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하나은행, 340여명 본점→영업점 이동
주 40시간 근무 체제로…혼잡 영업점 중심 배치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주요 시중은행들이 올해 하반기 본점 인력을 영업점으로 재배치하고 있다. 주52시간 근무제를 넘어 주40시간 근무 체제로 가려는 취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하반기 조직개편 및 인사를 마쳤다. 본점 인력을 줄이는 대신 이 인력을 영업점으로 보냈다는 게 공통점이다.
인력 재배치 폭이 가장 컸던 곳은 신한은행. 지난 6월 50여명에 이어 7월 정기인사에서 100여명을 본부에서 영업점으로 이동시켰다. 신한은행 본부 직원이 1800여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8% 가량이 영업점으로 간 것이다. 본부 대다수 부서에서 인력이 빠졌고, 금융센터 등 주로 관리 고객 규모가 많은 영업점으로 배치됐다.
지난 30일 인사이동을 마친 KEB하나은행도 본부인력 120여명을 영업점으로 보냈다. 기존 75개였던 본점 부서를 비슷한 기능 중심으로 통합해 66개로 줄이는 대신, 270여명을 재배치했다. 이 중 150여명은 핵심 성장 분야인 글로벌, 미래금융, IT, IB, 신탁 등에서, 나머지는 영업점에서 근무하게 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이달 초 본점에서 70여명의 인력을 영업점으로 배치했다. 기존 하반기 인사는 소폭에 그쳤으나,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이동 규모가 컸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은행들이 본부 인력을 영업점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주52시간을 넘어 40시간 근무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달부터 본격 시행된 주52시간 근무는 하루 8시간 기본근무에 초과근무 12시간을 더한 것인데, 업무 효율성을 높여 초과근무까지 줄이자는 게 은행권의 움직임이다.
본점의 경우 새로운 부서를 만드는 대신 업무별로 뭉쳤다 흩어지는 애자일(Agile), 태스크포스(TF) 등을 운영해 조직은 단순화되는 추세다. 고객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영엄점에 비해 업무 프로세스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편이다. 반면 고객 업무를 그날그날 처리해야 하는 영업점은 주40시간 근무제로 일손부족에 부딪힐 수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이달 초 열린 '2019년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에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전체에서 '워크 다이어트(Work Diet)'와 '워크 스마트(Work Smart)'를 통한 주 52시간, 나아가 주 40시간 근무 체제를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은행도 하반기부터 주 40시간 근무 이행을 영업점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기로 했다. 영업점 직원의 평균 근무시간을 계산해 주 40시간 근무 이행 여부를 영업점 성과로 인정하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주 52시간을 정착시키는 게 1차 목표고 더 나아가서는 주 40시간 근무 체계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며 "바쁜 영업점들은 당장 변화가 힘들기 때문에 여기에 우선 배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