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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에서 테크핀으로...IT 기업이 '금융혁신' 주도

'간편'의 개념 계속 진화하며 폭발적 성장세
금융플랫폼은 카카오·네이버·NHN 중심 구축

  • 기사입력 : 2019년12월04일 17:05
  • 최종수정 : 2019년12월04일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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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1. 경기도 성남 판교에 위치한 A 회사 사내커피숍엔 주문하는 사람도, 주문을 받는 점원도 없다. 커피 주문 후 대기 고개조차 찾아볼 수 없다. 쉴새없이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와 커피를 찾아가는 직원뿐이다.

#2. B 레스토랑엔 주문을 받는 직원도, 계산을 전담하는 캐셔도 없다. 고객들은 식탁에 부착된 QR 코드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한다. 이들은 식사 후 계산 없이 곧바로 식당 밖을 나섰다. 주문과 동시에 결제가 이뤄줬기 때문이다.

#3 SK하이닉스·두산그룹은 최근 종이 식권을 없애고 모바일 식권으로 대체했다. 회사 주변 식당으로까지 식권 사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장부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식권 인쇄를 위한 수요 파악마저 불필요해져 관리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직원 입장에선 매달 식권 수령에 대한 번거로움과 분실 위험 사라졌다.

제로페이 서울 가맹점임을 표시하는 스티커 2018.12.20. [사진=김세혁 기자]

테크핀(Techfin) 시대가 열리면서 주변 생활 풍경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IT 기업들은 테크핀의 성공을 바탕으로 금융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테크핀은 지난 2016년 중국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고안한 개념으로 IT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금융사가 IT 기술을 활용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Fintech)와는 구분된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NHN페이코 등 간편결제 일평균 이용실적은 535만건, 162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각각 18.2%, 15.8% 증가했다.

NHN 페이코 지난 3분기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한 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이용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네이버페이 3분기 결제액은 4조원을 돌파하며 전년동기 대비 45% 늘었다. 이 기간 카카오페이 거래액은 1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폭증했다.

◆ '간편' 개념이 꾸준히 진화

테크핀의 성공엔 '간편'의 개념이 계속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엔 단순히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거나, 온라인 쇼핑에서 비밀번호가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정도였다. 식당주문·결제, 환전, 송금, 식권 등에서 기존 패러다임을 바꿨고, 개별 쇼핑몰에 가입하지 않고도 온라인 쇼핑이 가능토록 했다. 

이런 '간편'은 이용자에겐 편의를, 사업자에겐 비용 절감 혜택으로 이어지고 있다. 

NHN 페이코 관계자는 "픽업오더의 경우, 이용자 입장에선 주문·결제를 위해 매장 카운터에서 대기하지 않아도 돼 간편하다"면서 "가맹점은 키오스크(KIOSK, 무인 정보 단말기) 설치·관리, 카운터 인력 고용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크핀이 정말 무서운 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경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IT 기업들은 일반적인 금융사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고객 포트폴리오와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IT 기술을 기반으로한 막강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테크핀 기업은 전통적인 금융사보다 더욱 정확하게 고객의 니즈를 파악할 수 있고 혁신적이며, 커스터마이징된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NHN 관계자는 "페이코 결제이력과 성별 정보를 기반으로 쿠폰을 보내준다"며 "예를 들어 이용자가 애완용품 구매가 많았다면 펫(pet) 관련 쿠폰을 보내주거나, 관련 이벤트가 우선 노출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용자와 무관한 쿠폰을 보내주면, 혜택이라고 느끼기보다 광고라고 인식한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 제공한 것이 페이코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부연했다.

◆ IT기업, 테크핀으로 금융혁신 주도권마저 쥐어 

'테크핀'으로 금융혁신의 주도권이 금융사에서 IT기업으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테크핀은 단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이용자의 자산 현황 및 소비 패턴에 따라 보험, 투자상품 등 다양한 맞춤형 금융 상품 선별해 추천된다. 테크핀 도입과 함께 금융 서비스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금융 플랫폼은 금융사가 아닌, 카카오·네이버·NHN 등이 앞서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지위 확보, 바로투자증권 인수, 삼성화재와 모바일 보험 제휴 등 테크핀 산업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작업이 진행중이다. 사실상 페이-은행-증권-보험까지 생태계를 완성해 금융 플랫폼 구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지난달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부터 8000억원을 투자받아 금융플랫폼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이란 사업명에서 보듯이 주도권은 미래에셋이 아닌 네이버에게 있다.

NHN 페이코는 최근 은행·증권·보험 등 6개 금융사와 제휴해 계좌·대출·투자·보험잔고 현황을 한번에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아울러 개인 금융정보를 기반으로한 맞춤형 자산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NHN 측은 이용자가 많아지고, 데이터가 많아질 수록 정교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테크핀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며 "결제·송금에서 금융상품 비교·판매 등의 금융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간편결제 거래 총액은 120조원으로 전체 카드 거래액의 16%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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