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장 "청와대로 진격하자" 등 발언으로 논란
개신교 원로 "전 회장 망발, 한국기독교회 수치의 대상으로 만들어"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개신교 원로들이 18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대표회장을 공식 비판하고 나섰다. 전 회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며 릴레이 단식에 들어가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개신교 원로 30여명은 이날 오전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전 대표회장의 정치 야욕적 망발은 한국기독교회를 오로지 수치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며 “더구나 하나님의 이름을 빌려 낡은 극단적 적대 이데올로기를 내세우고, 기독교회와 교회연합 기구를 구태의연한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18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개신교 원로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광훈 대표회장에 대해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임성봉기자] |
이들은 “기독교회를 정치화, 정치정당화, 이념집단화, 기업화 하는 등의 세속주의적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교회와 교회기구를 정치화 내지 정치집단화의 발판으로 삼는 전 대표회장의 행태는 교회의 신앙적 공공성을 왜곡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대다수는 이 일로 부끄러워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현재 대표성이 현저히 약화된 한기총은 전 대표회장의 사퇴를 조속히 처리하고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또 “기독교회는 헌법에 명시된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긍정적으로 그리고 성실하게 실천해 가야 한다”며 “만약 교회가 정치집단화 한다면, 그것은 기독교회의 퇴락이고 존재 근거인 복음에 대한 배반”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들은 “전 대표회장은 더이상 자신의 욕망에 교회를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며 “그럼에도 전 대표회장이 현실 정치인이 되려거나 정치 정당인으로 활동하고 싶으면, 정직하게 세속 정치의 욕망을 밝히고 본인의 목사직도 내려놓고, 교회 연합기구를 탈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전 대표회장은 문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며 12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전 대표회장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로 진격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감옥 자리 바꾸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한 개신교계 시민단체는 이 같은 발언을 문제 삼아 내란선동 혐의로 전 대표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또 전 대표회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상하원 의회, 미국의 개신교 인사들에게 “한국교회는 사회주의로 향하는 정부와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면서 공개편지를 띄우기도 했다.
imbong@newspim.com