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硏, '한일갈등 총선에 긍정적' 대외비 보고서 배포
논란 확산되자 "한일 갈등, 선거와 연결짓지 않는다"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한일 갈등이 총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이같이 분석한 보고서가 유출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불과 두 주 전 한일 갈등과 총선을 연결짓는 것에 "무리한 얘기"라고 반박한 바 있다.
대외적으로는 한일 간 갈등과 총선의 연결고리를 부정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태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셈이다.
<출처=민주연구원> |
지난 30일 민주연구원은 '대외주의'라고 적힌 ‘한일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를 소속 의원 전체에게 배포했다.
보고서는 “일본의 무리한 수출규제로 야기된 한일 갈등에 대한 각 당 대응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절대 다수이며, 해결 방안도 원칙적인 대응을 선호하는 의견이 타협적 방식보다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여론에 비추어 볼 때 (우리 당에 대한)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또 “자유한국당에 대한 ‘친일 비판’은 지지층 결집효과는 있지만 지지층 확대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친일 비판 공감도는 ‘공감’ 49.9%, ‘비공감’ 43.9%로 (민주당이)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봤다. 이어 “(친일 비판에 대한) 상대적 공감이 적은 것은 정책적 문제가 아닌 정쟁 프레임에 대한 반감”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가 유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연구원은 31일 해명 공지를 통해 "민주연구원이 30일 당내 의원들에게 발송한 한일 갈등 관련 여론조사 보고서는 적절치 못한 내용이 적절치 못하게 배포됐습니다."라고 해명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16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선엽 기자> |
하지만 그 동안 민주당이 한일 간 갈등에 대해 강경한 목소리를 냈던 것에 비춰 보면, 민주당이 총선을 겨냥해 한일 관계 악화를 조장 내지 방치한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양 원장은 지난 16일 미국 방문 후 귀국하면서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을 친일과 반일 구도로 가기 위해 반일 프레임을 강화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무리한 얘기"라며 "지금 국익이 걸렸고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선거랑 연결을 짓는가"라고 되물었다.
양 원장의 답변과 달리 민주연구원은 이번 한일 갈등이 총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분석하고 있었던 셈이다.
민주연구원은 그럼에도 한일 갈등을 총선에 이용할 뜻이 없다고 재차 해명했다.
민주연구원은 해명 공지에서 "한일 갈등을 선거와 연결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라며 "당이나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닌 조사 및 분석보고서가 오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을 기하겠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