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임원들 'K-비즈니스', CEO 선임프로세스 제언
KT "외압 흔들림 없이 절차 진행할 것"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KT 전현직 임원들이 황창규 회장의 후임을 선출하는 프로세스를 바꿔야한다고 이사회에 제안했다. 현재의 선출 방식에선 '황창규식' 체제가 지속될 우려가 있다는 문제 의식이다.
3일 KT 전현직 임원 10여명으로 구성된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공정한 지배구조 개선 방식 제언을 담은 'KT 바로세우기 제언'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KT 이사회에 전달했다.
K-비즈니스 연구포럼이 KT이사회에 전달한 'KT바로세우기 제언' 문서 일부. CEO 선임프로세스 과정에 회장 후보 공개모집 필요성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있다. |
현재 KT는 차기 CEO 선임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다. 황창규 회장이 내년 2월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KT는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CEO 선임 방식을 CEO추천위원회→주총 등 2단계 절차에서 지배구조위원회→회장후보심사위원회→이사회→주총 등 4단계로 강화했다.
KT 측은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내부 경쟁력 있는 CEO 후보를 올려 외풍에 독립적인 인사를 CEO로 선임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황 회장이 내부 후계구도를 만들려는 작업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KT바로세우기 제언' 문서를 통해 경영지원부문장이 관할하는 지배구조위원회는 황 회장의 입김이 반영돼 CEO 후보 추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현재 사내외이사 5명이 참여하는 지배구조위원회와 이사회 전체 운영 총괄은 황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인회 사장이다.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CEO 후보의 임의선정의 폐쇄성에서 공개모집의 개방성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회장후보 심사대상자 선정 인원수 및 기준, 방법, 절차 등을 사전에 결정해 공개하고 인선자문단을 KT 내외부 이해관계자 200명 내외로 꾸려 패널 토론회로 평가 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CEO 1인 중심으로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제언한 내용은 CEO 및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기술경영자(CTO) 3명의 대표이사를 선임해 분권형 경영 체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K-비즈니스 연구포럼은 "이 같은 방식은 전략사업단위 중심으로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경영 성과를 책임질 수 있다"면서 "부문별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 투명한 책임경영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T 측은 이 문건을 만든 K-비즈니스 연구포럼의 실체를 부인하며 외압에 흔들림 없이 개정한 정관에 따라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이란 입장이다.
KT 측은 "지난 2년간 내외부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를 검토해 차기 회장 선임프로세스를 만들었다"면서 "황창규 회장은 차기 CEO 선임절차 모든 프로세스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