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세 번 바뀐 MC사령탑...이번엔 부활 이끌지 주목
스마트폰 라인업 재정비...내년 턴어라운드 '정조준'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이연모 MC사업본부장(부사장)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부사장이 지난해 LG그룹의 연말 임원인사에서 MC사업본부장 자리를 맡게된 지 지난 18일로 200일을 보내는 동안 LG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8년 황정환 부사장에 바통을 넘겨준 조준호 사장부터 이례적으로 두 사업본부의 수장직을 겸임한 권봉석 현 대표이사까지. 이 부사장이 넘겨받은 LG전자의 MC사업본부장직은 최근 5년 동안 수장만 세 차례 교체된 '비운'의 자리다. 때문에 취임 200일도 그에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려야 할 시간이었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MC사업본부와 함께 LG전자의 자존심인 TV사업을 맡았던 권봉석 HE사업본부장은 올초 대표이사로 선임된 반면, 이전에 MC사업본부장을 맡았던 조 전 사장과 황 전 부사장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잇따라 LG전자를 떠나 쓴맛을 봤다.
게다가 권 사장이 MC사업본부의 턴어라운드 시점에 대해 내년이라고 '쐐기'를 박은 만큼, 이 부사장의 부담감도 막중하다. 이런 시점에서 이 부사장의 성적표는 합격점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적자폭은 전분기 및 전년대비 크게 줄었고 이 부사장의 회심의 일격이었던 전략 스마트폰 '벨벳'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 V60 씽큐 국내 출시 안 하고 제품명은 G 대신 '벨벳'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진=LG전자] 2020.02.07 nanana@newspim.com |
MC사업본부는 지난해 상반기 휴대폰 거점 생산기지를 경기 평택에서 베트남 하이퐁으로 옮기는 등 큼직한 전략수정으로 비용절감에 총력을 기울였다. MC사업본부의 강력한 비용절감안에는 지난해까지 MC사업본부에서 단말사업부장으로 있었던 이 부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오랜 적자 고리를 끊기 위한 비용절감 대책이 필요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MC사업본부는 이미 매출 증가없이 비용절감만으로 흑자전환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부사장은 MC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올 상반기부터는 스마트폰 라인업에 대대적으로 손을 대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국내 시장에 전략 스마트폰인 'V60 씽큐'를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 LG전자는 올 상반기 5G 도입 초기 시장로 이동통신사의 가입자 확보 경쟁이 치열한 북미와 유럽에서 고가의 플래그십 제품인 V60 씽큐를 출시하고, 경쟁이 한 풀 꺾인 국내에선 이보다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하는 투 트랙 전략을 폈다.
MC사업본부가 국내 시장에 V60 씽큐 대신 출시한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은 '벨벳'이었다. 지난 5월 출시된 벨벳은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V60 씽큐보다 한 단계 아래로 LG전자는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G, V 뒤에 숫자를 붙이는 작명법도 대대적으로 손봤다. 이제까지 LG전자는 전략 스마트폰을 G와 V 둘로 나누어 출시했지만 'G9 씽큐'로 알려졌던 벨벳부터는 직관적으로 제품의 특징을 알리는 펫네임을 붙이기 시작했다. G시리즈와 V시리즈 사이 명확한 차별점이 없다는 세간의 비판에 대응하는 동시에 LG 스마트폰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지난해까지 MC사업본부에서 단말사업부장(전무)이었던 이 부사장은 디자인에 주안점을 둔 벨벳 폰 개발 과정 역시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200일 성적표 '합격점'…신제품 출시에도 적자 폭 줄여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2분기는 KB증권 전망치 [자료=KB증권, 금융감독원] 2020.07.21 nanana@newspim.com |
이달 말 발표될 MC사업본부의 2분기 성적표도 나쁘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분기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액이 2000억원대 초반일 것으로 전망한다. 2분기 추정 영업이익률도 -15% 안팎으로 전년동기(-19.4%) 및 전분기(-23.8%)보다 적자비율이 낮아졌다.
이제까지 상·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이 출시되는 2분기와 4분기마다 LG전자의 MC사업본부의 적자비율은 전분기보다 크게 늘곤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북미 등에서 V60 씽큐가, 지난 5월 국내에서 벨벳이 출시됐음에도 오히려 적자비율이 줄어든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다.
다만 업계에서는 흑자전환을 위해 하반기에도 강도높은 비용절감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고 ODM 비중을 50%까지 확대하면서 'LG 벨벳' 출시에도 적자폭을 줄일 수 있었다"며 "스마트폰 라인업을 간소화하고 ODM 비중도 더 늘려 하반기에 구조적인 체질 개선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상반기 벨벳의 '선방'에 힘입어 하반기부터는 폼팩터에 변화를 준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서동명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은 "1000달러 이상 가격대 플래그십 모델에는 차별화된 폼팩터를 적용한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가 가로로 돌아가는 스마트폰과 롤러블 스마트폰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시장에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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