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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 해법] 조경엽 연구위원 "공급사슬 붕괴 우려... 외교로 풀어야"

"중간재 수출 통제로 공급망 자체 붕괴시켜...심각성 크다"
"한국 맞보복시 서로 피해만 커져...중국이 시장 대체할 것"
"외교로 풀어야...정부의 적극적 대책, 민간부문 접근 필요"

  • 기사입력 : 2019년07월17일 14:25
  • 최종수정 : 2019년07월17일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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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최근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로 '경제보복'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분도 있지만, 냉철하게 경제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뉴스핌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과 해법을 들어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규제로 글로벌 공급사슬이 붕괴되면 결국 웃는 건 한국도 일본도 아닌 중국일 것이다. 경제적 맞보복에 들어가면 한·일 양국은 더 큰 피해를 받을 것이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7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무역분쟁은 지금껏 있었던 무역분쟁과는 심각성이 다르다고 우려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사진 = 송기욱 기자]

그는 "수입 중간재 가격을 올리는 가격규제는 비용을 국내외 수요자에 전가할 수 있어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반면 이번 일본의 규제는 중간재 수출을 통제해 공급망 자체를 붕괴시키는 경우"라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적 맞보복에 반대했다. 그는 "경제적 맞보복을 할 품목도 거의 없다"며 "현재 일본 수출 품목 중 석유 제품, 철강 등은 타격 자체가 어렵고 반도체를 규제할 시 타격은 주겠지만 한국의 추가손실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경엽 연구위원은 한일 무역분쟁에서 중국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그는 "일본 규제로 삼성 등 글로벌 체인이 무너지면 그 빈자리는 미국, 중국 등 다른 기업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한일 양국은 누가 덜 손해를 보느냐로 싸우다가 서로 피해만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번 사태의 해법은 적극적인 외교적 접근이라는 점 역시 강조했다. 조 위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적 대책 뿐만 아니라 민간부문에서의 외교적 접근 역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경엽 수석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한일 무역분쟁이 다른 무역분쟁보다 심각성이 큰 문제라고 말씀하셨는데

▲한일 무역분쟁이 단순한 무역 분쟁이라고 보면 큰 피해가 없다. 예를 들어 가격규제를 해서 수출 단가가 올라간다고 하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극복 여지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분쟁의 성격은 세가지 품목 공급 중단시 우리나라 반도체 공급 전체가 중단되는 공급사슬을 붕괴시키는 경우다. 일본에서 들여오는 게 30%정도 줄어들면 지난해 반도체를 141조원 정도 생산했는데 그 중 30%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한일 무역분쟁 과정에서 양국 대응에 따른 경제적 피해 정도를 분석하셨는데

▲현재 수출 규제 세 품목의 의존도를 살펴보면 리지스트가 93%,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84.5%로 상당히 높다. 에칭가스 수입비중이 41.9%정도이긴 한데 반도체에 사용되는 에칭가스로 한정지으면 전량이 일본 수입산이다. 수입 대체국가가 거의 없다는 이야기다.
반면 일본은 국내 수출 비중이 상당히 낮다. 리지스트가 10.5%,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20.7%정도고 에칭가스만 90%정도 수출하는데 규모가 6000만~7000만달러정도밖에 안된다. 일본이 자국 산업 피해는 적으면서 우리 반도체는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품목을 고른 것이다.

-우리가 경제적 맞보복에 들어가면 어떤 품목에서 할 수 있을지

▲보복수단으로 쓸 수 있는 품목이 거의 없다. 1,2위가 석유 관련 제품인데 우리나라의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동남아 국가들과 가격경쟁을 하면서 거의 덤핑으로 넘기다시피 하는 수출군이다. 철강도 일본산의 품질이 더 좋기때문에 채택하기 어렵다. 남은 건 반도체인데 규제를 하면 타격은 주겠지만 비중은 낮다.

-그렇다면 이번 문제를 경제적 맞보복으로 풀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인지

▲경제적 보복이 대안이 안되는게 일본은 우리가 보복을 강화할수록 GDP 손실이 적어진다. 단기적으론 맞보복에 대해 일본 기업이 피해를 보겠지만 일본 내수기업이 수출품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맞보복시 추가손실이 발생하는데 일본과 같은 수준의 손실을 받게 될거다. 일본에 피해를 주기 위해 우리가 더 피해를 받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외교적으로 풀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재 대응을 보면 강경발언만 쏟아내고 있는데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민간차원에서도 외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과거부터 양국간 많은 정치적 위기가 경제적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은건 민간이 상충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일본 재계도 다른 반응이다. 전경련이나 대한상의 주최 행사가 전체 다 무산됐다. 정부 차원의 노력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민간차원에서 손해보는 기업들을 직접 방문해서 정부를 설득하게끔 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이번 무역분쟁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 될거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번 분쟁으로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구축한 글로벌 체인이 무너질 것이다. 그 공백에 경쟁기업들이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그 중 중국의 경우 지난해부터 낸드플래시를 공급했고 올해는 D램을 공급한다. 이렇게 부상하는 중국 기업들이 삼성이나 SK가 구축했던 체인에 침투할 것이다. 무역 분쟁 상황에서 중국의 GDP 증감량을 측정해봤을 때 0.5~0.7%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측에서 규제 품목을 확대하면 현재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외에 다른 산업에 영향이 미칠 수 있을지

▲일일이 품목을 검토해야 한다. 일본 의존도는 얼마나 되는지, 부품들이 얼마나 필수적인 중간재인지, 대체품 가능성 여부는 어느 정도인지 품목별로 찾아보는게 앞으로의 연구 대상이 될 것이다. 살펴본 바 지금으로서는 대부분이 첨단기술산업군에 해당하고 있다. 일본 기술이나 부품이 없으면 생산이 안되는게 자동차나 항운, 전기전자, 로봇 등 우리나라 중추적인 산업이다. 자동차의 경우 미래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인 일본 부품이 빠지면 전개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다. 미래 기술로의 발전이 상당히 저해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일본 불매운동이 국내에서 활발한데

▲불매운동 자체는 일본 기업에게는 타격이 될 것이다. 현재 불매운동에 대해 일본 여론도 관심을 갖고 있고 일본 국민들 반응도 반반으로 나눠졌다. 아베 총리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얘기도 들리는걸 봐서는 확실히 여론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생각해볼 것은 일본에서도 불매운동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내 기업 중 85%가 매출이 20%이상 떨어졌다고 말한다. 결국은 양국 기업만 망하고 있는 것이다. 양국 다 선진국이라고 말하는데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적인 감정으로 나라 전체가 흔들리면 안된다. 

onew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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