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고용 관계 약화" 우려
내년 말에도 8% 근방 유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실업률이 2년간 고공 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가 고용을 유지하는 고용주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노동자가 실업 상태를 유지할 유인을 제공하면서 노동자의 일터 복귀를 막아 기존의 고용 관계가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실업률이 최고 25%까지 치솟은 후 올해 약 12%를 기록한 후, 내년 말에도 8%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내다봤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대부분의 사람은 현재 임시 해고 상태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과 그들의 고용주의 관계는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것은 임금 보조를 통해 기존의 고용 관계를 보존하는 데 중점을 둔 유럽 방식의 체계보다 더 많은 노동자가 정말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주 노동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3.26 mj72284@newspim.com |
미국에서는 4000만 명에 가까운 노동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pandemic·대유행)으로 일자리를 잃었다. 팬데믹 이전 3.5%로 50년간 최저치를 기록 중이던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14.7%로 치솟았다. 골드만은 미국의 실업률이 최고 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는 지난 1930년대 대공황 때보다 더 나쁜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팬데믹을 맞아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에 8주간 대출을 제공하는 한편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게 실업급여와 주 600달러를 제공하는 투 트랙 정책을 채택해왔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정책이 수혜자들에게 꽤 강한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매력을 제공한다면서도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 것보다 못한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일터로 복귀하는 것을 막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캐나다의 정책과 닮았다면서 이 같은 정책이 기존 고용 관계 유지에 반하는 유인을 만들어 냈다고 우려했다.
실업자들에게 실업수당 외에 주 600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정책은 오는 7월 31일로 끝난다. 다만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주 300달러의 추가 보조금으로 절충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은 이 같은 정책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팬데믹 이전 수준에서 유지할 것으로 진단했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미국의 실업 위기가 단기 경제 회복에 훼방을 놓을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불확실성은 유례없이 크지만 우리는 미국의 실업률이 2021년 말에도 8% 근방에 머물며 다른 선진국 대부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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