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16일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3개월 정직 처분받고도 장기 근속포상 지적
학교 측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대화중...제도상 문제 없어"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정직 처분을 받은 한국외대 교수가 최근 장기근속 포상을 받은 것과 관련, 학생들이 포상 철회와 파면을 거듭 촉구했다. 학생들이 학교와 재단 측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점차 높이고 있지만 학교 측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서 양 측의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본부와 법인은 성폭력 교수의 장기근속상 수상을 즉각 철회하고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한국외대 학생들이 16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권력형 성폭력 가해 S교수 장기근속 포상 철회 및 파면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09.16 |
비대위에 따르면 이 대학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서모(53) 교수는 2008년 제자에게 ‘모텔에 가자’고 말하고 신체부위를 만지는 등 상습 성추행·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해 학교로부터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서 교수가 지난 4월 학교 개교 65주년 기념식에서 10년 장기근속 포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비대위는 "가해자에 대한 가벼운 징계나 형식적 대응은 결국 학교본부 역시 가해자의 편임을 암묵적으로 드러내는 일"이라며 "학교본부는 학내 권력형 성폭력 문제가 반복될 수 있는 환경을 나서서 제공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생 사회는 수차례 성명문을 통해 권력형 성폭행 사건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며 “더 이상 학교 측의 기만적인 태도를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의 장기근속상 수상 철회 ▲서 교수의 즉각적인 파면 ▲징계위원회 학생 참여 보장과 불평등한 징계 과정 개선 등을 학교와 학교법인 동원육영회에 촉구했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7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즉각 규탄 성명을 냈으며 지난달 정부세종청사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활동을 벌여왔다.
비대위는 학기 개강에 맞춰 이번 기자회견과 함께 지난달부터 서 교수의 포상 철회, 파면을 요구하며 ‘3000 외대인 연서명’도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 기준 총 참가 인원은 659명이며 다음달까지 서명 활동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 10일에는 총장실과 교무처장실, 법인 사무실 등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고장을 부착하는 등 점차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학생들의 주장에 학교 측은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서 교수는 이미 지난 2017년 10년 근속을 했고 관련 논란으로 지난해 포상을 연기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의 징계위원회 참여도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학교 측은 지속적으로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이 사안에 대한 학교의 추가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