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전국 약국을 중심으로 공적마스크 5부제가 진행되는 가운데 약사들이 공적마스크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벌크 단위로 포장된 물량은 취급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한약사회는 공적마스크의 안전한 공급을 위해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며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도입한지 나흘이 된 가운데 공적마스크 입고 시간이 일정치 않아 주민들이 헛걸음 하게 되자 서울 자치구들이 혼선과 불편을 막기 위해 마스크 판매 시간을 통일했다. 서초구는 오전 9시부터 동작구는 오후 1시, 강북·노원·도봉은 오후 4시, 양천구는 6시에 판매한다. 이밖에도 자치구 자체적으로 시민들에게 찾아가 보유 물량 마스크를 무료 배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을 쏟고 있다. 2020.03.12 dlsgur9757@newspim.com |
약사회는 마스크의 물량 대신 품질 중심으로 대책이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사회에 따르면 현재 공적마스크 전체 물량의 40% 가량은 벌크 포장으로 제조돼 유통업체나 약국에서 2매로 소분한 후 판매한다. 약국에서 벌크 포장을 소분하는 과정에서 업무량이 증가하고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는 제조업체, KF 등급, 유통기한 등 마스크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
약사회는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 공적마스크는 1~2매 단위로 생산돼야 한다"면서 "소포장으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서는 정부 조달 가격에 인센티브를 반영하고 벌크 생산 제품은 교육부, 선거관리위원회, 관세청 등 정책 목적으로 한정해 유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벌크 포장 물량은 수취를 거절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약사회는 "벌크 포장 단위 공급 물량은 유통업체에 공급 중단을 요청하고 일선 약국은 수취 거절토록 입장을 정하고 예고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불량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와 대책 수립을 주문했다. 일부 공적마스크의 경우 오염, 이물질 검출, 5매 포장에 4매가 들어있는 수량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약사회는 "구매거부 및 반품요구, 소비자 항의가 증가해 약국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고 있다"라며 "마스크 품질 모니터링을 강화해 기준에 적합하지 못하면 공적 마스크 공급대상에서 제외해야 하고 약국이 감당하고 있는 불량제품, 수량부족 제품에 대해 반품과 보상을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수요에 따라 KF80 생산확대 대신 KF94 등급 중심의 생산이 필요하고 대리구매 대상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앞서 정부는 마스크의 핵심 원료인 멜트브로운(MB) 필터 수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KF94 마스크를 KF80으로 전환하겠다는 대책을 내놓고 추진중이다.
KF는 코리아 필터를 의미하며 숫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숨 쉴 때 오염물질이 걸러지는 정도다. KF80은 0.6㎛(마이크로미터) 크기 미세입자를 80% 걸러낼 수 있다. KF94는 0.4㎛ 입자를 94%차단하는 의료용 마스크다.
약사회는 "다수의 국민들은 KF94 마스크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선호한다"라면서 "KF94와 동일한 가격에 KF80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을 납득하지 못해 약국에 민원을 제기하고 구입을 거부하거나 반품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선호하는 KF94 중심 생산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이 정책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약국에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정부 차원에서 가격정책이나 설득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스크 5부제 대리구매에 대해서는 "5부제 및 1인당 주 2매 정책은 유지하되 국민 구입 편의를 위해 대리구매 범위를 모든 동거인, 가족관계등록부상 비동거 직계 존비속 가족으로 전면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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