 자신의 입장이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인터뷰에서 노 대행은 "정권하고 검찰이 방향이 같았으면 무난했을 텐데 솔직히 지금은 (정권과 검찰이) 완전히 역방향"이라며 "검찰청을 폐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에 대한 결이 다른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법무부가 항소 포기를 압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것은 나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노 대행은 "윗선의 생각이 내 생각과 다를 경우 선택지는 끝까지 맞서 싸우든가 받아들이든가 딱 두 가지"라며 "(윗선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순간 그건 내 생각이고 내 결정이 됐기 때문에 이제 와서 외압을 받았다는 건 우스운 이야기"라고 말했다. 윗선에서 항소 포기를 요구했고 자신은 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생각이 달랐지만, 끝까지 맞서 싸울 수 없었다는 점을 내비친 대목이다. 노 대행은 또 자신의 결정은 조직을 위한 일로 떳떳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표를 쓴 날 아침 출근길에 왜 지하가 아니라 기자들이 모인 출입문으로 걸어 들어갔는지 아느냐"고 반문하며 "조직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고, 그래서 떳떳했기 때문에 정문으로 출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퇴임식에서도 노 대행은 기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정문으로 들어가고 퇴청했다. ◆ 與 이참에 '검찰파면법' 강행... "내부 우려를 항명으로 보는 것 안타까워"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금주•백승아•김현정 원내대변인(오른쪽부터)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검찰청법•검사징계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2025.11.14 pangbin@newspim.com 노만석 대행은 스스로 '대장동 항소 포기'에 책임을 진다며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미 항소 포기 외압 논란이 정쟁으로 번진 만큼 검찰 조직은 외풍에 더욱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검찰총장을 포함한 검사를 탄핵 절차 없이 일반 공무원처럼 파면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검사 파면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들을 '정치검사'로 규정하며 '검사 힘 빼기'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노만석 대행이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의 항소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항소 불허 지휘를 한 이후, 전국 검사장 18명은 노 대행에게 항소 포기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했고, 참모진인 대검 부장(검사장)들까지 노 대행을 찾아가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노 대행은 이에 대해 퇴임사에서 "검찰 구성원들이 검찰의 기능과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를 내부적으로 전한 것임에도, 이를 항명이나 집단행동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조희영 전주지검 인권보호관이 글을 올려 "검사의 징계를 일반 공무원보다 엄격하게 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서라고 배웠고 그렇게 알고 있다"며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을 '정치 검사들의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검사들의 반발을 가용한 법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저지·분쇄하겠다'며 발의한 법안이 '검사 파면법'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유사 입법으로 검사 파면을 강화해도 실질적으로 검찰 업무의 성격상 파면 요건에 해당할 만한 사례가 많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조직 독립성과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이번 법안은 당장의 정치적 시그널이나 검찰 견제 성격이 강하고, 실무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검찰의 반발을 무조건 정치적 행동으로 몰아가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했다.  abc123@newspim.com 2025-11-1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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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왕수복, 광대 조건 다 갖춘 인물"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신개념 국악 방송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의 2-1편이 19일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스팟(K·SPOT)'을 통해 공개됐다. 앞서 제1화에서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준비됐다. 제1화 '광복'에서는 제1편 '작금'을 시작으로 2편 '김구, 판소리 배우다', 3편 '이승만과 아리랑', 4편 '광복군'이 공개됐다. 제2화는 '기생'을 주제로 다루며, 이날 2-1편에서는 '왕수복, 기생이 되다'를 주제로 한 내용이 공개됐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왕수복은 1917년 평양에서 태어나 2003년 사망했으며, 조선 민요를 세계에 알렸던 기생이기도 하다.왕수복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성격은 쾌활하고 명랑했다고 한다. 당시 잡지 '삼천리'에서는 '왕수복의 목소리가 청아했다', '우리 민족의 한의 정서를 잘 표현했다'고 평했다. 평안남도 강동군 입성면 남경리에서 태어난 왕수복은 , 화전을 일구는 농사꾼의 4남매 중 셋째다. 아버지가 이름을 '성실'로 지었으나 할머니가 '수복'으로 바꾸었고, 훗날 불같은 사랑을 나눈 소설가 이효석은 왕수복을 '실'로 불렀다. 변사로 나선 변상문 이사장은 왕수복에 대해 "그 당시 언론에서 표현하기를 '목소리가 청아했다', '조선민족의 전통적인 정서인 한을 아주 잘 표현했다'라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7살 어린 나이에 부잣집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주는 일을 했다. 그때 풍금 소리를 듣고 마음 속에 내재된 소리를 하게 되고, 이를 듣게 된 선생님의 추천으로 명륜 여자 공립 보통학교에 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변 이사장은 "가난해서 3년 다니다 학교를 그만두게 되고, 이후 어머니한테 기생을 권유받고, 기생 권번에 입학하게 됐다. 그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소리'였다. 가곡, 민요, 시조, 판소리 등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최한이 소리꾼은 "정가(가곡·시조), 민요, 판소리 등이 전통음악의 3대장이다. 저는 국악 중·고등학교를 통해 정가를 배웠는데, 변사님은 알고 계시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변 이사장은 "시조는 가난한 사람들이 장구 장단에 맞춰서 부르는 것이고, 삼현육각 제대로 깔고 부르면 가곡이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최 소리꾼은 "'가난'이라고 말하신 것은 개그인 걸 알고 있다. 삼현육각 편성 유무에 따라 정가가 나뉘기도 한다"라며 "시조는 한시와 고시를 가지고 운율을 붙여서 부르는 노래로, 사랑방 음악이라고도 불린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한이·변상문의 작금작금' 제2화 제2-1편이 공개됐다. 본편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TV의 유튜브 채널 '뉴스핌TV'와 'K·SPO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맨 왼쪽부터 최한이, 변상문. 2025.11.13 alice09@newspim.com 이어 "맑은 소리는 경기 민요, 한의 정서는 판소리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진도 아리랑' 한 구절을 가창했다. 그러자 변 이사장은 "우리 음악은 애이불비(슬프지만 겉으로는 슬픔을 나타내지 않다는 뜻)하고 낙이불류(즐거워도 지나치게 들뜨지 않다라는 뜻)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절제의 미악이 바로 우리의 소리"라고 정의했다. 또한 변 이사장은 "왕수복은 이렇게 노래뿐만 아니라 춤, 거문고, 가야금, 해금 등 악기도 배웠다"고 말했다. 이에 최한이 소리꾼은 즉석에서 가야금 연주를 선보였다. 이후 최한이는 광대(조선 말 소리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말)에 얽힌 판소리를 가창하며 "광대에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첫 번째는 인물치레, 두 번째 말 잘하는 사설치레, 그리고 다음이 득음이고 춤"이라며 "왕수복은 이를 다 갖춘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alice09@newspim.com 2025-11-1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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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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