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잇따라 하향되면서 주식 시장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최근 수 주간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 예상치를 깎아 내렸다"면서 "이는 무역전쟁과 경제둔화, 장단기 금리차 역전 등 채권시장의 불길한 징조와 고군분투하는 투자자들에게 암울한 그림"이라고 전했다.
무거운 표정의 월가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3분기 미국 S&P500지수 기업의 순익 증가율이 마이너스(-)3.2%를 기록하고, 4분기에는 4% 미만의 증가율을 나타내 올해 전체 증가율이 1.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 올해 전체 전망치 '6% 이상'에서 크게 내려온 것이다. 올해 '순익 감소'를 전망한 분석가도 일부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지난 1월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4분기 순익 증가율 전망치를 약 10%로 제시했었다.
이스트먼 케미컬, 메이시스, 캐터필라, 시스코 시스템스 등 수십여개 회사가 하향된 실적 전망을 발표해 순익 기대치 후퇴에 기여했다. 시스코는 중국 사업의 성장 둔화를 언급,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을 밑도는 매출액과 순익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메이시스는 재고 증가를 언급하며 올해 실적 전망치를 하향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스트먼 캐미컬의 마크 코스타 최고경영자(CEO)는 "4~5월초까지 모두가 하반기에는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하반기 경기회복 조짐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WSJ은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고, 낙관적인 실적 전망을 내놓은 월마트 등 다른 기업도 있지만, 올해 하반기는 경기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이번 순익 성장 둔화 전망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순익 성장이 없다면 미국 경기 둔화와 1년 넘게 지속돼 온 무역전쟁과 씨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 밸류에이션만 더 커져 변동성 확대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WSJ은 우려했다. 지난달 S&P500지수의 주가순익배율(PER)은 17.5배까지 올라갔다.
지난 12일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9월 1일부터 10% 관세를 부과하려던 3000억달러 중국 수입품 목록에서 일부 품목에 대한 부과 시점을 연기해 증시가 급등한 데서 볼수 있듯, 미중 무역협상 타결은 증시에 호재가 되겠지만, 연기 결정 만으로는 이미 부과된 관세로 인한 비용 압박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고 WSJ은 썼다.
또 노동 비용 및 상품 가격 상승, 달러화 강세가 기업들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달 캐터필라는 순익 전망치 하향의 원인에는 관세뿐 아니라 인건비 상승도 있다고 했다.
U.S. 뱅크웰스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든 수석 주식전략가는 "연말까지 조심하라는 경고는 정당하다"며 "(실적) 조정은 아직 진행 중이어서 실제 순익은 예상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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