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황 악화, 주주환원 정책 아쉬움도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현대자동차 주가가 요지부동 상태다. '61조원'의 투자 의지를 밝혔음에도 주가는 박스권에 머물며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6일 오후 2시 33분 현재 현대차 주가는 11만 8000원으로 전일(종가)과 동일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사진=뉴스핌DB] |
그간 현대차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 왔다. 지난 6월 11일 14만350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폭을 키우며 지난 5일까지 17%가 넘게 빠졌다. 지난 9월부터는 12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태다.
특히 현대차 주가는 지난 4일 61조원의 투자계획을 담은 '2025 전략'이 발표했음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현대차는 오는 2025년까지 61조10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부문 영업이익률을 8%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2025 전략'을 공개했다. 기존 사업 역량 제고는 물론 전동화·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역량 확보 집중적으로 투자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혁신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61조원 투자 발표는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발표 당일 날 0.4%(500원) 반등했던 것이 고작이다. 다음날(5일)에는 오히려 3.2%가 빠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대차의 주가 하락이 미중 무역분쟁 및 글로벌 자동차 업황 악화 등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이러한 이유로 지난달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현대차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낮추기도 했다.
특히 최근엔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상 여부가 언급되면서 불안요소를 더욱 키웠다. 그간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EU, 일본 등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을 추진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중순 6개월간의 상무부 자체 조사 기간이 끝내고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아직까지 공식 발표는 없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 지난 3일(현지시간)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동차 관세 필요성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불안감이 증폭됐다. 이f를 두고 자동차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배제하지 않은 상태라고 해석하고 있다.
만약 미국이 25% 관세 부과를 결정하게 되면 미국 수출 물량이 50만대에 이르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타격을 받게 된다.
또한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아쉬운 주주환원정책도 주가를 반등시키지 못하는 요인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초저금리 환경과 현대차의 우량한 재무구조를 감안할 때 6년간 61조원의 투자가 부담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면서 "동일한 이유로 주주환원정책이 뒷받침돼야 주가는 박스권 탈출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