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경기둔화보다 추가 부양에 베팅
美증시 매력 여전...IT 중심 나스닥 강세 전망
독과점 이슈 빗겨난 플랫폼 기업도 관심↑
안전자산 선호 대비 채권·금 ETF 역시 추천
[편집자] 국내증시의 상반기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칩니다. 코스피시장은 4.4%, 코스닥시장은 2.2% 수익률에 그쳤습니다. 반면 미국과 중국 증시는 각각 14%(다우), 20%(상해) 가까이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국내증시의 반등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거시지표가 부진하지만 기업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이유에서죠. 물론 미국과 중국 등 해외투자를 늘리라는 조언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이 개인들이 부자되는 하반기 자산배분전략을 모색해 봅니다.
[하반기 자산배분 ①] "美 주식 늘리고, 채권 담아라"
[하반기 자산배분 ②] "코스피, 개별장세 지속...고배당株 노려라"
[하반기 자산배분 ③] 코스닥, 바이오 대체주는?…"스마트폰 부품주"
[하반기 자산배분-끝] "美 IT·플랫폼주 매력...ETF·채권도 비중 ↑"
[서울=뉴스핌] 김민수 김형락 기자 = 해외직구 열풍이 채권, 펀드까지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주식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美증시 강세 지속 “IT·플랫폼 기업 매력 부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바쁘게 일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28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상반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CSI) 세계지수(World)는 15.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드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NASDAQ) 지수는 각각 17.7%와 21%, 유로 스톡스(EURO STOXX)50지수도 15.5%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반적으로 선진국 증시의 강세가 두드러진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요인이 적지 않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이 미국 등 선진국 투자환경을 긍정적으로 이끌 것이라는 설명이다.
세부적으로는 미국증시 내에서도 나스닥을 중심으로 한 IT업종이 첫손에 꼽혔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리서치팀장은 “경기 둔화에 따른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각국 정부의 부양정책 강도가 더 셀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면 나스닥 관련 성장주의 매력이 한층 부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익 전망이 여전히 견고한 만큼 금리 인하 이슈로 다소 흔들릴 때 적극 매수하는 것을 권한다”며 “개별 종목은 워낙 다양하고 변동성도 큰 만큼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나스닥 관련 ETF 위주로 담는 것이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투자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종 플랫폼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영일 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장은 “경기둔화 소비재들의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비용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한 플랫폼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업종 내에서도 독과점 이슈가 부각된 대형주 대신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진 잘로우 그룹, 스냅, 아나플랜 등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요 플랫폼 기업 현황 [자료=블룸버그(Bloomberg),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
◆“ETF·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 높여야” 조언도
이처럼 해외주식 강세 전망이 우세함에도 시장 관계자들은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자산배분 다각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채권·금 등 대체자산 비중을 확대하거나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편입을 추천했다.
채권은 변동성 장세에서 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안정성을 자랑한다.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하면서 채권시장이 다소 과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금리인하 모멘텀 해소되고 경기둔화 우려가 재부각될 경우 투자 매력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 사이클 상 올해보다는 내년에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심화될 것”이라며 “일련의 금리하락 움직임으로 채권시장이 경기개선에 더욱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성장률 컨센서스만 유지해도 양호한 채권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일 부장은 “무역분쟁 우려가 다시 높아진 5월 이후 자산시장에서는 전통적 위험자산인 주식과 원자재가 약세로 전환된 반면 금과 채권은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금리 하락 이슈로 단기간 채권시장에 자금이 쏠렸는데, 이를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나올 경우 저가매수 타이밍이 나올 수 있는 채권ETF가 좋아보인다”고 조언했다.
박태근 삼성증권 글로벌채권팀장은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이 선진국 채권에선 미국 국채나 미국 투자등급회사채를 선호한다”며 “올해 듀레이션 위험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듀레이션을 약간 줄인 채 리밸런싱을 하거나 이자 수익이 높은 채권으로의 이동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하반기 주목할 채권 ETF로 듀레이션이 긴 미 투자등급회사채를 담은 IGIB(iShares Intermediate-Term Corporate Bond ETF), 미 달러화로 표시된 이머징 국채로 구성된 EMB(iShares J.P. Morgan USD Emerging Markets Bond), 신흥통화채권 ETF 중엔 중남미·동유럽·아시아 지역 국공채에 분산 투자하는 EMLC(Market Vectors J.P. Morgan EM Local Currency Bond ETF)를 꼽았다.
◆‘신흥국<선진국’ 기조 유지...中, 무역협상 달려
중국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해소 여부에 따라 하반기 반등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바이두] |
반면 신흥국 증시는 금리인하에도 추가적인 반등이 제한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국가간 차별화 국면이 확대되면서 밸류에이션, 펀더멘털 등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며 “그나마 경기 둔화에 대한 정책 대응 여력이 남아 있거나 배당 메리트가 있는 인도, 러시아 등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흥국 대표국가인 중국 또한 불확실성 장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무역분쟁 이슈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경제지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웨이 사태와 홍콩발(發)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관련 대규모 반대시위 등 국내외 정치적 불안까지 부각될 경우 투자 리스크가 예상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재정 및 통화정책 등 적극적인 내수부양에 나서고 있으나 무역분쟁의 부정적인 영향만으로도 급격한 경기하락을 방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선 외환시장 및 은행 간 금리 변동성을 살피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반면 3분기 이후 증시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왔다.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간 무역협상의 점진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양측의 협상 타결이 확인될 경우 경기 바닥 통과와 더불어 펀더멘털 개선 사이클 진입, 증시 리바운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