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 일본

WTO서 우호지분 확보 못한 韓·日...장외서 양보 없는 싸움 계속

韓, 일본 제품 불매운동·일본여행 취소
日, ‘화이트리스트’서 한국 제외로 맞불

  • 기사입력 : 2019년07월25일 17:51
  • 최종수정 : 2019년07월25일 17:51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한국과 일본이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국제 사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격론을 벌였지만, 국제 사회는 그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

WTO에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데 실패한 양국은 장외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취소로,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카드를 내세우며 양보 없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양국 간에 해결책 찾기 바래

WTO 이사회에서 한일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렸으며, 양국 간 입장 대립이 첨예한 사안인 점을 감안해 이사회에 참석한 주요국들도 입장 표명을 지극히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제네바의 무역 정책자를 인용해 “WTO 이사회 안건 상정을 통해 국제 사회의 공감대를 얻어내려는 한국 정부의 시도가 의미 있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며 “주요국 가운데 어떤 국가도 한국과 일본 중 어느 한 쪽을 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도 주요국의 시큰둥한 반응을 전하며 의제를 상정했던 한국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었는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레오나드 마르크 유럽연합(EU) 대사의 발언을 인용해 “한일 양국 간의 문제이다. 우리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또 아프리카 국가의 대표도 “일본의 조치에 대한 시비는 차치하고, 왜 이 자리에서 (이 문제가) 의제가 돼야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다른 외신들도 양국의 마찰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주요국의 입장을 전했다.

이번 일반이사회 의장국을 맡은 태국도 “양국 간에 우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논의를 끝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일반 이사회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 제품 불매운동 점차 확산

WTO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장외에서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본 여행 취소 등으로 확산되면서 일본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본의 료칸이나 호텔 등 숙박 업소에선 한국 관광객들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고, 일부 저가항공사는 한일 간 정기편 노선 일부의 운항을 중단했다. 25일 아사히신문은 “일본 기업들은 한국 내 불매운동에 몸을 사리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티웨이항공은 22일 일본의 구마모토(熊本), 오이타(大分), 사가(佐賀) 등 3개 현을 오가는 일부 정기편의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구마모토-대구, 오이타-부산, 오이타-무안, 사가-부산 등 4개 노선으로, 모두 지난해 11~12월 취항해 주 3~4회 왕복하던 노선이다.

일본 최대 여행사 JTB 측은 7월 이후 자사를 통한 한국 개인관광객이 전년동월비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반도체 소재 등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한 것이 7월 1일이라는 점에서 JTB 담당자는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주요 외신들도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주목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은 한국 주유소들이 일본산 자동차 주유를 거부하고, 수리 등 정비 서비스 제공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3일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감정적이라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1.8%로 나타났다.

우리 국민 10명 중 6명은 불매운동이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타당한 대응 조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 8월 중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서 제외

일본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카드로 맞서고 있다.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제품을 수출할 때 3년간 개별허가 신청을 면제하는 ‘포괄 허가’ 혜택이 없어져 품목마다 허가를 받아야 하는 불편이 생긴다.

2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 위해 실시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 의견공모에 3만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으며, 90% 이상이 찬성했다.

통상 법령이나 정령(政令)을 개정하기 위한 의견공모 기간은 30일이지만, 경제산업성은 “수출 관리를 적절히 하는 관점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24일까지로 마감 기한을 결정했다.

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마감 시한인 24일 심야까지 개인, 단체, 법인 등 이해관계자로부터 3만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다“며 ”통상 의견 공모를 하면 수십 건 정도에 그친다. 3만건을 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경제산업성은 접수된 의견을 검토한 후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 위한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각료회의 결정을 거쳐 개정안이 공포되면 8월 중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일본의 참의원 선거가 끝난 후 자민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信三)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 페이스북페이스북
  • 트위터트위터
  • 카카오스토리카카오스토리
  • 밴드밴드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