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이후 교사 요청으로 일부 급식 시행 예정
교사 "매일 출근, 급식은 줘야" vs 학부모 "학생 없는데 급식이 웬 말"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지난 9일 전국 유치원을 제외한 초·중·고 및 특수학교에서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이 실시된 가운데, 온라인 개학 기간 중 교사를 위한 급식 실시 여부를 놓고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온라인 개학 시점에 돌봄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학교 급식이 시행되어야 합니다'라는 청원과 '학생도 없는 학교! 교사를 위한 급식실시가 웬말입니까?'라는 청원이 동시에 올라와 있다. 모두 지난 6일 게시된 청원들로 13일 오후 기준으로 각각 2만9237명, 1만3597명의 동의를 받았다.
전남도 교육청 온라인 강의 시행 장면 [사진=전남교육청] 2020.04.09 yb2580@newspim.com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먼저 불을 지핀 쪽은 '교사를 위한 급식이 실시돼야 한다'는 청원이었다.
이 청원인은 "경기도의 경우 온라인 개학으로 교직원과 돌봄 출석 학생 등 적게는 20~30명에서 많게는 100명 가까운 인원이 출근 및 등교를 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모든 학교는 급식일 187일을 기준으로 급식 예산이 배부돼 있고 조리종사자들도 출근을 하고 있어 급식을 실시할 여건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급식을 주지 않으면 전국 교직원들이 식당 등을 단체로 이용해야 하는데,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돌봄 학생들을 생각해 봐도 매식의 행태로 급식을 지원하고 있지만 학교 급식에는 비교가 불가한 수준이라 신속한 급식 시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급식 상황이 지속된다면 급식 납품업자, 농어업민에게도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며 "부분 급식이라도 실시하면 이분들의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국가경제 선순환에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즉 급식을 실시할 여건도 되고 명분도 충분하니 급식이 실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생도 없는 학교에 급식을 왜 실시해야 하느냐'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자신을 학부모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교사들이 원해서 다음 주 교사들 급식준비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교육부에 전화해 보니 '급식하면 안 되는 것 알지만, 매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학교 교장, 교감, 교사들 미원 전화에 골치가 아파서 어쩔 수 없이 각 학교에서 알아서 하게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얼마나 이들이 떼를 썼으면 학생 없는 급식실시가 불법인 걸 뻔히 알면서도 교육부와 교육청이 학교에 '알아서 하라'고 했을까 싶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 담임 선생님은 왜 우리 아이에게 전화 한 번 안 하나' 생각하며 분하고 억울했지만 교사들이 온라인 개학 수업 준비로 바쁜가보다 했다"며 "그런데 그들의 개학 준비는 '출근하면 우리 점심 어떻게 하지?', '급식조리원들 출근하니까 밥해달라고 우기는건 어때?'였나보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저 한끼 밥걱정이나 하고있는 집단이 우리애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며 "하지만 '교사만을 위한 급식이 학교급식법에 위반이면 법 규정을 바꿔달라'고, '우리가 학교급식을 공짜로 먹는것도 아닌데 왜 안 해주냐'며 국민청원에 언론 인터뷰까지 하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심지어 이들은 교육청이 '교사만을 위한 급식은 안 된다'고 하니 '원격수업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 컴퓨터실을 개방하고 이 학생들에게 무상급식을 해주면 교사만을 위한 급식이 아니니 괜찮지 않냐'며 기가 막힌 대안까지 제시했다"며 "교사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들 청원은 내달 6일까지 이어진다. 기간 내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을 경우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