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뉴스핌] 박승봉 기자 = 신천지교회가 이만희 총회장 명의의 비석을 파주시 임진각 무궁화동산 한국전쟁 미군참전기념비 옆에 무단으로 설치한 것이 드러났다.
9일 파주시 관광정책과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2010년 같은 위치에 비석을 무단으로 설치했다가 민원을 접수한 파주시가 수차례 자진 철거를 요구해 2011년 철거한 바 있다. 시는 "오늘(9일) 공문을 신천지쪽에 보내 자진 철거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천지가 파주시 임진각 무궁화동산 미군참전기념비 옆에 무단으로 이만희 총회장의 명의로 된 비석을 세웠다. 2020.04.09 1141world@newspim.com |
기자는 9일 오전 9시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무궁화동산 한국전쟁 미군참전비가 있는 곳을 찾아 이만희 총회장의 명의로 무단 설치된 '조국통일선언문'이라는 제목으로 세워진 비석을 읽어봤다.
한반도 그림을 그려 놓고, 그 안에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대한민국 국민대표로서 4가지 내용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마지막 넷째 부분에서 조국통일과 전혀 상관없는 문구가 나오기 시작한다.
"종교는 영적 세계의 신앙이므로 종교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종교는 영적 차원이므로 국경이 없다. 또 종교인은 경서를 기준으로 한 신앙을 해야 한다. 경서를 기준으로 한 신앙은 종교통일을 이룰 수 있으며, 지상 하늘나라 광복이 되고, 하늘문화 빛이 전개되어 새 세상이 실현된다"며 "위와 같은 조항을 지킴으로 남북 조국통일을 이룩할 수 있고 '종교통일'을 할 수 있으며 세계 평화가 될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또 비석 맨 밑에는 이만희 총회장과 함께 정체가 불분명한 이름들이 '국민대표 33인'으로 표기돼 있어, 마치 3.1운동 때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을 연상케 한다.
[파주=뉴스핌] 박승봉 기자 = 신천지가 파주시 임진각 무궁화동산 미군참전기념비 옆에 무단으로 이만희 총회장의 명의로 된 비석을 세웠다. 비석 하단에는 이만희 총회장이 국민대표 33인이라고 쓰여있다. 2020.04.09 1141world@newspim.com |
임진각에서 근무하는 A씨는 "한반도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이 신천지 비석이였는지 몰랐다"며 "6.25전쟁 참전기념비와 미군참전기념비 등이 있는 호국영령을 기리는 곳에 그런 종교비석을 세운다는 생각 자체가 이해가 안간다"고 혀를 찼다.
임진각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B씨는 "사실 이번 코로나19 사태때문에 신천지에 대해 알았다. 매년 수천명의 사람들이 그곳에 와서 무슨 행사를 하곤 했다. 그래서 조국통일을 위한 행사인줄 알았지, 그것이 종교행사인지는 몰랐다. 임진각은 통일을 바라는 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안보 명소이다. 이곳에서 저런 종교 비석은 빨리 철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파주시 관계자는 "지난 2010년 문제가 제기돼 2011년 철거를 했는데, 언제 다시 무단으로 설치했는지 모르겠다. 또 다시 무단으로 비석을 세우지 못하도록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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